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후반 남징어입니다.
학창시절부터 막연히 가지고 있던 궁금증이 있는데, 질문게보다 여기가 더 진솔한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부득이 게시판을 위반하여 이곳에 질문글을 남깁니다. 죄송합니다.
제목에서도 적었다 시피 혹 무례하거나, 굉장히 실례되는 질문일 수 있다고 우려가 되지만,
스스로의 순수한 궁금증으로 질문을 드리오니 혹 글을 읽고 불쾌하셨거든 마음껏 저에게 질타하여 주십시오.
만약 그랬다면 이는 여러분께 일말의 책임이 있는것이 아니라, 이는 온전히 예의범절을 올바로 깨치지 못한 저의 잘못입니다.
저의 궁금증은 이것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어떠한 마음으로 아이를 가지기 원하셨나요?
무엇이 여러분들에게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지요?
특히나 아이를 가지신 여자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임신의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불편함, 혹 슬픈 결말(여러가지가 있을수 있겠지요..)을 받아들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
출산 당시의 말로 다 표현 못할 고통, 산후 조리의 어려움, 혹 찾아올지 모르는 산후 우울증에 대한 막연한 걱정,
출산 후 임신 전 아름다웠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서글픔,
더이상 "내"가 아닌 "누구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자아 상실의 슬픔,
육아라는 풀리지 않는 난제와 끝없이 씨름해야만 하는 고달픔.
이 모든 것을 딛고, 그럼에도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마음을 들게 하는 것은 대체 무언가요?
저는 남징어지만, 그럼에도 "나를 닮은 미지의 생명체"가 이 땅에 만들어질지 모른다는 막연한 혐오감과
나의 인생 대신 누군가의 아버지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다소의 억울함,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반려자가 평생 임신 전의 시절을 그리워하며 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출산 당시에 찾아온다는 고통을, 그녀에게 겪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이기심
덧붙여 혹 나의 사랑이 더이상 내 반려자가 아닌 나의 아이에게 쏟아졌을 때 반려자가 느낄 소외감..
이런 것들을 생각했을때 도저히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마음, 혹은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주위에도 종종 물어보곤 했지만, 대부분 그저 "괴짜"라고 치부하고 넘어가더군요...
문득 베오베를 보다 아이와 관련된 글이 올라와 있어, 사무치는 의문에 여기 글을 남깁니다.
대체,, 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