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프로가 쓴 글도 아니고 아마 고수가 쓴 글도 아니라서 부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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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수나누기란 무엇인가에 들어가기 전에 혼인보 도사쿠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혼인보란 무엇이냐... 많은 사람들이 고스트 바둑왕을 보고 처음 들었을 단어인데요. 우리말로 본인방이라 불리는 이 명칭은 바로 일본의 바둑 가문입니다. 즉 바둑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가문이라는 소리죠. 혼인보 자리는 계속 자녀에게로 계승 됐다가 슈사이가 자신을 마지막으로 타이틀 이름으로 남게 됩니다.
쨌든 혼인보 도사쿠는 혼인보 슈사쿠랑 같이 근대 바둑사에서는 가장 유명한 바둑 기사일 겁니다. 도사쿠의 업적은 근대 일본 포석 이론의 기틀을 확립했다는 것과 칫수제 확립. 그리고 여기에서 다룰 수나누기 이론을 만들었다는 것이죠.
수나누기란 무엇?
초보분들에겐 조금 생소한 이론 일겁니다 . 만일 좋다 나쁘다를 판가름 하기 힘든 형태가 나왔을 때, 수순을 다르게 해 똑같은 모양을 나오게 해서 그 수가 좋냐 나쁘냐를 따지는 겁니다. 수학으로 치면 검토이죠.
가령 이 형태는 수나누기 이론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예시입니다. 정석 진행입니다.
이게 정석의 끝이고 흑은 보통 손을 빼고 다른 곳을 두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13으로 바로 찔러 14를 응수 시키고 15~ 16까지 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선수로 이득 본 것으로 보여서 흑이 기분 좋아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흑의 손해입니다. 왜냐하면 팻감을 스스로 없어는 짓이고, 상변으로 다가오는 활용을 스스로 없엔 수거든요. 일단 13을 위시한 그 이후의 수는 악수라고 알아두시면 됩니다.
위 정석과 다르게 저 수는 악수 입니다.
만일 수순을 더 진행 시키고 저렇게 받으면 백이 많이 당한 겁니다. 그래서 백은 저리 두지 않고...
이렇게 둡니다.
그 후 흑은 뒤로 빠져서 꽁무니를 빼고, 수순을 더 진행시켰습니다.
어디에서 본 모양이죠? 네, 위에서 흑이 나쁘다고 봤던 모양이 그대로 입니다. 즉 P 17에 젖히는 수는 손해를 보는 수라는 것이 이렇게 수나누기로 증명 된 겁니다.
이것이 수나누기 이론의 기초입니다.
이번엔 다른 정석으로 말하겠습니다.
요도정석 입니다. 백의 정석은 A로 두는 겁니다. 하지만 많은 초보분들은 이 정석을 잘 모릅니다.
보통 이렇게 붙혀옵니다. 네, 다른 정석이면 저렇게 붙히는 것도 한 수입니다. 하지만 이 때는 조금 손해수 입니다.
거의 끝까지 진행 시킨 모습입니다. 많은 초보자분들은 이 모습이 왜 백이 안 좋은 모양인지 모릅니다. 왜 안 좋은지는 수나누기를 하면 나옵니다.
흑이 고목을 두고 백이 소목으로 걸친 모습입니다.
보통의 고목 정석입니다.
위에서 조금 본 모양이죠? 네 이후에 흑은 A에 둬 흑을 안정시키고, 백도 B에 둬 백을 안정시켜 흑이 선수를 쥡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흑이 무리하게 손을 빼면...
저 자리가 백에겐 너무 좋은 자리가 됩니다.
뒤늦게 흑이 A에 둬 흑을 안정시키려 해도 B로 막아 백도 같이 튼튼해집니다.
이로써 수나누기 이론으로 요도정석에서 저렇게 붙히는 것은 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수나누기 중에서도 쉬운 축에 듭니다. 실전은 너무나도 많은 모양이 나와서 프로가 아닌 이상 수나누기로 안좋다 좋다를 따질 수가 없습니다. 그냥 재미로 봐주세요.
그래도 해설자 분들이 모양이 정돈되고 나면 다른 수순으로 똑같은 모양으로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수나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