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이란 세월의 숫자를 안고
언덕에 올라보니
내가 알던 그 곳과는 다르더라
이십의 숫자로 올랐던 이 언덕에는
푸름만이 가득했었다
선선한 바람이 어머니처럼 나를 품어 주었고
앞 트인 대지만이 나를 반겨 주었었다
하지만 지금 이 곳은 그 곳이 아니어라
바람은 채찍이 되어 내 빰을 갈기고
나무들은 내가 미워했던 이의 이름 안고 죽어 있구나
대지는 어느샌가 지평선 보이지 않는 바다로 바뀌어 있다
걸음조차 뗄 수 없는 이 곳
내 다리 뿌리되어 언덕에 박히고 있다
나도 저 나무들처럼 내 이름안고 미움으로 죽어 가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