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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은 과학인가?
게시물ID : science_368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アンノウン
추천 : 3/7
조회수 : 2046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4/06/13 13: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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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 대한 해묵은 논쟁은 의학 종사자와 한의학 종사자를 비롯해 이 사인에 흥미가 있는 비전문가 등 많은 사람이 의견을 내고 논의를 해 왔습니다. 다만 대부분 서로의 견해 차이만을 확인하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쓰는 글 또한 저의 입장만을 확인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저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 또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 글을 씁니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과 같은 자연과학을 비롯하여 공학, 의학과 같은 응용과학, 그리고 사회과학 같은 학문이 ‘과학’이라고 불리는 데에는 단순히 비전문가가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나열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단순히 상대성이론을 논하고, 양자역학을 논하고, 진화를 논하는 것이 과학이 아닙니다. 과학이 과학인 이유는 개별적인 이론들이 어렵고 대단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어떠한 사실을 검증하고 지식을 축적하는 방법을 과학적 방법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과학적 방법을 통해 축적된 지식체계를 과학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다만 원래는 과학을 연구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과학적 방법이므로 이 설명은 인과가 역전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학적 방법에 대해서는 반증 가능성이라든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이 되는 기본적인 사고는 회의주의입니다. 기본적으로 실험이나 관찰, 혹은 가설에 대해 그것을 의심하는 것으로서 검증하는 방법이 과학적 방법입니다. 상식이나 믿음보다는 논리적 접근을 하고, 경험에 대해서는 그것이 개인의 편향된 체험이 아닌지 의심을 해보고, 실험할 때는 누구라도 재현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고 객관화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얻은 결과를 객관적으로 타당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법이 필요한 것은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혹은 상식 등을 믿으며 이 때문에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어떠한 가설이나 주장, 경험 등을 긍정하는 방향에서 접근하기보다는 회의하는 방향에서 접근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왜곡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회의주의를 바탕으로 한 이러한 검증 체계는 상당히 합리적으로 여겨지고 있고, 과학이 아닌 분야에서도 이러한 방법들을 차용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한의학은 과학인가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저는 한의학이 과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한의학이 회의주의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방법을 통해 검증된 지식체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주류의학은 회의주의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방법을 통해 치료에 대한 이론이나 치료 방법을 정립했고 정립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과학의 하나로서 인정을 받습니다. 반면 한의학의 성립에는 이러한 과정이 없었습니다. 한의학을 이루는 개별적인 이론은 물론이고, 한의학을 아우르는 기저 이론 또한 과학적 방법과는 무관한 방법으로 정립되었죠. 한의학이 과학이기 위해서는 한의학을 이루는 개개의 시술법과 한의학의 근간을 이루는 기혈론이나 음양론 같은 이론, 한의학이 인체를 바라본느 패러다임, 그리고 한의학이라는 지식체계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검증이 별개로 이루어져야 하고, 이것을 통해 걸러져야 합니다. 문제는 한의사를 비롯하여 한의학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이러한 회의적인 접근에 대해 부정적이고 소극적입니다. 한의학이라는 지식체계에 대한 전문가들이 과학적 방법에 의한 검증에 대해 부정적이라면 한의학이라는 학문은 과학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남는 문제는 이 과학적 방법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느냐일 겁니다. 과학적 회의주의에 기반을 두어 생각해 보면 과학이라는 지식체계는 가장 합리적으로 여겨지는 검증방법에 의해 축적되었지만, 개별적인 지식이 반드시 옳은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보고 있으며 언제든지 깨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여깁니다. 어떻게 보면 언제든지 부정될 수 있는 불안정한 지식체계입니다. 어떻게 보면 과학적 방법과 이를 기반으로 축적된 주류의학이라는 학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검증 방법을 얼마만큼 신뢰할지는 개인의 선택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의학은 이러한 검증 방법을 통해 생물학과 연결이 되었고, 생물학은 화학과, 화학은 물리학과 연결됩니다. 또한, 자연과학은 공학과 연결되죠. 의학은 오롯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른 과학들과 사슬처럼 연결되어 있으며, 엉덩이에 맞는 주사와 컴퓨터는 동일한 이치를 따른다고 여겨집니다. 저는 과학과 과학적 방법이라는 검증 방법에 대해 이를 바탕으로 구축된 지식체계에 의해 만들어진 도구를 쓰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간에 글을 쓰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탄하는 신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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