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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손님들 보고 생각난 피시방 알바 사이다
게시물ID : soda_36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회계사라져라
추천 : 25
조회수 : 4013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6/06/04 21: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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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전 일이지만 갑자기 생각나서 써봅니다.
 
방학에 삼촌네 피시방에서 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단골분들은 사장님 조카인 거 아니까 잘 해주시고 음료수도 가끔 사주시고 알바도 편하게 했었는데 그 동네가 외지인이 좀 많은 곳이라 갑질을 하는 사람이 없는 건 또 아니었습니다.
하루는 여자 둘이서 피시방에 와서 자리에 앉더니 음료수 가져오라고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물론 반말로요. 근데 저희 피시방은 카운터에서 찍고 계산 후 먹는 시스템이라 와서 계산 하시고 가져가셔야한다고 했더니 막 욕을 하는거에요. xx년에 어쩌고. 그래서 그 자리로 가서 지금 뭐라고 하셨냐고 하니까 xx년이 손님이 시키는데 말대꾸 하고 지랄이라면서 둘이 아주 죽일듯이 지랄하더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왜 욕하시냐고 저희는 찍고 먹어야 한다고 하니까 사장 불러오라고, 너 오늘 잘릴 줄 알라는 진상 레파토리 그대로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네. 사장님 불러오면 되는 거죠? 하고는 바로 그 앞에서 전화기 들고 삼촌에게 전화했습니다. 삼촌이 전화 받자마자 서러움에 엉엉 울면서 여기 여자 둘이서 욕하면서 삼촌 오시라고 한다고 빨리 와달라고 그러니까 여자들이 당황해서 자기들끼리 수근거리더라고요. 삼촌이 울지 말고 기다리라고 바로 간다고 하셔서 전화 끊고 곧 삼촌 오실거니까 삼촌하고 얘기 하라고 그러고는 카운터로 갔습니다. 5분도 안 돼서 삼촌이 와서 누가 그랬냐고 그래서 저 여자들이라고 그러니까 바로 그쪽으로 가시더라고요. 주변에 계시던 아저씨, 삼촌 친구분들이 저 대신 사정 설명해주니까 정색하시면서 애한테 왜 욕을 하시냐고 그러니까 아까 저한테 욕하고 지랄하던 거 어디 갔는지 금새 시선 내리깔고 중얼거리다 죄송하다고 하는데 어이가 없었네요, 진짜. 삼촌이 조금 무섭게 생기시기는 했습니다. 인상도 사납고.
 
 어린 학생 혼자서 피시방 카운터 보니까 그렇게 만만하게 보였나... 삼촌이 일단 집으로 가라고 해서 집에 갔고 그 뒤는 어떻게 됐는지 잘 모르겠네요. 어떻게 보면 배짱 영업이라고 생각 하실 수도 있는데 삼촌이랑은 제가 어릴 때 부터 같은 집에서 살았었거든요. 커서는 같은 집은 아니지만 5분 거리에 살고 계시고. 그래서 조카가 쌍욕을 들었다는 소리에 화나셔서 그렇게 하셨던 거 같아요. 오래 같이 있었어도 사실 무서워서 친근하게 못 다가간 삼촌이었는데 전화에 바로 달려오시는 그 모습 보고 엄마랑 할머니가 삼촌이 너 얼마나 예뻐하는 줄 알아? 라는 소리가 이해 갔었습니다.
 
 
 
 
끝을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 지 잘 모르겠네요. 사이다 아닌 사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출처 제 기억 속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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