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는 그동안 계속 애니메이션 게시판하고 철학 게시판 정도만 눈팅하다 이런 일 때문에 처음으로 계정을 만들어서 글을 쓰게 되었네요.
원래는 고민 게시판에 올렸어야 할 글인데, 아무래도 애니게시판 분들이 더 잘 답변해주실 것 같아 애니게시판에 올립니다.
본인은 SF하고 순정물을 좋아하는 남자 중학생인데, 아무래도 오덕에 대한 시선이 대부분 좋지 않으니까 학교 애들한테는 그런 걸 안 말하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는 집에서 혼자 보는 편이고, 4월은 너의 거짓말, 빙과, 사이코패스, 경계의 저편, 월간순정 노자키 군,건담 시리즈 등을
좋아해서 그 중에서도 건담은 프라모델도 몇 개 있고 다른 몇 작품은 단행본도 다 사서 집에 애들 놀러올때를 생각해서
침대 밑에 숨겨놓고 간간히 보는 편입니다.
그런데 어제 친구놈 하나가 집에 놀러왔어요.
이 놈은 어렸을때부터 같이 놀고 유치원, 초등학교도 같이 다녔는데 공부도 잘하고 잘생긴 편이라 엄마께 흔히 비교의 대상이 되던 놈(개쌔끼)인데,
중학교 들어와서 저는 평범한 애들하고 다니고 걔는 좀 노는 애들하고 다녀서 같이 놀 때는 둘이만 만나서 놉니다.
아무튼 같이 제 방에 들어와서 컴퓨터로 롤을 하다가 둘이서 가위바위보 해서 진 사람이 앞에 마트 가서 과자 사오기로 했는데,
제가 져서 과자를 사러 나갔거든요. 지금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게 이겁니다..손새끼야 왜그랬니
아무튼 그때의 나레기도 뭔가 느끼긴 했는지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긴 했는데 그냥 무시하고 나갔습니다. 사스가 나레기
근데 10분 후 쯤에 과자 사가지고 오니까 친구놈이 어떻게 찾았는지 프라모델들 다 책상위에 올려놓고 만화책들도 다 꺼내놓고 컴퓨터로는
제가 애니 넣어놓는 파일 찾아서 보고있더라고요.
순간 한 3초정도 멍해져있다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제가 덕질 한다는걸 초등학교 5,6학년정도부터 지금까지 4년 정도 잘 숨기고 있어서 아무도 못 찾을 줄 알았는데
진짜 어떻게 해야할지 별 잡스러운 생각까지 다 들었습니다.
그 다음에 이제 변명할 거리를 찾는데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우선 사촌누나 건데 누나네 집에서 못 가지고있게 하니까 내가 보관해주는거고 애니도 다 누나가 보는 거라고 씨알도 안 먹힐 거짓말이나
했다 딱밤만 한대 맞고 진짜 누구 거냐고 해서 내거라고 털어놓고 1시간동안 엄청 어색한 분위기에서 조용히 롤만 하고 건담하고 만화책 원래 있던 자리에 깨끗하게 싹 다 집어넣고 아마 이놈이 보는 게 뭔지 궁금해선지 월간순정 노자키군하고 빙과 한권씩 가지고가서 지금까지 카톡도 한 개도 안보냈습니다.
걔 나가자마자 이불뒤집어쓰고 이불킥만 했습니다 이제 방학 끝나면 애들 다 볼텐데 걔가 소문낼 놈은 아닌데 소문내면 어쩌나
하고 강박증 걸린것처럼 카스하고 페북 새로고침만 올리고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한강물이 너무 차가우니까 언제쯤이면 따뜻해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