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굿바이싱글'(감독 김태곤)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혜수는 6월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과거 슬럼프에 빠졌던 시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토로, "지금은 그러한 마음을 조금 내려놨냐"는 질문에 "아니. 여전하다. 이건 아마 모든 배우들은 다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연기신에게 가도, 송강호에게 가도, 누구에게 가도 그럴 것이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촬영이 다가올 수록 너무 힘들다. 3주 전부터 죽고 싶다. 하고 싶어서 하기로 했는데 그 시기가 되면 '내가 미쳤지.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지?'라는 생각이 막 든다. '굿바이싱글' 같은 경우도 '하필 제일 못하는게 코미디인데 너 어쩌려고 한다고 했니'라며 엄청난 걱정을 했다. 많이 준비를 했는데도 대책없이 무섭고 그렇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혼자 미친듯이 한탄을 하다가다 감독님을 만나고 배우들을 만나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얘기한다. 근데 다시 집에 옴녀 밥도 안 넘어가고 눈물나고 세상에 온갖 고민은 나에게 있는 것 같고 내가 없어져야 이 고민이 끝날 것 같고 그렇다"고 덧붙였다.
김혜수는 "밥이 있는데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그러다가 촬영 2~3일 전에는 또 아무 생각 없다. 촬영 전날 못 자면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자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못 자고 나간다. 감독도 그렇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누구나 괜찮은 척을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촬영을 해봐야 한다. 회의 100번, 대본리딩 1만번을 해도 촬영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고것을 따라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내가 그 감정을 안다고 한들 실제 그 날의 내 감정이 어떨 줄 어찌 알겠냐. 내 컨디션은 나도 모른다. 잠 푹 잘 자고 나가도 연기가 안 될 때가 있다. 컨트롤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말한 김혜수는 "개인적인 일은 일 할 때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나는 그렇다. 하지만 배우들은 누구나 통제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그 마음은 연기할 때 미세하게라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현재 이선균과 함께 차기작 '소중한 여인' 촬영 중인 김혜수는 "다음 날 너무 중요한 장면을 찍어야 해서 잠을 자야 하는데 누우면 어떻게 해도 잠이 안 오더라. '대본 한 번 더 보라고 잠이 안 오나?'라는 생각에 대본을 열심히 봤다. 그러다가 '아니야. 더 보면 감정이 신선하지 않을 것 같아'라면서 다시 누웠다"고 설명했다.
또 "근데 그 때가 새벽 3시쯤 이었는데 옆 방에서 이선균 씨가 막 소리치는 소리가 들리더라. 선균 씨가 왜 그렇고 있겠냐. 불안해서 연기 연습을 하고 대본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 '아이씨, 나도 해야 하나?'라면서 다시 일어나게 되더라. 강호 오빠? 한 잠도 못 자고 나온다"고 귀띔해 톱배우도 피해갈 수 없는 연기 고충을 가늠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