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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게문학] "아이돌 한 명을 그려 줘!"
게시물ID : animation_3905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후타바_안즈
추천 : 15
조회수 : 434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6/06/08 23: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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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코즈에.jpg


"뭐라고?"

"아이돌 한 명을 그려 줘."

나는 기겁을 해서 후다닥 일어섰다. 눈을 막 비벼 본다. 사방을 둘러본다. 그랬더니 내 앞에는 귀엽게 생긴 조그만 여자아이가 나를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

물론 나의 그림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여섯 살 적에 어른들이 화가로 출세할 수 없다고 나를 낙심시켰기 때문에 나는 속이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하는 피냐코라타 이외에는 아무것도 그리는 연습을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나는 그녀의 느닷없는 출현에 너무나도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사람 사는 고장에서 전철로 한 시간 떨어진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그런데 이 어린아이는 길을 잃은 것 같지도 않아 보였고 귀찮음과 흰 봉투와 과금에 시달리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내가 말을 걸었다.

"그런데...... 왜 그러지?"

그러자 그녀는 아주 심각한 이야기나 되는 듯이 소곤소곤 다시 되풀이해 말했다.

"부탁이야...... 아이돌을 한 명 그려 줘......"

너무나도 인상깊고 신비스러운 일을 당하게 되면 누구나 거기에 순순히 따르기 마련이다.

사람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죽음의 위험을 마주하고 있는 중에 참 엉뚱한 짓이라고 느껴지기는 했지만 나는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과 만년필을 꺼냈다.

그러나 내가 공부한 것은 레슨, 특훈, 라이브라는 생각이 나서 그 어린 소녀에게, 나는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답했다.

"나도 알아. 아이돌을 한 명 그려 줘."

아이돌은 한 번도 그려 본 적이 없었으므로 나는 그녀를 위해 내가 그릴 수 있는 단 두 가지 그림 중의 하나를 다시 그려 주었다. 속이 보이지 않는 고질라옷의 그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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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그 어린 소녀는,

"아냐, 아냐, 고질라 속의 키라리는 싫어. 고질라는 아주 위험해. 그리고 키라리는 너무 거대하고. 내가 사는 곳은 아주 조그맣거든. 내게는 아이돌이 필요해. 아이돌을 그려 줘."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호죠 카렌을 그렸다.


카렌.jpg



그녀는 주의 깊게 바라보더니,

"안 돼! 이 아이돌은 벌써 병이 들었는 걸"하고 말했다.

"다시 하나 그려 줘."

미쿠.jpg



나는 마에카와 미쿠를 그렸다.

내 친구는 너그러운 모습으로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봐...... 이건 미쿠가 아니라 마에카와씨잖아. 나 미쿠냥 팬 그만둘래."

그래서 난 아베 나나를 그렸다. 그러나 그것도 앞의 것들과 마찬가지로 거절을 당했다.

12008305.jpg



"그건 너무 늙었어. 난 오래 살 수 있는 아이돌을 갖고 싶어."

나는 SSR안즈의 레슨을 서둘러야 했으므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여기 있는 이 그림을 되는대로 끄적거려 놓고는 한 마디 툭 던졌다.

봉투.png



"이건 가챠봉투야. 네가 원하는 아이돌은 그 안에 있어."

그러자 나의 어린 심판관의 얼굴이 환히 밝아지는 걸 보고 나는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거야! 이 아이돌에게 트레이너를 많이 먹여야 해?"

"왜 그런 걸 묻지?"

"내가 사는 곳은 아주 작거든......"

"거기 있는 걸로 아마 충분할 거다. 네게 준건 레어 아이돌이니까."

그녀는 고개를 숙여 그림을 들여다보았다.

"그래도 일러스트는 나쁘지 않은걸. 어머.. 잠들었네......"

이렇게 해서 나는 유사 코즈에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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