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읽지 않으실 글일지도 모르나 한분이라도 읽으실 것 같아서 문득 드는 생각을 좀 적어봅니다.
저는 참고로 남자이며 여성의 취향을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은 아님을 전제하겠습니다.(사실 저는 저 아닌 다른 사람의 취향에 대해서는 큰 관심없습니다.)
화장은 자기애이며 남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글들이 베스트에도 올라가고 많은분들의 공감을 얻은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정말 화장이 자기애, 즉 사회적 진공 속에서 스스로 선택한 취향이며 이러한 취향을 향휴하는 것은 개성을 지닌 존재로서 행하는 자기애의 발현일까라는 것에 의문이 생기더군요...
다소 추상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알게 모르게 우리는 사회가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우리가 평소에 행하는 경제적 생활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취향의 영역이라고 하는데까지 깊숙히 관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성들이 종국적으로는 남성처럼 화장을 안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화장이라는 것을 자기애라고 표현하는 데 있어 우리 사회가 강요하는 부분은 없지 않나 지속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화장이라는 것은 애초에 남성을 전제하고 남성을 대상으로 예쁘게 보이게 하려고 시작한 것이 맞을 겁니다.(물론 제가 화장의 역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즉, 화장이라는 것은 타인을 상정하고 행하는 행위이고 전적으로 이를 보여줄 대상이 필요합니다. 타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 개인적 행위라기 보다는 타인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행위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많은 여성분들, 또는 일부 남성분들이 화장을 하실 때 집에서 혼자 있을 때 편하게 쉬는 날마저 화장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면에 외출을 한다던지 남자든 여자든 다른 사람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화장을 하실 겁니다. 그렇다면 화장이라는 행위는 온전히 자기애인가라는 생각에 의문이 들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집에 홀로 남겨져 있어 다른 사람과 만나는 약속도 없는날은 자기애를 발현하지 않으면서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자기애를 발현한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지요. 자기애라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며 이것은 어떠한 환경이나 상황과는 무관되게 발현되어야 합니다. 결국 제 생각에 화장은 자기애라고 말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화장이라는 것은 자기애가 아니라 무엇일까요. 분명히 화장을 하시는 분들은 남들의 눈 때문이 아닌 자신의 눈을 호강시키기 위해서 또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하는 것일 텐데요. 제 생각에는 화장이라는 것은 사회가 여성들이 그 사회가 바라는 미적기준에 부합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통상 권력을 이야기 할 때 하기 싫은 것을 행하게 하는 능력 뿐만 아니라 타인의 취향과 자신의 취향을 일치시킴으로써 타인의 의지대로 자신이 알아서 따라가게 하는 능력 또한 권력이라 이야기 합니다. 아마도 화장이라는 것은 권력의 문제일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시대마다 달라지는 화장법, 그리고 그것이 세련되고 예쁘게 보임으로써 따라하게 되는 대다수의 사람들, 넘쳐나는 성형외과와 성형수술들이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족입니다만 거울이 발명되고 부터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거울에 비친 내모습은 빛이 반사되어 나타난 저의 모습입니다만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볼 때 나는 거울 속의 나를 객관화하고 타자화하여 바라보게 됩니다. 즉, 나의 눈만으로는 나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거울을 이용해서 나의 모습을 보되 그것은 거울 속에 비친 다른사람을 나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화장은 자기애이므로 거울 속에 비친 내모습이 중요한 것이라면 그 거울 속에 비친 내모습은 나의 모습인가요. 아니면 거울속에 비친 다른 사람의 모습을 나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이상 2일전에 깔창 깔고 키가 170이 되어 기분이 좋았던 키작남의 헛소리였습니다. 읽으셨다면 수고하셨고, 비판부탁드립니다. 안 읽으셨다면 오유 서버에 죄송합니다. 트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