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전방식을 통해 보는 리볼버의 역사

1. 전장식 시대, Pepper-Box 와 실린더의 등장 리볼버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회전하는 실린더 탄창을 가진 연발 권총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직 소총이 전장식 단발총의 시대에 머물러 있을 때 부터 등장하기 시작 했습니다. 아직 전장식 총기 시대였던 1830년대, 미국의 총기 업자들은, 여러개의 총신을 묶어 수동식으로 회전 시키는 전장식 권총을 세상에 내 놓았습니다. 그것들은 곧 그 특이한 외형 덕분에 pepper-box(후추통)식 권총으로 불리게 됩니다.

pepper-box형 리볼버 전장식 총신을 여러개 붙인 뒤에 손으로 격발기구 앞으로 돌려야 하는 단순하고 조악한 총기들이었지만, 제대로 된 연발 화기가 아직 등장하기 전의 시대였던지라, 미국에서 민간인들의 호신용이나 사냥용으로 판매되었고,곧 유럽으로도 팔려 나가, 이의 모방 제품이 등장하기에 이릅니다.

스웨덴제 Pepper-box권총 1850년대가 되면 Pepper-box형 권총은 민간 호신 권총의 주류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햄머와 총신다발이 연동 되는-즉, 햄머를 젖히면(콕킹) 총신 다발이 회전하는 싱글 액션 방식과 방아쇠와 햄머, 총신다발이 연동되는-방아쇠를 당기면 햄머가 젖혀지고 총신다발도 회전하는-더블 액션 방식 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더블 액션방식의 Pepper-box 권총, Allen & Thurber 피스톨 그러나, 곧 총기의 앞부분이 무겁고 거추장 스러운 Pepper-box를 개량하려는 시도가 이어 졌고, 미국의 총기업자 새뮤얼 콜트(Samuel Colt)는 여러개의 총신을 하나로 줄이고, 탄은 총신 다발 대신 실린더에 장전하는 최초의 근대적인 리볼버를 개발합니다. 대표적인 실린더 방식 리볼버는 맥시코 전쟁과 남북 전쟁때 널리 사용되었고, 이후 서부영화에서도 종종 등장하게 되는 "Colt Dragoon/Walker"입니다.

Colt Dragoon은 민간용의 Walker의 축소판으로 주로 기병대에서 사용되어 Dragoon(총기병대)의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등장한 미니에식 원추형 탄환과 뇌관식 발화 장치와 결합된 Dragoon은 남북전쟁에서 남/북군 모두에게 널리 사용 되었습니다. 다만, 전장식 권총이었기 때문에 현대식 권총에서는 쓰이지 않는 실린더 교환 방식이라는 전무 후무한 장전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즉, 구리 탄피가 등장하기 이전의 무기 였기 때문에, 일일이 각각의 실린더에 화약, 탄두, 그리고 뇌관을 따로 따로 넣어 주어야 했고,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 실린더가 쉽게 총에서 분리 되어야 했습니다.

실린더는 총신아래의 레버를 내려주면 간단히 총에서 분리 됩니다.

분리된 실린더입니다.

실린더를 앞에서 본 모습입니다. 앞쪽으로는 당시의 전장식 소총들과 마찬가지로 흑색화약을 다져 넣고 미니에식 원추형 탄환을 박아 넣었습니다.

뒤에서 본 실린더의 모습입니다. 뒤쪽의 작은 구멍들 위로 뇌관 캡을 꽂아 넣으면 장전이 완료 됩니다.

동일한 실린더 방식을 가진 Transition Revolver입니다, 뇌관 캡이란 바로 아래사진 처럼 생겼습니다.

이렇게 뇌관 까지 꽂아 놓은 실린더를 다시 총기에 장착하면 사격준비가 다 된 것입니다. 6개의 실리더를 다 채워 넣는다는 것은 전투중에는 사실상 불가능 했고, 따라서 Dragoon을 사용하는 사수 들은 미리 장전된 여분의 실린더 두세개를 가지고 다니거나, 장전된 권총을 두자루 이상 휴대 했다고 합니다. 분명 이전의 단발 피스톨이나 Pepper-box식 권총에 비해서는 진보한 방식이었지만, 무거운 실린더를 여러 개 휴대하거나 두세자루의 권총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구리-정확히는 황동- 탄피가 등장하면서 소총의 혁명이 일어난 것처럼 리볼버의 세계에도 일대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2. 고정 실린더 방식 구리 탄피의 등장으로 전장식 소총은 완전히 소멸하게 되었고 (구리 탄피의 등장으로 후장식 소총의 가스 누출 문제가 해결 되어 전장식 소총과 후장식 소총의 위력과 정확도의 차이가 없어짐), 리볼버 권총에도 구리 탄피가 사용되면서, 탈착식 실린더는 사라지게 됩니다. 대신 등장한 것이 고정식 실린더와 장전 막대에 의한 장전법이 등장합니다.

Colt SAA(Single Action Army), 미군과 민간에 대량으로 판매 되었고, 20세기 후반까지 생산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고정식 실린더 방식의 권총으로, 리볼버 오셀롯님의 주력권총이자 서부영화의 단골 손님이기도 합니다. 고정식 실린더 방식은 구리탄피 탄환의 보급과 함께 각국 군대의 권총에 사용 되었으며, 1차대전부터 2차대전 초기에 사용된 러시아의 나강 M1895나 프랑스의 Mle1892등이 그 대표적인 권총들입니다. 그럼, 나강 권총을 통해서 그 장전 법을 알아 보겠습니다.

이렇게 장전하고

이렇게 탄피를 뺍니다. 참쉽죠?..... 가 아니고.....

나강 권총의 경우 탄피 차개 막대가 총신 아래에 붙어 있습니다. 일단 탄피 차개를 잡아당깁니다.

탄피 차개 막대를 잡아 빼면 재 장전 기구가 움직일수 있게 됩니다. 재장전 기구를 돌려 주면 방금 발사하고 남은 탄피가 있는 실린더의 위치로 오게 됩니다.

그런 다음 총기 오른쪽에 붙어 있는 Loading Gate(우리말로 뭐라고 해석 해야 할지....)를 열고 차개 막대를 밀어주면 탄피가 배출 됩니다. 다시 차개 막대를 잡아 빼고 실린더를 손으로 돌려 다음 탄피를 하나씩 하나씩 제거 합니다..

이제 차개 막대를 원래의 위치에 놓고 탄환을 빈 실린더에 넣어 줍니다. 참 쉽죠.... 가 아니라 이런식으로 한발 씩 장전해야 하기 때문에 재장전 시간은 거의 1분 가까이 걸리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물론 총기에 따라서는 차개 막대가 발사 직후의 실린더 위치로 고정 되어 있다던가 하는 식으로 약간씩의 차이는 있었지만, 어떤 고정 실린더식 리볼버든 이전의 탈착식 실린더 방식보다도 재장전이 느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3. Top break(중절식) 리볼버 고정식 실린더의 느긋한 장전 방식은 전장의 급박한 상황에는 맞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탄피를 배출하고 재장전 시킬 있는 방식이 연구 되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Break-Top 또는 Top Break 방식입니다.

초기 중절식 리볼버, Smith & Wesson New Model 3 Frontier, 일명 Schofield 권총, 제시 제임스와 같은 유명한 총잡이의 무기였지만 이상하게도 서부영화의 등장 빈도는 Colt Dragoon 보다 적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사극의 웨이터 복과 당파의 관계 같은 것 같긴 한데 말이죠 단순히 고정 장치를 풀고 총을 반 접어주는 것 만으로 쉽게 탄피를 빼 낼수 있는 중절식 리볼버였지만, 의외로 군용으로 널리 쓰인 것은 영국의 Webley Revolver 나 일본의 26식 권총 정도 뿐이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권총을 다 쏘고 재장전 해서 또 쏘는 일이 별로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권총의 주요 사용자는 장교나 기병이었고, 장교가 총을 쓸 일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과, 전술의 변화로 기병이 주요한 전력이기 보다는 정찰 부대로 변화해 갔기 때문에 권총의 빠른 재장전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입니다. 게다가, 20세기 초에 이미 더욱 빠르게 탄피를 배출하고 재장전 할 수 있는 자동 권총이 서서히 등장 하면서 중절식 리볼버는 그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군에 널리 채용되지는 못하고 맙니다.

중절식 리볼버의 재장전 법은 위에 설명한 대로 고정 장치를 풀고 꺽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사진의 영국군의 Webley Revolver등은 이때 탄피 차개가 탄피를 실린더에서 끌어 내 주기 대문에 더욱 쉽게 탄피를 배출 할 수 있습니다. 4. Swing out cylinder, 리볼버의 완성형 자동권총의 등장은 군용권총으로써의 리볼버의 가치를 하락 시켰고, 루거 P08과 콜트 M1911이라는 두 명품은 빠르게 세계 군용권총시장을 장악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이 무렵 리볼버의 역사에도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으니, 바로 현대 리볼버의 완성형이라고 할 수 있는 swing out cylinder 방식이 등장한 것입니다.

swing out cylinder방식의 대표적인 군용권총, Colt M1917. 하지만, 개발국인 미국에서는 M1911의 부족을 매우고, 영국에서는 Webley Mk VI Revolver의 부족을 채우는 정도의 역할 밖에는 쓰이지 못한 비운이라면 비운의 권총입니다. swing out cylinder 방식은 영화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는 대로, 고정 장치를 풀고 손으로 밀어주거나 단순히 총을 흔들어 주는 정도로 실린더가 옆으로 열리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swing out cylinder 방식이 중절식 보다 유리한 점은 보다 빨리 실린더를 개방하여 탄피를 빼낼 수 있다는 점과, Moon Clip이나 Speed Loader의 사용에 더 편리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중절식보다 프레임을 더 튼튼하게 만들수 있기 때문에 메그넘 탄등의 강력한 탄을 쓰기에도 더 유리합니다.

총 아래에 묶여 있는 탄환 다발이 바로 Moon Clip Moon Clip은 리볼버식 권총에 빠른 탄피 배출과 재장전을 위해 탄을 6발씩 묶에 놓은 것으로, 이 외에도 .45 Cal등의 자동 권총 탄을 리볼버에서 쓸 수있게 하는 역할로도 사용됩니다. 3발씩 묶인 것도 있는데, 이경우에는 half-moon clip이라고 부릅니다. 스피드 로더는 단순히 리볼버에 빠르게 탄을 장전 하기 위한 묶음으로, 탄을 장전한 뒤에 탄을 묶은 결속장치를 떼내는것이 moon clip과는 다른 점입니다.

6연발 리볼버용의 스피드 로더 현대의 리볼버는 군용권총으로 이미 그 가치를 잃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군 제식으로 사용되지 않거나, 잘 해야 주력 권총의 보조용으로 사용되는 정도이고, 보조 권총으로서의 역할도 점차 소형 자동 권총에게 밀려나는 추세입니다. 경찰용으로도 우리나라나 일본등 총기가 동원 되는 강력 범죄가 별로 없는 국가나, 경찰 규정상 초탄을 공포로 쏴야하는 나라에서나 효용성이 있을 뿐입니다. (자동 권총에서 공포를 쏘면 탄피 배출이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 사실상 최초의 연발 화기였던 리볼버는 이제 그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