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아해서 글들을 쭉 읽어보니 뭔가 여러 사람이 가진 생각과 개념이 뒤섞이면서 혼란이 생긴 것 같더군요.
고백조차 아닌 상황을 예시로 들면서 '고백이 이렇게 폭력적이다'라며 하소연하는 분들도 보이고 말이죠.
해서 두 가지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1) 고백과 범죄는 구분합시다.
상호간의 합의(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없이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기타 갑작스런 스킨십을 시전하는건
'고백'이라기보다는 '추행'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추행은 경범죄에 들어가는 행위로 당연히 폭력적입니다.
물론 언어적 성희롱이나 고백을 거절한 뒤에 이루어지는 스토킹 역시 마찬가지로 법적으로 처벌 가능한 범죄죠.
범죄행위를 나열해놓고 '이러니 나이차나는 사람에게 고백하면 안된다'고 결론내는 분들이 있는데
여기서 문제는 고백보다는 범죄에 있습니다.
2) 내 기분이 상한다고 전부 폭력은 아닙니다.
좀 된 일이지만 예전에 서울대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남학생이 CC로 사귀던 여학생에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그런데 이 여학생이 '남성성을 이용해 자신을 깔아뭉갰다'며 남학생을 성폭력으로 학생회에 고발했습니다.
그 결과 단과대 전체가 뒤집히고 학생회장이 사퇴하는 난장판이 벌어졌죠.
분명 이 여학생도 뭔가 기분이 상했기에, 어떤 감정적인 '피해'를 입었기에 남친을 고발했을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별통보라는 행위를 규탄의 대상이 되는 '폭력'으로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고백도 마찬가집니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행위 그 자체를 폭력으로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설령 고백을 받은 당사자가 그로 인해 기분이 나빴다 해도 말이죠.
고백에 곁들여, 혹은 거절당하고 나서 벌이는 진상짓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허나 고백 그 자체를 비난하거나 진상짓을 특정 연령대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석하는건 곤란하다고 봅니다.
따지고 보면 일베애들이 어장관리 한번 당해보고 '여자는 다 김치녀'라고 외치고 다니는것과 다르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