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 오너가 여태 제가 겪은 오너들 중 최상위에 랭크될만큼 멋진 분이었습니다. 어느정도냐면..
점심시간에 전화해서 일시키기 - 밖에 나가서 딱 밥 시키는 타이밍에. 즉.. 12시 10분쯤에 꼭 전화.. 심지어 10분넘게 말합니다.
바빠서 사무실 안에서 시켜먹으면 자기는 밖에서 먹고 냄새풍기며 이쑤시개 쑤시며 쩝쩝대면서 들어와서 '맛있냐?' '나도 조금 먹어볼까?' 그러더니 '어우짜!!!!! 야 이런걸 어떻게먹냐?' -_-....... 먹던 음식은 햄벅... 감튀 집어먹고 짜다고.... 준다고도 안했는데 쳐먹은게 잘못한거지 -_-....
어린 직원들 뻑하면 갈구기 - 저는 취업성공수당으로 인해 회사에서도 1년간 약 천만원정도가 지원되는지라 뭐라고 못했는지.. 다른 직원들은 그냥 숨쉬는걸로 뭐라고 할 기세였죠.
책상위에 담배있다고 갈구고.
안에서 밥시켜먹는다고 갈구고(휴게실이 따로 있는곳도 아님)
전화 늦게받는다고 갈구고(두번울림. 점심시간에 -_-)
지금 당장 해야하는 급한일이 밀려있는 상황인데 심부름 하나 시켜놓고 바쁘다그랬더니 그거하는데 몇분이나 걸리냐고 갈구고... 그 몇분이면 밀린일 열건중 두건이 처리가 가능한데..ㅡ,ㅡ
4명이서 일하는데 4명이 각자 오너가 시킨 일 하고있는데 급한 업무가 밀려서 그거에 다 투입되면 또 갈구고.. 그래서 그럼 그 급한 업무를 조금 지연시키면서 하자고 하니 지연된다고 갈구고...
다른 오너들도 다 그렇지만 칼출근하면 개지랄하고(업무시작시간이 10시인거지 출근시간이 10시인건 아니다 발언).
칼퇴근하면 개눈치주고(지가 약속있어서 사무실에서 놀고있을때 직원이 퇴근하면 눈치줌)
1년을 채워가는 시점이 되면 갈굼강도 두배 버프먹는지 맨날 애들 못버티고 나가고(나중에 둘이 술먹으면서 잠깐 유도해봤더니 자기는 퇴직금 주는게 아깝다. 누가해도 똑같은 일인데 왜 돈을 더 줘야하냐.).......
업무시간이 10시~9시인데. 보통 10시~8시근무하고 8~9시는 돌아가면서 근무합니다. 한시간 더 일한 직원은 담날 한시간 빨리 퇴근.
계약서 작성시에 받던급여와 동일하게 주려고 7시~7시 30분은 휴게시간 지정했습니다. 당연히 단 한번도 지켜진 적이 없었죠.
10~9시 근무해도 저녁시간은 당연히 없습니다.
저도 곱게 퇴사하지 못했죠. 어지간함 걍 다닐려고 참고 있는데 문자가 왔네요.
"siane 쟤 너무 쪼이지 마, 사고칠라. 잘 달래서 데리고 있다가.. 정리하자"
분명 저한테 보낸건 아닌데 저한테 왔네요.
마침 저도 다른데 넘어오라는 콜을 받은 상태라 고민하고있었는데 잘됐죠.
담날 아침에 사용하던 PC 정리도 좀 할겸 일찌기 나갔습니다.(PC 느려서 제 SSD 꽂아놨거든요. 복구시켜야죠. 퇴사할거니까)
다 밀고.. 자료백업도 얌전히 해 두고..
근데 출근시간 10분전쯤 전화가 와서 뭔가 또 일을 주려고 하더라구요. 그냥 할말있다고 오시면 그 얘기부터 좀 하자고 했습니다.
차 대는소리는 들리는데 사람이 안들어와서 보니 자기 사무실(약 2분정도 거리의 다른건물..)로 가고 있네요. 불러세우고 봉투 하나 줬습니다.
당연히 사직서. 받아보더니 피식 웃고는 그래도 인수인계는 해야하는거 알지? 라고 하길래..
그냥 문자 디밀어 줬습니다. 그렇겐 못하겠네요 하면서. -_-;;; 사장님같으면 이런거 받고 더 일 하고 싶겠어요? 라고 하니..
내 인성이 그거밖에 안돼보이냐? 와.... 라고 하면서 자기는 보낸적 없다네요. 그러면서 자기 휴대폰을 막 뒤집니다. 그리고 찾았죠.
본인이 보낸 문자를.
10초정도 정적. 손 부들부들 떨더니. 뭐라고 막 변명할 말도 생각 안났는지.
얘기좀 하자면서 지하 창고로 가자고 하네요. (여기서 패킹작업도 하고 그래서 테이블도 있고 그럽니다)
뭔말하나 들어나 보려고 녹음 켜두고 따라 갔습니다.
2시간정도 붙잡고 길게 얘기를 하는데..
- 내가 이걸 보낸기억이 없는데 어떻게 너한테 갔는지 모르겠다. 사실 이게 팀장한테 보내려던거 같다. 미안하다. 오늘 바로 들어갈거냐. 데이터 백업은 잘 해둬라. 어쩌고저쩌고나불나불...
사실 데이터는 애초에 NAS 에 백업하라는 지시가 있어 거기다 다 했었고 PC에 데이터를 보관하지 말래서 안했고.. 나머진 개인데이터라 개인백업 했을 뿐.. PC 세팅도 다 해놨겠다.. 그냥 다 해놨으니 전 갑니다 이러고 일어나서 나왔죠.
며칠동안 데이터가지고 연락왔는데 나중엔 걍 무시했구요.. 어디있는지 다 알려줬는데도 못찾으면 사람도 아니지..ㅡ,.ㅡ
그러던 중에 같이 일했던 애들이 다 퇴사를 했습니다. 사실 이때를 기다렸죠.
휴게시간 30분 미준수는 확실하기때문에.. 바로 노동부 진정 접수했습니다.
계약서도 다 있고 근무표도 이미 다 가지고 나왔고.. 한달정도 걸렸지요.
제경우엔 수습기간에 못받은 주말근무 급여도 챙기구요.
저야 워낙 증빙을 다 준비해둔 상태로 접수해서 괜찮았는데. 저보다 먼저 입사한 둘의 것을 인정 못하겠다고 결국 삼자대면까지 갔다고 합니다.
결국 그래놓고 자기가 자기무덤 파서 그자리에서 입금했다고 하네요.
말로는 자기 가족같이 생각했고 최대한 배려했다 어쩌고 하는데.. 뭐.. -_-;;
사실 받을생각 없었는데 얘가 나로인한 지원금 다 타고나면 페이가 안맞으니 내보낼 생각이었구나~ 생각하고나니 그냥 다 지르게 되더라구요.
그 직원들 아직도 잘 연락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그 직원들은 92,93년생 여자들입니다 '-'
밥한번 먹자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