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이 쓰게 되겠지만.. 누군가는 제 느낌을 이해해 주실거라 믿으면서 써내려갑니다.
저는 한국나이로 31살.. 상위 10% 이런건 아니지만 금융권에 종사하며 직장인 또래들 중에선 좋은 연봉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하루하루가 너무 고되네요.. 아침 7시 반까지 출근.. 퇴근은 보통 8~9시.. 늦으면 11시.. 게다가 업무는 느긋하게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라
항상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으로 어깨에 힘 빡 주고 긴장해야 하고, 스트레스로 업무시간 내내 얼굴과 목에 핏줄 세워가며 일하고... 집에 들어오면
털썩 쓰러져 잠에들고... 이 생활의 반복입니다. 일반 제조업 회사에서 일하다 이직한거지만... 그때 금융권 직장인들 돈만 많이 벌고 놀기만 하고
쉬워보인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소리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근은 다들 하지만.. 업무 자체가 학창시절 담임선생님한테 큰 잘못을 하고 걸려서
가슴 두근두근 터질 것만 같은 스트레스가 몇 시간째 이어지는 느낌..정도로 표현할 만큼 진짜 살인적입니다...
제 미래에 한줄기 희망이라도 있다면 견디며 살아가겠지만 제 미래인 회사 내 상사들을 보면 저랑 똑같은 일을 스트레스 받으며 30,40년씩 하고들
살고 있습니다.. 돈에 관련되다보니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고.. 1주일에도 몇번씩 싹싹 빌며 사과하고... 기분 맞춰주고.. 데드라인에 치이고..
(금융권 신입을 많이 뽑는 이유는 퇴사자가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밖에서 보는거완 많이 다르답니다.. 제 동기도 200명 중에 지금 110명 남아있다는..)
9시 10시에 끝나면 또 술자리 이어지고....
어쨌든..그래서 이민을 생각하다가 오유에 게시판이 생긴것을 보고 막연히 글을 쓰게 되네요.. 학창시절에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갔었는데,
현지 회사에 인턴을 하고 첫출발을 할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돌아와서 취업 할 생각만 했던 제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지금 현 상황에서 제가 막연히 이민을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언어나 그런건 자신 있고, 당장 결혼생각도 없기도 해서 얽매이는건 없습니다만.. 제가 기술 내세울 것 없는 문과 금융인이라는게 문제네요... 31살이면 그리 빠른 나이도 아닌데.. 이제와서 제가 기술을 배우고.. 이민을 가고.. 이런 생각을 하는게 너무 사치는 아닌지 싶어서요.. 선배들의 조언을 구해보려고 이렇게 글을 올렸습니다.. 31살.. 금융인... 제가 이민을 꿈꾸며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하기 좋지 않은 컨디션일까요?? 냉정한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