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육아휴직내고 백일된 아가 돌보는 중입니다. 졸업 후 거진 마흔이 다되가도록 전문직종으로 일만하고 살았는데 결혼 후 아가를 갖고나니 하루아침에 모든게 달라지네요. 원래도 혼자 다하다시피하던 집안일, 애보면서 좀 빈번히하는거만 안달라졌구요 ㅎ 그나마 남편이 술 담배안하고 아가 예뻐하는게 참 다행이라 생각하고 지내고 있는데 가끔씩 못씻고 못자고 못먹는게 울컥 치미는 날이 있네요.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동호회등 사적인 모임이 서너가지 되는 남편인지라 자주는 아녀도 한달에 대여섯번 회식을 하죠. 맘 같아선 갖난쟁이 아기 핑계대고 그냥 집에 와줬음 싶지만 생각뿐이구요. 그래도 오늘은 왠지 더 속상하네요. 전날 사소하게 다퉜던 것도 있고 더운날 애 돌보느라 초라한 꼴을 몇번 보인것도 맘에 걸리고. 집에서 아내가 아기랑 씨름하느라 제대로된 밥한그릇 먹기힘들다는거 알면서도 사람들하고 어울려 웃고 떠들 수 있나요. 제가 반대입장이면 되도록 모임을 삼가거나 일차만 하고 적당히 빠지거나 전화로 안부라도 자주 전하거나 올때 뭘 사다쥴까 물어본다거나 할텐데 말이죠. 실제로 아기 생기기전에도 전 거의 분기별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회식 전전긍긍하면서 했는데. 참 가사분담도 그렇고 스스로가 한심하네요. 제딴에는 그냥 사랑하니까. 내가 귀찮은건 남편도 그럴테니 시키거나 잔소리하기보단 내가 하고말지뭐. 이런주의였거든요. 현명하지못해서 제 발등 제가 찍은듯요. 초저녁되서 애기매달고 동네 한시간 걷고 와서 애기를 앞에 두고 방바닥에 앉아 들어오면서 사온 편의점 샌드위치 먹는데 눈물이 나데요. 남편은 연락도 없고. 이제 애기 씻겨 재웠는데 저도 좀 씻고 역시 편의점에서 사온 오돌뼈에 맥주나 한잔 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