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등 동남아는 오토바이 천국입니다. 대강 베트남을 예로 들면,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 정도에 해당하는 베트남공대의 거의 대부분 학생들이 오토바이로 통학합니다. 학교 내 오토바이 주차장은 언제나 만차죠. 한국처럼 오토바이에 나쁜인식이 없습니다.
2. 아우토반에서 오토바이: 독일
독일에서는 아우토반에 오토바이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배기량이 큰 것만 가능하기는 한데요. 어쨌든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에도 올라갑니다. (아우토반 아닌 고속도로는 낮은 배기량도 올라가고요)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는 철저히 차선을 지키고요. 대부분 맨 우측 차선에서 (보통 120킬로정도로) 달립니다. 독일 고속도로는 1차로는 추월차로고 2차로부터 속도가 높은 순서대로 달립니다. 누가 잡는 것도 아닌데 독일 국민들은 잘 지켜요. (아우토반에서 1차로는 사실상 200킬로 이상이 아닌 한 계속 달릴 수 가 없고요. 2차로는 보통 150킬로, 3차로 조차도 보통 120킬로 이상 밟아야 합니다.)
속도가 빠른 오토바이는 1차로로 달릴 수 있는 걸로 압니다만.. 본 적은 없네요. 유투브 등에서 autobahn bike로 검색하면 1차로에서 300킬로 찍는 영상도 나옵니다만, 1차로에서 미친듯이 달리는 차량들(대개 250킬로 이상)을 보면 대개 자동차인데, 외국인이 몬다고 합니다. 렌탈해서 스트레스 푸는 거죠.
3. 안전규제가 미비한 곳에서 오토바이: 베트남
베트남은 규제가 제대로 안 갖춰진 곳이 많습니다. 고속도로 등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죽는 사람도 많아요. (버스로 장거리 이동하다보면 오토바이 사망사고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노이가 수도인데도 약간만 근교로 나가면 신호없는 교차로(그냥 교차로인데 신호가 없습니다), 차선표시 안 된 도로 등이 많습니다. 고속도로라고 해봐야 우리나라 국도 수준보다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근데 그러면 오토바이가 이용하기 어렵지 않겠냐 하겠지만 오토바이가 정말 많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오토바이 통행이 가능한 이유는 운전자들의 배려때문입니다.
하노이 시내에서는 오토바이들이 엉켜있기때문에 사실상 차량 평균 속도가 30킬로 정도만 나오고요. 고속국도 등에서도 오토바이가 많기때문에 버스 등 차량이 90킬로 이하로 운행합니다. 근데 느리다고 뭐라하는 사람이 없어요.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동승자를 끼고 다니는 건 태반이고 사이드미러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암묵적 규칙이 있는데 고속국도에서 버스든 화물차든 앞에 오토바이가 있으면 경적을 울립니다. 오토바이가 거의 항상 있으니까 계속 울려서, 엄청 시끄러워요. 이게 비키라는 게 아니고, 뒤에서 큰 차가 오고 있으니까 조심하라는 거고요.(이미 최우측으로 달려서 더 이상 비킬곳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거의 대부분 최우측으로만 달립니다. 사실상 왕복 2차선이 많아서 갓길로 다닌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노이나 과거 베이징 시내는 오토바이 자전거 승용차가 엉켜서 다니는데 신기하게도 신호없는 교차로에서 서로 잘만 다닙니다. 베이징은 교통 체계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서 예전같은 모습은 흔하지 않지만요.
또 하나 더 이야기하면, 베트남은 교통 사고가 나면 주변에서 상관없이 가던 차도 멈추고 도와줍니다. (서지 않는 차들도 창문 열고 괜찮냐고 물어보죠.) 인프라가 열악하니까 시민들이 서로 협조하는거 같은데. 한국은 남의 일은 끼어들지 않으려고 하니까..
4. 결론
안전 규제를 확보하고 배려하는 시민이 많으면 오토바이 고속국도 이용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로 이용 의식을 보면 당장 10년 전이랑 비교해봐도 많이 나아졌고요. 인프라도 많이 나아졌고, 규제만 확보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추가. 새 규제가 필요한 이유는 그동안 한국에서는 이륜차를 제재하는 방향으로만 정책을 펴서, 이륜차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줬을 때 거기에 따르는 책임을 (위반시 처벌 방법 등) 어떻게 지게 할 건지 고민하지 않았죠. 그래서 제대로 된 규제가 필요한 건데, 대기업이나 정부 입장에서는 별로 달갑지 않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