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차를 바라보는 이제 10개월된 아기를 키우는 곧 합가하게 될.. 남자의 입장에서 글을 써볼게요..
사실 저도 합가하는 입장에서 남들이 보기에 나쁜 남편일 수 밖에 없는점을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이번 연말에 합가를 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부모님꼐 얹혀사는거지요..
합가를 결심하기 까지 거의 1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했고 와이프가 먼저 부모님과 합가 할까라는 말을 했습니다.
사실 반대로 저는 부모님과 사는걸 완강히 거부했었습니다 집안의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가족사의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부모님 울타리에 갇혀 사는거 같아 싫었지요..
하지만 합가하기로 합의를 본건 와이프의 직장이 갑자기 지방으로 이전(서울에서 오산으로...) 지금 집에서
출근시간만 2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것.. 어린이집을 맡기려면 출근시간에 걸리더라고요..
연말에 부모님이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시는데 그곳으로 가면 저나 와이프나 둘다 회사가 가까워지기에..
(와이프는 1시간내로 출근가능 저는 20분내로 출근가능. 그리고 부모님이 아기 어린이집에 데려다줄 수 있는 상황..)모든 상황으로 봤을때
부모님 집으로 가야할거 같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 전까지 근처에 전세집을 구하자고 했는데.. 저희가 가진 돈의 2배 이상을 줘야
그 근처의 전세로 겨우 들어갈 상황이더라고요.. 상황도 여의치 않고 해서 와이프가 먼저 부모님과 합가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사실 저희가 부모님꼐 얹혀사는거지요..
저희는 와이프가 합가하자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4년동안이나 시부모님과 많이 마주쳤고 좋은 분이라고 느꼈기에(??)
그리고 많이 익숙해졌기 때문일 겁니다.
합가하기로 협의를 하고 부모님께 같이 살자고 말씀 드리면서도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딱 잘라 말씀드렸습니다.
생활비를 보태는 대신에 부모님과 저희의 삶은 다른집에 사는것과
마찬가지라고요.. 물론 그렇게 될 순 없겠지만 서로의 사생활을 터치하지 말자는 말이었고 부모님도 그게 당연하다 하셨습니다.
우리가 자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 상관하지 않고 냉장고 TV 모두 따로따로 사용.. 등등..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달라고 했습니다..
부모님과 합가하는거 쉬운거 아닙니다.. 더군다가 와이프가 진짜 내 부모도 아닌 시부모님과 사는건데.. 얼마나 많은 희생이 필요할지 알기때문에
되도록이면 하지 말아야 하지요..
그런데 이런일을 일방적으로 합가하지 않으면 못살겠다고 몇년이나 사귄 분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건
이건 서로의 가치관의 문제가 아닌 자기 부모님 모실 여자랑 살고 싶다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닌것입니다.
저는 결혼 4년차에 이렇게 합가하는것도 와이프에게 너무 미안해서.. 항상 미안하다고 합니다.. 제가 더 돈을 많이 벌고 모았다면
근처 전세집이라도 갈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으니까요..
합가해서 사시는 분들이 잘못 했다는건 분명 아니지만 서로 합의도 협의점도 없이 무작정 통보는
이기적인 것이지 이건 서로의 가치관이 다른 문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