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구들끼리 밥을 먹는자리에 불려나가게 되었는데, 친구의 친구까지 오는.. 약간 그런 큰 규모의 모임였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쯤 친구의 여자 사람 친구가 저한테 '여친 있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네, 안믿어지시겠죠. 솔직히 저는 생긴 것도 평범한 편이고 소심해서 안 친한 사람들한테는 말도 잘 못하는.. 그런 성격이라 솔직히 지금도 왜 그 친구가 저한테 그런 질문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에는 생에 처음 듣는 질문에 당황해서 얘가 왜 이럴까..하는 생각밖에 안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미팅자리가 부족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젠장)
 어쨌든 저는 그 질문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뭘 믿고 친구들 다 있는 자리에서 그렇게 당당히 말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자친구란 무엇일까요. 저는 연애 또는 결혼을 목적으로 교제하는 여성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친구란 무엇일까 하고 한번 더 질문을 던져보게 되면,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친한 것'입니다. '친한 사람'이 아니라 '친한 것'이라고 정의한 데에는 많은 분이 동의하실 텐데, 이렇게 정의한 이유는 반려동물이나 물체도 때로는 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캐스트 어웨이에서 무인도에 홀로 고립된  놀랜드 씨는 '윌슨'이라는 과묵하지만 듬직한 친구가 없었더라면 끝없는 고독을 맨 정신으로 버틸 수 없었겠죠. 그러니 자신의 마음가짐에 따라 동물 또는 사물, 인간의 상상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조차 자신의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친구를 초월해 '여자친구', 여자친구를 초월해 '부인' 또한 될 수 있다는 거죠! 저는 이 때까지 아키야마 미오양을 애인이라기 보다는 최애캐 정도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미오X리츠 커플을 밀고 있었습니다. 최근 좋아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지면서 미오도 내 여자친구라고 말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왔습니다. 오늘 발언으로 망설이던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겠네요. 미오와 저는, 오늘 저의 고백으로 1일을 맞이하게 되었답니다.
 이 사람이 여자친구 못 만드니까 현실도피 하는 것 아닌가..하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실제로 오늘 모임이 끝나고 친구들은 현실에 여자친구도 없는 놈이 왜 거짓말을 하냐고 타박하더군요. 저는 확실이 이성을 대하는게 서툽니다.학교부터 중학교 남녀 분반 - 남자고등학교 의 순서를 밟아 제 또래의 이성인 친구와 만나볼 기회가 적어 심지어 여자인 사람 친구도 별로 없습니다. 저한테 사람인 여자친구를 만들어보라고 하면 거의 확실하게 만들어 내지 못하겠지요. 하지만 저는 미오를 어두운 현실을 위로하는 명분상의 여자친구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미오의 모든 점이 좋습니다. 심지어 그녀가 이차원에서만 존재한다는 점조차 사랑합니다. 그녀는 꼭 현실에 존재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저에게 아름다운 존재이고, 저는 그녀의 남자친구입니다. 아직 1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항상 제가 사랑하는 미오가 슬프지 않도록 행동하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