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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영화보러갔다가..
게시물ID : love_372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녀와나는요
추천 : 18
조회수 : 4510회
댓글수 : 118개
등록시간 : 2017/10/19 08:15:32
한동안 눈팅만 하다가 오랫만에 글을 써보네요
그것도 그동안 극혐했던 게시판에..

어제는 늦은저녁약속전 시간이 남아 
혼자 범죄도시를 보러갔습니다
티켓팅을 하고 커피를 사러 갔다가 
그곳에서 우연히 여자사람친구를 만났습니다
잠깐 그 친구에 대해 소개하자면 
20대때까지는 집도 가까워 자주 연락하고 
얼굴보고 친하게 지냈지만
나이가 들고 서로 바쁜생활을 하다보니 어느샌가
전화번호도 없이 카톡만 덩그라니 남은
경조사가 있어야 한번씩 보는 그런친구였습니다
반가운인사를 나누고 서로 안부를 물었습니다
그 친구도 혼자 영화를 보러왔다네요
-나는 오늘 어제의 너와 만난다-
괜찮으면 쓸쓸한데 같이 보자고 했더니
범죄도시는 봤다며 자기꺼 같이 보면 영화 쏘겠답니다
그래서 범죄도시 환불하고 상영관 입장
극장에서 멜로영화본건 파릇파릇한 청춘때가 마지막이네요
중반정도까지는 괜찮았는데 어느 순간 콧등이 찡해졌습니다
그순간 옆에서 그친구가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저도 참지못하고 눈물이 폭발했습니다
한번 터진 눈물은 멈추지 않고 
창피해서 혼자 숨죽이고 있을때 그친구가 티슈를 건냈습니다
그렇게 어느덧 영화는 끝났고 한참을 일어날수 없었습니다
나오면서 제가 한번 더 보고싶다고 그랬더니 
2회차는 니가 쏘라고ㅋㅋ
극적타결후에 재입장
2회차는 시작부터 눈물폭발ㅜㅜ
여튼 2회차 완료하고 나오니 밤이 너무 늦었네요
그냥 헤어지긴 아쉬워 술한잔 괜찮냐했더니 
내일 쉬는날이라네요
횟집에 가서 소주를 한잔 먹으면서 영화얘기도 하고
옛날얘기도 하다보니 시간이 훌적 새벽 두시가 되었습니다
자리를 옮겨 포장마차에 갔습니다
이 친구를 안지 15년이 되었는데 
몰랐던 모습을 많이 보게되었습니다
단 둘이서 있던적도 거의 없었고
제 기억상 항상 밝고 철부지같은 면이 있어서 깊은대화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포장마차에서도 한참을 얘기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런적 없었는데 이 친구가 어느순간
예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술이 취해서 그런가 퉁퉁부은 눈마저 귀여웠습니다
그렇게 한잔한잔 하다보니 낡이 밝았고
더는 안되겠다싶어 일단자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택시타고 그친구 집에 데려다주고 
저도 집에 돌아왔습니다
내려주면서 이따가 친구 일어나는 시간 맞춰
해장 같이 하기로 했네요 
할일이 태산 같은데 일단 오늘은 포기하고
주말을 반납해야 할것같습니다
잘려고 누웠는데 술기운만 있고 
그친구 생각도나고 영화 후유증도 있고
이래저래 잠이 안오네요
아마 이대로 그아이 깨어날때까지 가지않을까싶네요
조만간 여자사람친구에서 사람이 빠질지도..

잠도 안오고 자랑도 하고 싶어서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날씨 쌀쌀한데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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