글을 어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제목 그대로 이번에 클라나드와 애프터 스토리를 모두 보았습니다.
이미 방영 할 때 보았지만, 그 때 제 나이 16살 아직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던 저란놈이 애니를 봐봤자 그냥 재밌다 재미없다 생각할 정도 였더군요.
그래서 다시 한번 더 보자는 생각에 보기 시작했습니다.
1기는 역시 학원제와 그에 대한 내용.
1기에서 가장 와닿았던 것은 나기사의 아버지.. 아키오와 사나에가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까지 나기사를 위한 이유를 이젠 알겠더군요.
저희 집은 어머니 혼자서 저와 누나를 키우셨습니다.
지금 그 장면의 대사가 마음에 무척 와닿더군요. "자식의 꿈은 곧 부모의 꿈이다."라는 말이요.
저희 어머니도 분명 꿈이 있으셨겠죠.. 하지만 아이를 낳고 저희를 키우다보면 저희가 곧 부모의 꿈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척이나 이 장면이 슬프더군요. 지금은 내 자신을 위해 꿈을 꾸지만, 언젠가 자식을 낳아 아이를 키우다보면 지금의 꿈이 마치 후루카와 부부처럼 아이를 위해 살아간다고 말이죠.
애프터 스토리로 가면 더 마음에 와닿게 됩니다.
이 둘은 학원제가 끝나고 커플이 됩니다. 평소라면 OMG을 외치며 죽창을 준비하자고 생각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저는 이 커플을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학력도 능력도 없는 토모야는 나기사의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육체적으로 힘든 전기설비직을.. 나기사는 몸이 아파 같이 졸업하지 못하고 또 다시 1년의 유예를...
그래도 이 커플은 무척이나 행복해보였습니다. 거기다 토모야의 회사 사장은 그에게 좋은 회사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됩니다.
누가봐도 무척이나 좋았겠죠.. 네... 하지만 이 행복도 잠시뿐입니다.
오밤중에 전화한통이 걸려오고 토모야 아버지가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간 이야기.. 결국 자신의 이직 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된 토모야.
토모야의 마음 무척이나 이해가 갑니다. 자신의 어깨를 망가뜨려 농구를 못하게 만들고, 이직 기회마저 무산으로 만들어버린 아버지를 원망하는 것도 당연하겠죠..
내가 토모야였다면 나도 그와 같이 행동했을거라 생각합니다.
토모야는 아버지를 만나러 간 후 아버지께 심한 말을 하였습니다. 부모입장에서는 어찌보면 슬플 수도 있을테지만, 당시 토모야는 갓 졸업한 20살밖에 되지 않는 나이였습니다.
청소년이란 테두리에 있다가 이제 자신이 책임져야할 것들이 있는 나이가 된거죠.
결국 돌아오는 길 화를 참지 못하고 벽에 화풀이를 합니다. 아마 그는 이렇게 생각했겠죠.
'저 사람이 아니였다면 내 인생은 더 좋았을텐데, 저 사람이 모든걸 망쳤어. 내 인생 모두를...'
하지만 그에게는 연인 나기사가 있죠. 벽에 화풀이하는 토모야, 그걸 말리는 나기사..
나기사의 마음이 통했던 걸까요. 그녀의 우는 얼굴을 보고 멈춘 그는 그녀를 안고 프로포즈를 합니다.
우습죠.. 갓 20살 21살 된 아이들이 결혼을 한다니요... 둘다 능력도, 학력도 없고 나기사는 아플 때가 더 많은 그런 사람인데 그 둘이 결혼을 한다니... 처음엔 어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돌아보니 저의 옛 꿈이 생각나더라구요.. 나도 20대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것이다 라고요..
저나 토모야나 사실상 다를바 없습니다. 학력도 능력도 빽도 없는 그런...
하지만 저는 토모야가 무척 부러웠습니다. 언제나 그의 곁을 지키는 나기사의 존재가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그 둘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되었습니다. 무척이나 기쁘고 행복했겠죠. 사랑의 결실인 아이를 임신한 것은 그 무엇보다 축복이니까요.
하지만 그 축복도 잠시.. 나기사는 아이를 낳고 요절하게 됩니다..
과연 토모야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아마 이 다음장면을 보면 유추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또 누군가 나의 인생을 망쳐놓았다.'라고 말이죠.
그는 자신의 주변인물들이 모두 불행을 가져다 준다고 말이죠..
그래서 그는 자신의 아이인 우시오를 후루카와 부부에게 맡기고 몇 년 동안 일과 도박에 빠져살게 됩니다.
저는 여기서 무척이나 그가 이해됩니다. 저 또한 그리 생각했으니까요...
어느 날 후루카와 부부는 토모야를 친할머니께 인도합니다. 거기서 토모야는 친할머니와 대화를 하며 아버지에 대해 듣죠.
자신의 아버지 또한 후루카와 부부처럼 모든 것을 희생하였다는 것을 듣습니다.
그래서 그런걸까요.. 여행이 끝난 후 토모야는 우시오를 데려와 같이 살게되고, 아버지에게 찾아가 이제 쉬라고 말씀하십니다.
전 왜 갑자기 어머니가 생각나는 것일까요.. 어머니께서 성인이 된 아들 딸이 있으시지만, 아직도 일을 하고 계십니다..
언젠가 저도 어머니께 이젠 쉬시라고 할 때가 다가올거 같습니다.
내용은 이정도만하고, 나머지는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 정리해볼까합니다.
클라나드는 인생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이걸 성인되서 다시보니 그런거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토모야같은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물론 결혼을 하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비슷합니다. 생애도 그렇고...
토모야와 나기사 부부는 가난하고 능력도 없고 학력도 없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해보이는 부부입니다.
언제나 웃음기 넘치는 집, 사랑하는 사람과 있을 수 있는 곳, 사랑하는 딸과 함께하는 생활.
한국에서 이 부부처럼 살면 손가락질 받고, 눈치보고 살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 부부를 동경합니다.
능력도 학력도 빽도 없지만, 이 부부는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아가기 때문에 무척이나 부럽고 이상향인 목표입니다.
이 애니를 끝으로 이 처럼 현실적인 애니가 또 있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