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지, 약자 코스프레 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그리고 어디에서 일하나 뭔 상관이냐, 돈 못벌기는 마찬가진데 라는 얘기도 있네요.
일단 동일한 경쟁력이라...
대형마트(재벌이죠. 모기업보면...)가 일반 시장보다 물건 싸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공산품은 더 심하죠.
물론 이 가격도 시세보면서 조절합니다. 적당히 마진남기면서, 최저가 근처로 하죠.
그래서 항상 싸게 느껴지는겁니다. 기획차원에서 가격을 관리하니까요.
물론 그러다가 안심할만하면 이상하게 희안한 곳에서 돈 빼내갑니다.
예를 들어, 대용량 제품이 더 비싸거나 그런거요.
그리고 매장도 깨끗하고, 널찍하고, 좋죠.
이건 재벌수준이 되니까 가능한 겁니다.
엄청난 자본력, 구매력, 정보력, 그리고 가용 인력 등등
그렇게 자본, 인력, 정보력을 쏟아부으니까 항상 그정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정보들이 있으니까 소비자들의 빈틈을 노려서 돈을 갈취(?)할 수 있는 거지요.
그걸 자영업자 1인이 감당하라구요?
동네 수퍼마켓에서는 그정도 관리되는 상품만 판매한다면, 과연 몇가지나 팔 수 있을까요?
여기서 말하고 싶은것은 두가지 입니다.
첫째는, 재벌은 자선사업하는거 아닙니다. 언제든지 이익이 된다면, 지금 제품가격을 두배로 올려도 살수밖에 없는 독과점체제가 된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것입니다. 과자 가격 올리는거 못보셨어요?
둘째는, 소상인은 태생적으로 재벌에게 인적으로나 재력에서나 상대가 안됩니다. 즉, 마트보다 동네수퍼, 재래시장이 더 불편한 것은 당연하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태생적으로 약자인 소상인과 강자인 재벌과의 경쟁은 어떻게 일어나야 하는가?
제도적으로 약자인 소상인에게 유리한 부분이 있거나, 재벌에서 소상인과 공생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아쉽게도 후자는 없어 보이는군요.
휴무에 대한 재벌의 항의들은 대부분, 소비자가 불편하다! 그리고 우리 손실액이 이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정도입니다.
공생의 의지가 있었더라면 차라리 휴무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는 영향이 미비해서 효과가 없다라는 얘기를 하면서 뭔가 대안을 제시했을 겁니다.
(두어달전 마트갔더니 서명받고 있더라구요. 여러분이 불편해서 우리가 휴무제 없애겠으니 서명해라!
그리고 마트에서 하루 쉬면 몇억원의 손해가 발생하고 어쩌고 하는데, 이게 그러니까, 원래 벌었어야 하는 돈인데, 못벌었으니 손해다. 이런 뜻인가요?)
그러면, 제도적으로 소상인을 보호하고 있느냐?
신용카드만 살펴봐도 알수 있지 않나요? 마트수수료보다 훨씬 더 높은 수수료를 일반 소상인에게서 받아내고 있지요.
그리고 우리나라 법제도가 그렇게 소상인에게 호의적이진 않죠. 재벌쪽에 호의적이었으면 호의적이었지
바로앞에 수퍼마켓있어도, 편의점 얼마든지 열 수 있습니다.
빵집? 자기들끼리도 사거리 모퉁이마다 하나씩, 사람들 있을만한 곳은 모조리 열어버립니다.
그나마 대형 체인점에 대항하고 있는게 커피샵인데, 이것도 사장들 보면 다들 젊어요. 기술 배우고 자기자본가지고 뛰어드는거죠.
소상인들에게 지금 사업 접고, 새롭게 기술 배워서 새 업종 찾으라구요?
우리나라가 저~기 스웨덴처럼 그 기간에도 먹고 살만큼 복지가 잘되어있다면 모르겠는데요
그거 쉬면서 준비할만큼 여유롭지 않습니다.
그러면 왜 궂이 소상인을 보호해야하는가?
경쟁상대가 안된다면, 마트 체제로 흡수되면 되지않나? 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네요.
마트에서 일하나 시장에서 일하나 똑같은데, 사람들 몰리는 좋은 마트를 살리고 어차피 망해가는 나쁜 시장을 죽이자! 시장상인들 죄다 마트에 취직하면 되겠네! 라고 하시는데...
이건 정말 대꾸하기도 싫지만
일단, 판매해서 발생하는 이익은 어디로 가나요?
모두 재벌에게 갑니다. 지역경제요? 마트 직원들 월급만큼 돌아가겠죠.
안정적인 마트 정규직따위 없을테니, 불안정한 미래에 돈이나 제대로 쓸 수 있겠어요?
받은 월급가지고 대출금 갚고, 학자금 대고, 노후 준비나 제대로 될런지...
그리고 벌어들이는 수입만큼 경쟁력이 생기고, 발전할 수 있고, 자체적인 시장경제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재벌 휘하로 편입해서 거기서 떨어지는 콩고물이나 받아먹어라 라는 것은 양극화를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발언입니다.
제도적으로도, 태생적으로도 경쟁력이 없는 소상인들을 살릴려면
결국 시민들이 움직여야 합니다.
재래시장? 구멍가게? 당연히 불편합니다. 태생적으로 그럴수밖에 없잖아요?
그리고, 마트만큼 불편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소상인들이나 그 연합체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입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도와줘야 가능한 수준이죠... 재벌의 정보력과 재력, 그리고 하청업체 쥐어짜는 기술... 감당이나 되겠어요?
신자유주의에서 거대 다국적 자본의 횡포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 라는 절망적인 기분을 10여년전에 느꼈지만,
시민들도 그들만큼 정보력을 가지고, 만들고, 전파할 수 있음을 SNS, 개인인터넷방송 등에서 확인하고, 그래서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민은 그들에게 저항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이렇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우리나라의 시장 경제가 재벌 위주로 기형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그리고 제도적인 뒷받침도 없어서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걸 이해해주고
그들을 찾아야만 그들이 살고 시민들도 삽니다.
음... 이게 가능할까요? 위의 댓글들만 봐도, 글쎄요...
깨끗한 마트가 좋아! 난 거기 갈꺼야! 라고 한다고 해서 비난하는 건 아닙니다.
매주말 마다도 아니고, 모든 마트가 동시에도 아닌, 최소한의 휴무일에도
'내가 가고 싶은 마트 왜 닫았어!' 라고 성질부터 내고, '재래시장 망해버려라' 라고 저주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같이 더불어 살아갈 생각보다 단 한순간도 나에게 불편함이 있어서는 안돼 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비난하는 것입니다.
저도 재래시장을 자주 가진 않습니다. 마트를 많이 이용합니다.
그렇지만
고객님~ 휴무하니까 불편하시죠? 여기에 서명해주시면 휴무없는 세상 만들어드릴께요 호호호 (예쁜 도우미)
라고 그러면 "싫어요." 라고 말할줄은 압니다.
휴무제도가 완벽하지는 않고, 과도기적인건 사실입니다.
제도적인 개선과 재벌들의 공생의지가 생기기전까지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휴무제도만으로 소상인들의 문제가 해결될것 같지는 않아요.
하지만, 소상인들을 살리고,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소비자의 시선을 소상인들에게 돌릴려면
지금 상황에서 휴무제도보다 더 좋은 방안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온갖 예산들여서 시장 정비해봐야, 마트보다 지속력이 떨어지는건 사실이니까요.
아무리 소상인들이 모여도 재벌에게 대항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무조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안되면 업종이라도 바꿔야지! 노력을 해야할거 아니냐! 라고 40~50대 분들에게 얘기하는건
너무 가혹한거 아닌지요? 자식이 눈에 밟혀서 선뜻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인터넷주문으로 몰릴테니까 별 효과 없을거라는 말이 있는데...
진실 여부는 차지하고서라도
모든 물건을 전부 마트 홈페이지에서 주문하시나요?
어차피 마트 가지 않을거면, 여기저기 사이트에서 주문하지 않나요?
그 사이트들중에 소상인들도 있지 않을까요?
아. 오늘 너무 흥분했어. 청소해야 하는데 -_-
진지를 먹은자 왔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