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꿀을 하나 사야 하는데 문득 24년전 기억이 떠오르면서 멘붕이 와서 멘붕계로....
정신이 없음으로 음슴체로 가겠음.
중학교가 신생 중학교 였음... 체육시간에 애들한테 운동장 돌 주으라고 시키고
꽃사와서 화단에 심으라고 하는 아무튼 체계가 덜 잡힌 학교 였음.
그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아마 경기도 어딘가로 갔었음.
첫날은 어디 구경하고 어디 이동해서 또 구경하고 뭐 이따구 였음.
버스에서 내려 큰 강당에 몇반씩 아이들이 모였음.
선생들은 무슨 식사 대접을 받는지 우르르 빠져 나가고
두세명당 종이컵 하나씩 을 받았음.
갑자기 어두워 지고 벌의 일대기랄까 짧은 비디오를 하나 보여줌.
비디오가 끝나고 갑자기 꿀을 종이컵에 떨어뜨려 주고 물을 부어줌.
그러면서 아이들한테 만병통치약 인듯 꿀자랑을 함.
그리고 컵을 흔들어 보라고 육각형이 보이지 않냐고 진짜 꿀에서만
보이는 거라며 마구 자랑질을 함.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컵을 들여다 보며 신기해 했음.
그리고 부모님이 챙겨주신 용돈을 꺼내서 한병씩 사기 시작함....
나도 너무 신기해서 아 꿀은 이런게 생기는 거구나 하며 한병 샀음.
두세병씩 사는 아이도 있었음...
그렇게 수학여행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엄마아빠한테 자랑함.
컵에 꿀을 붓고 물도 부어서 육각형 모양이 생긴다고 보여줬음..
뭐 애들한테 파는게 다 그렇지...
성인이 되서 꿀 조금 섞고 설탕 들이 부어도 그런 모양이 생기는 걸
알게 되면서 멘붕이 왔었음...
선생들 대접 받을 때 볼거리로 속여서 애들 코묻은 돈 뺏은 격이니..
그당시 아직 선생은 하늘같은 존재니 부모들이 뭐라고 항의전화는 하지 않았음.
그냥 애들이 속아서 산거니 싶어서... 그런 기억이 나서 멘붕썰하나 적어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