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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타면서 화재선박 구조한 썰.
게시물ID : military_106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태웅22
추천 : 4
조회수 : 7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1/19 20:25:28

해양경찰 근무 할 때...

 

함정을 타면서 새벽 운항을 하던 중 파도가 조금씩 발생하여 먼바다에서 가까운바다로 향하고 있었다.

그 당시 오징어 철이라서 야간 작업 하는 선박이 많았는데 유독 빛이 밝은 선박이 보였다.

망원경으로 살펴보았지만, 파도가 울렁거려 흔들리는 배 안에서 식별이 잘 안되었다. 비 까지 내려 빛이 번져 보여 더욱 식별이 안 되었다.

 

그렇게 그 선박을 지나치고 5분 뒤 상황실에서 급한 무전이 왔다.

"현재 순찰 구역 내에서 화재 선박이 발생하였으니 급히 출동 바람."

GPS를 찍어보니... 5분 전에 지나친 그 선박이었다.

 

예전에 PILOT 소형 어선을 진화한 경험이 있었는데... 5명 정도 타는 조그만한 어선의 화재 진압에 엄청난 양의 물을 퍼부었다.

선박을 물에 담갔다고 표현할 정도로... 함정에 있던 상당량의 물을 소방 호수로 퍼 부었다.

어선에는 소방 시설이 미비할 뿐 아니라, FRP 어선의 경우 플라스틱 소재라서 한번 불이 붙으면 진화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어선의 자체 진화는 매우 힘들다.

 

문제의 화재 선박은 선원 20명 이상이 탑승 가능한 대형 선박이었다.

화재는 엔진실에서 시작되어 바람이 불자 선미로 번지고 있었다.

신고 접수 20분 안에 도착은 했지만, 파도와 바람 때문에 선박의 1/3이 불에 타며 화재가 빠르게 번지고 있었다.

화재가 너무 커서 접근도 힘들었다.

 

그 당시 신임 함장이 부임한지 몇 일 안 되어서 인지... 조타실에서 구조 명령이 더뎠다.

빡친 갑판장이 조타실의 함장,항해장 들으라는 듯이... "어이~ 조타실 명령을 내려라! 저러다 사람들 다 죽는다!!!! 지금 뭐하고 있나????“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화재선박이 파도에 밀려 함정으로 밀려왔고...

파도 때문에 어선의 갑판이 우리 함정의 높이와 비슷해질 찰나에 선원들이 함정으로 뛰어 내렸다.

몇몇 선원들은 실패하고 바다로 빠졌다.

내 앞에 있던 선원은 두 선박에 몸이 끼일뻔 하였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바다에 빠진 선원들에게는 로프를 던져 모두 구조를 하였다.

안타깝게도 엔진실 뒤에 있던 선원들은 바람의 영향으로 화재가 선미로 번지자...

바다로 뛰어 내렸는데...

그 선원들 구조에 나섰지만... 결국 구조는 실패하였고... 보름 정도 뒤에 수색은 종결 되었다.

 

선박의 화재 또는 침몰 사고 발생 시... 선박으로부터 멀리 떠나서는 안 된다.

깊은 바다의 수면 색깔은 진한 녹색인데...

사람이 물에 빠지면 어깨,머리만 나오고, 머리도 검은색이라 육안으로 잘 안 보인다.

더군다나 밤에는 정말 식별이 힘들다.

설사 바다에 뛰어 내렸다 해도... 선박에서 가까이 있어야 구조 되기 쉽다.

나도 파도치는 바다에 빠져 본 경험이 있는데.... 정말 순식간에 밀려 나가더라.

되도록 구조요원들이 나타날 때 까지 버텨야지, 향후 구조에 용이할 수 있다.

또한 물에 빠질 경우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물에 뜨는 부표를 끌어 앉고 있어야 한다.

야간에는 식별이 용이하게 비상용 후레쉬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베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구조대가 도착할 시 작동시키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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