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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항아리 복구받았습니다. - 카이저 항아리 까는 소설 -
게시물ID : dungeon_3754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글여섯자다
추천 : 7
조회수 : 1042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4/07/21 00: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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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약간의 심심풀이용 소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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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세리아 방에 있던 카이저는 간만에 온 우편물을 보고 한숨을 내쉰다.

우편함의 내용물은 얼마 전 멍청하게 교환 가능으로 잘못 샀다가 운영자들에게 찡찡대서 교불로 바꿔준 격투가 영웅항아리였다.

얼마나 긴 시간을 이 때만 바래왔던가?

그녀는 손에 끼고있던 +13 마법의 메가펀치를 매만졌다. 손목까지 부드럽게 감싸주는 맛이 참 좋았던.. 몬스터들을 향해 내지르는 그녀의 주먹이 내는 의지의 연장선이자, 그 자체이기도 했던 무기는 무수한 +11 강력한 마법의 메가펀치가 깨지고 나서 헐값에 업어온 만족하기 위한 '대용품'이었다. 비록 유니크는 아닐지라도, 인식이 안좋은 무기일지라도 그녀 본인은 나름대로 만족하면서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언제 몬스터의 피를 빨아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새 것 마냥 손질이 잘 되어있는 반짝거리는 쓸모없는 장식품 중 하나라는 느낌이 강했다.

모든 문제의 시발점은 망할 런1234처새끼가 교환 가능 항아리를 1억이라는 어마무시한 돈을 써서 2개나 쳐까면서 나온 총열개조 웨블리마크가 그에게 쥐여지면서였다. 남거너짱짱맨인지 뭔지 하는 병맛 넘치는 이벤트에 힘입어, 이 계정에서 첫 캐릭터였던 런123처는 가지고 있던 골드를 주체하지 못하고 쓰고싶어서 안달이 나있던 플레이어놈의 희생양이자 수혜자가 되면서 바로 레인저로 직업이 변경되었고, 하필이면 스트레이트로 12강이 떠서 순식간에 투자순위가 역전된 것이다.

처음 폭풍의 역살이 나왔을 땐, 저새끼가 저렇지 뭐. 라는 안일한 생각 하에 마음 편하게 있었다. 하지만, 총열이 나오고 나서 11강이 성공한 직후 던전에 들어가는 구 런처를 봤을 때 카이저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지금 11총열로는 본인과 저 망할 똥쟁이놈의 위치가 엇비슷하다고.. 

12강을 위해 강화기에 들어가는 총열을 보고 그녀는 그녀의 손을 거쳐갔던 무수한 11강메펀을 생각하며 당연히 깨질 것이라고, 그리고 런1234처 새끼는 다시 가끔씩 골드펌핑을 위해 타신이나 도는 노예인생을 살 것이라고 장담했었지만 그녀의 바램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지금 그의 마법석 슬롯에 껴있는 반짝거리는 알리시아의 눈물도 그녀의 것이었지만, 총열이 12강이 뜬 이후로 가차없이 뺏겨버렸다. 그녀의 손에 껴있던 할기의 본링마저 빼앗길뻔 했지만, 그나마 효율이 덜하다는 이유로 간신히 지켜낼 수 있었다.

늘 하루 12번씩 꼬박꼬박 들어가던 이계던전도, 남은 피로도를 녹이던 타임 브레이크도 너무나 먼 곳의 얘기가 되어버린지 오래이다. 

결국 뒷구석 늙은이 신세가 된 카이저는 그날 이후로 시간이 멈춰버렸다. 본인과 같이 커가던 얼티밋 디바는 지난번에 항아리에서 마나유즈를 뽑은 뒤로 카이저와 똑같은 신세가 되었다. 

말 그대로 지금 이 항아리는 카이저 본인이 500만원만 처날려먹고 도전장으로 손실이나 메꾸는 똥캐가 되느냐, 아니면 멍청한 런1234처놈을 다시 최애캐의 왕좌에서 끌어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되느냐가 되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기회인 것이다. 

그녀는 항아리를 받기 전날에 새벽 4시까지 골드를 긁어모아놓고 못썼던 멍청한 주인의 계정금고를 열어 500만골드를 챙겼다. 하루에 한 번 밖에 못올라가고, 60제부터 뜨는 엄청난 경우의 수를 가지는 똥항아리 주제에 500만골드나 처먹는다는게 탐탁치 않았지만, 그래도 간만에 묵직해지는 인벤토리를 보니 잠시나마 만족감까지 들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과 함꼐 오만가지 잡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90층 언저리부터 그녀의 머릿속을 헤집어놓던 그녀가 살아남을 경우의 수.. 8/36.. 약 22퍼센트 가량의 확률로 '주력템'이라고 불리우는 쓸만한 아이템이 나와준다면 현재 갓이저의 오버밸런스 스러움과, 기존에 잘 되어있는 스위칭 등의 세팅을 등에 업고 다시 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마치 처음 전직하고 나서 권투글러브를 받을 때 처럼 떨리던 마음이 이윽고 차분해진다. 그리고 그녀는 조심스레 그녀의 운명을 결정지를 항아리의 뚜껑에 손을 올려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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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함의 결실이 오늘에서야 편지로 왔네요. 결과는 댓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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