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선 삼수까지 해보라는데
더 이상 못하겠다.
할 수 있지만, 사람냄새가 너무 그립다.
어제 또 한 번 느꼇지
사람은 역시 부대끼고 어울려야만 하는 동물이라는걸.
그래도 불행중 다행인 것은
올 해, 나를 받아줄 대학이 몇 군데쯤은 있다는것.
작년에 보험이랍시고 등록해놨던 경북대,
올 해, 유일하게 사람대 사람으로 면접을 통해 나를 받아준 울산대.
몇 군데가 아니고 딱 두 군데구나....
이제 수시2차가 남았다.
인하대, 광운대.
가까스로 수능 최저학력을 겨우 만족했다.
가족들 눈 빛이 작년 이 맘때쯤과 비슷하다.
시험치기 직전과,
시험치고 하루 정도 지나
나의 성적을 대충 파악했을때의 눈 빛은 너무나도 다르다.
가족들은 말한다.
세상에서,
사회에서,
취직 할 때에 가장 중요한것은 '대학'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과는 너무나도 다른걸...
내가 아직 경험 해보지 않은 탓에,
우물 안의 개구리라서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울산대 간다고 정말 사람이 바보가 되어서,
사회에서 아무 필요없는,
아무도 받아 주려하지 않는,
잉여잉간이 되어서 졸업을 할 까?
이번 수능을치러 갔을때
아주 오래된 친구를 만났다.
그는 옛날의 내 롤모델이였지.
그는 절대 주변에 이끌리지 않았다.
그저 꿋꿋이 자기 할 일을 했지.
난 그 모습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이 번에 만났을 때에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사정이 있어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그리고 2년 후인 지금 수능이 어떤건지 한 번 맛보러 왔다고했다.
결국 내년에 대학을 가겠다는말.
여기서 난 또다시 느꼇지
그는 역시 대단하다고.
주변 눈치 여기저기 보느라,
대학가서 동기들이 뭐라 수근될까봐,
군대가서 나이 같은 놈에게 피나도록 갈굼당할까봐
대학에 몇 년 늦게 가는걸
고민해왔던 나와는 정말 달랐다.
나도 이제 내가 갈 길을 가야지.
나 자신에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으면 된거다.
그리고
이 순간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