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피규어나 캐릭터배게를 사는 데 돈을 쓸 수 있지?"
"어떻게 홀로그램 콘서트에 저렇게 열광할 수 있지?"
"뭐 때문에 저렇게 캐릭터에 미쳐 사는 거지?"
라고 생각한 적이 저도 있었습니다.
아이마스를 보기 전엔요.
저는 당시 오덕과 십덕 사이에 있던 타쿠였습니다.
유명하거나 명작이라고 불리는 작품만 찾아서 봤었지요.
그리고 뭐랄까 중2병?이라 해야 하나
마치 인디부심, 언더부심 부리듯이
뽕빨물을 극혐이라 생각했었습니다. (뽕빨물로 입덕해놓고)
애니 자체는 재밌게 봐도
그 애니에 정말 미쳐서 산다던가 일상생활까지 침범당해서
덕질하는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겉으로 티는 안내도 속으로는 바보같다고 생각했었죠.
그러다가 아예 생각이 바뀌고 예전의 저를 반성하게 되는 데
그 계기가 바로 아이마스였어요.
당시 저는 군인이었고 휴가를 나와서 무슨 애니를 볼까 찾다가
인터넷의 추천을 받아서 처음 아이마스를 접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흔한 뽕빨물인 줄 알았습니다.
스토리는 없고 미소녀들로 떡칠 된 그런 애니인 줄 알았죠.
그런데 보다보니까 그저 그런 단순한 작품은 아니었어요.
캐릭터들이 다 살아있고 음악은 듣기 좋았으며
그녀들의 스토리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죠.
순식간에 완결까지 몰아서 보았고
끝까지 보고 났을 때 전 그녀들의 팬이 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그 후 며칠 후 휴가복귀를 하였고
군대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마다
아이마스의 오프닝 곡이었던 "READY!!"를 흥얼거리던 절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곡은 제가 처음으로 외우게 된 애니 노래이자 일본 노래였고
가사가 너무 좋아서 힘든 시기마다 이겨낼 힘을 주었던 노래입니다.
흥얼거릴때 마다 아이마스의 내용이 생각나서 더욱 좋았습니다.
애니 캐릭터들에 미쳐 사는 사람들을 비웃어 놓고선
어느새 제가 그 캐릭터들에 빠지게 된거죠.
이건 제게 여러가지로 큰 의미로 다가왔는 데
한 가지 제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이 캐릭터들에 빠지게 된 걸까?"
->
그녀들이 탑아이돌이 되기까지 했던 노력들, 열정들
각각이 겪었던 힘들었던 고난들을 이겨내는 것을 지켜보았기에
그리고 마침내 무대에 서서 팬들을 향해 노래하고 춤추는 걸을 보았기에
->
"실존하는 사람도 아니고 한낱 2D 캐릭터인데 그게 그렇게 큰 의미가 있나?"
->
아니, 오히려 2D 캐릭터이기에 이렇게까지 빠질 수 있지 않았을까?
현실 아이돌이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팬들을 대하는 지는 모르잖아.
하지만 2D이기에 그녀들의 진실을 알 고 믿을 수 있잖아.
->
"그래봤자 그 진실도 만들어진 거에 불구하잖아"
->
하지만 그녀들을 믿음으로써 내가 힘을 낼 수 있다면
꼭 그게 진짜 존재하는 지가 중요할까?
"READY!!"를 들으면서 힘낼 수 있는 건 아이마스를 통해 그녀들을 믿기 때문이잖아.
아!
그렇구나
그게 2D이든 3D이든, 현실이든 가상이든
내가 그걸 믿고 그로 인해서 힘낼 수 있다면 그걸로 좋은 거구나
정말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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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들이 그 캐릭터에 미쳐 사는 건
그 캐릭터 덕에 힘을 얻을 수 있어서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흔한 뽕빨물이라고 해도 욕해서는 안돼
오히려 그런 가벼운 내용들 덕에 웃음을 짓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으니까
더 나아가 아이돌 빠순이 빠돌이도 똑같아
아이돌의 뒷사정이 뭔지는 몰라도 믿고 응원하며 그들 덕에 내가 힘을 낼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좋은 거니까. 살아가는 데에 에너지를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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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는 세상을 보는 게 많이 바뀌었습니다.
최대한 타인들을 이해하도록 노력하였고
그 사람들의 다른 취미나 행동들에 대해서 존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이마스를 통해 힘내듯 그 사람들은 다른 무언가를 통해 힘내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아이마스가 제 종교가 된 셈이죠 :D
사실 이 이야기는 제가 몇 번이나 애게에 쓴 적이 있어서 다른 작품, 다른 이야기를 할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이 주제에서 이 얘기를 안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몇 번이나 계속 반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하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아이마스에 대한 제 신도력이 더 증가할 거 같네요 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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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Y!! 가사
| ARE YOU REA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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