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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아저씨, 거기서 뭘 해요?"
게시물ID :
humorbest_369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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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숲고양이
★
추천 :
32
조회수 :
7725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7/11 03:21:45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7/10 05:01:44
BGM - 이루마 'River flows in you' 빈 병 무더기와 술이 가득 찬 병 무더기를 앞에 놓고 우두커니 않아 있는 술꾼을 보고 어린 왕자가 물었다. "술을 마신다." 술꾼은 몹시 침울한 얼굴로 대답했다. "술은 왜 마셔요?" "잊어버리려고 마신다." "무엇을 잊어버려요?" 어린 왕자는 그 술꾼이 안쓰러웠다. "부끄러운 걸 잊어버리려고 그러지." 술꾼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부끄러운 것이 뭔데요?" 어린 왕자는 그를 돕고 싶은 마음에 물었다. "술을 마시는 게 부끄럽지!" 술꾼은 이렇게 말하고 다시는 입을 열지 않았다. 어린 왕자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그 별을 떠났다. 어린 왕자는 길을 가며 생각했다. '어른들은 정말이지 참 이상해.' ------------------------------------------------------------------- 어린왕자는 읽을 때마다 느껴지는 감정이 달라지는, 다른 느낌을 받는 작품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술집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하게 되고, 토요일에는 어린이집도 나가지 않아서 시간이 많이 남더라. 어렸을때, 아주 어렸을 때, 초등학교를 다니며 바뀐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든 시절을 보낼 때 읽었던 어린왕자에서는 그다지 큰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친구가 없이 외로이 떨어진 어린왕자에게 그림을 그려주는 비행기 조종사처럼, 길들여지는 여우처럼, 이미 주변에 버티고 있던 장미처럼.. 나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있을까, 나를 길들여줄 사람은 있을까, 나를 위해 그림을 그려줄 친구가 생길까. 라며 좁은 단칸방에서, 넓은 학교로 어린왕자가 다른 별을 여행해 지구를 향해 온것마냥 들떠 있었다. 어린 마음의 기대는 무참히 깨어지고, 따돌림과 괴롭힘, 비난과 폭력에 굴복하여 하루하루 괴로움에 절어 하굣길에 눈물을 흘리고, 병원에 계시는 아빠, 혼자서 일하느라 힘든 엄마 걱정하실까. 낮에는 회사일, 밤에는 식당일로 쉴틈 없이 일하는 엄마덕분에 엄마가 보고 왜 우냐고 물을 걱정없이 밤마다 펑펑 울고, 또 학교에 가고, 울며 동생을 챙기는 날들. 그리고 중학교에 올라가서 친구들이 생겼다. 물론 나를 괴롭히던 녀석들도 있었지만 마음을 나누고 대화를 나눌 친구들이 생겼다는것이 너무나도 기뻤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도중 어린왕자를 다시 읽게 되었다. 이번에 와닿은 이야기는 여우의 이야기. 친구의 집에 놀러가는게 너무 즐거웠다. 나는 친구의 집에 놀러가는 시간을 기다렸으며, 그 시간이 되기 전에는 항상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친구가 우리집으로 놀러오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 전날부터 집을 청소하고, 정리하였다. 그때만큼 길들여진다. 길들인다. 의 의미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느끼고, 즐거워했던 적이 있었던가. 고등학교에 올라가고, 나름대로 꿈이 생기며, 꿈을 구체화 시키며, 남 모르게 꿈에 대해 한발자국 한발자국 노력했지만. 아는게 없는 우물안 개구리. 초등학교, 중학교부터 학원을 다닌 아이들과의 실력 차이는 하늘과 땅. 점차 좌절하며 힘들었던 시절, 다시금 읽게 된 어린왕자. 그때에는 나에게도 갈증을 가라앉혀주는 약을 파는 상인이 다가왔다. "숲굉아. 너도 학원에 다녀보거나 과외를 받을 생각 없냐?" 차마 집이 어려워서 그런건 생각도 해본적이 없다고 친구에게 말할 수 는 없었다. 살고 있는 초라한 집이 너무나도 창피해서, 내 꿈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런 저런 핑계로 몇년만 전이었어도 마음을 나눌 수 있겠다고 즐거워한 친구들에게 이것저것 재보느라 비밀을 말하지 못하고 숨기기만 한 친구들이 내게는 갈증을 가라앉혀주는 약이었다. 잠시만은 집안 사정을 잊을 수 있고, 꿈을 향해 뛰지만 여유가 없어 허덕이는 나를 잊을 수 있었다. 다시 읽게된 어린왕자는 나에게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길을 찾아봐.' 라고 말해주었다. 막연히 그렇게 마음속에 새기게 되어 그당시의 내 생각을 다시 떠올리기는 힘들지만 아직도 어린왕자를 읽고 나서의 편안함은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어린왕자를 잊어갈 즈음. 대학교에 올라가서 원하는 공부를 하고, 원하는 것을 배우며, 친구를 사귀고, 방학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서울에 아버지와 함께 일을 하러 갔을때에는 아버지께서 학생주제에 여유가 없다고, 친구들과 놀기도 하라고 하셔서 무언가 놀거리를 찾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때마침 오유에서 정모로 즐겁게 놀았습니다! 헤헤) 일년이 지나고 후배들이 생기고,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마음을 표해보았다가도 이내 절망하고.. 그렇게 방학이 되어, 다음학기에는 자취를 해보려는 마음에 다시는 몸이 힘들어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술집 아르바이트. (뭐, 그동안 일해서 번 돈은 동생 휴대폰요금이다 전기세다 수도세다 뭐다 전부 여기저기로 빠져나가버렸지만..) 알바를 '야'라고 부르며, 심하면 툭툭 때리거나 욕설을 퍼붓는 진상 손님을 만나더라도, 내 얼굴이 곧 가게의 얼굴. 이라는 생각으로 버티며 일을 했지만. 아무리 단골들이 일을 잘한다고 칭찬해도, 여자알바가 들어오면 속수무책이더라. 친구가 군대를 간다고 해서, 어제 밤에는 미친듯이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며 속으로는 눈물을, 겉으로는 웃음을 띄고 미친듯이, 나를 잊어버릴듯이 마셨다. 그리고 새벽이 되어 집에 돌아왔다. 오른손에는 맥주 피쳐를 하나 들고. 눈에 띈 낡고 헤진 어린왕자. 벌써 8~9년이 된 책. 엄마를 졸라서 힘든 형편에 서점에서 사서, 나에게 위로가 되어준 책. 술이 어느정도 깨고 나서 다시 맥주를 컵에 따라 라면 부순것을 안주삼아 먹으며 읽기 시작한 어린왕자. 내 앞에는 나를 측은하게 바라보고 있는 어린왕자가 서있었다.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그런데 거기서 뭐해요?" "술을 마신단다." "이제는 아저씨가 다 됐네요, 술도 마시고. 그런데 술은 맛있나요?" "아니, 전혀, 쓰기만 하고 나중에는 머리도 아프단다.." "그런데 그런걸 왜 마셔요?" "글쎄, 창피해서..?" "뭐가 창피한데요?" "술이나 마시는 내 모습이 창피해서. 그걸 잊어보려고 마신단다." 그리고 어린왕자는 궁금한 눈이 아닌 안쓰러운 친구를 바라보는 눈빛을 한채로 내손을 잡아주었다.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는 방금 꾼 꿈에 눈물을 흘리며, 가슴이 아파서 웃어보려 인터넷 페이지를 기웃거린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가 쓴 글에 어떤 덧글이 달렸을까.. 같이 살아가자. 고맙다. 힘내자. 힘내라. 화이팅. '이또한 지나가리라' 배워간다. 건강해. 힘내요. 술한잔 사줄께(마음만 받을게요 ^^;; 고마워요.) 화이팅!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하나의 점이 되어, 너희들의 마음속에 점점 굵은 선을 그어가게 될꺼다.' 라고 말해주신분. 모두 감사합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댓글로 작지만 힘내라고 한마디, 한마디 적어주신 말들이 모여서 제 가슴속에서 정말 하나의 선이 된듯, 다시금 꿈을 향해서 힘들지만 노력할 수 있는 연료가 되어서, 도화선이 되어서. 멍청하게 눈물 뚝뚝 흘리며, 내 인생에 있어서 만났던 그 어떤 어린왕자보다도 오늘의 어린왕자는 고맙고 감사했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릴게요. 고마워요. 감사해요. 그리고 이제는 손이 커진건지 한손으로도 슥슥 넘길 수 있어친 책장. 이 책과 함께해온 짧은 기간이지만 8년에서 9년이라는 세월동안 바뀐 독후감상문이 다시한번 제 지난 날을 되돌아보게 했네요. 어린왕자. 누군가의 장미꽃이, 누군가의 여우가, 누군가의 비행기 조종사가 되어주세요. 저도 누군가의 소중한 친구가, 인연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연인이 되겠다고는 말 못하겠네요 ^^;; 오유인이니까요... ㅋㅋ) 다시 한번더, 우리 같이 힘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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