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자이구요.. 사귄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둘 다 나이도 결혼적령기인 데다, 성격보다는 성향이 매우 잘 맞아서 사귄 지 얼마 안되어부터 결혼 이야기도 하고 있어요.. 조만간 서로 부모님 뵈러 갈 거고 1년 후쯤 결혼 계획하려 하구요.
근데 제가 정말.. 남친이 고치지 않으면 결혼도 재고해 보려는 부분이 있어요.
남친이 잘 욱하는 성격이에요.. 그러다 보니 혼자서 무언가를 하다가 잘 안되는 일이 생겨서 열 받으면 예민해진다든지. 회사에서도 열 받는 일이 생기면 엄청 예민해져요. 배고플 때, 피곤할 때에도 예민해져서 제가 눈치를 살피게 돼요. 예민해져 있다는 건 차갑고 딱딱한 말투랑 행동에서 다 느껴지구요.
저는 서운한 게 생기면 꽁해있거나 삐쳐있지 않고 최대한 대화로 풀려고 말하는 성격이에요. 오빠의 이 말에 아까 좀 서운했다. 혹시 지금 기분이 안 좋으냐. 오전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 화가 나 보인다. 등 상대방 기분도 물어보고 내가 서운한 것도 이야기하고..
근데 남친은 제가 그런 부정적인 내용의 '심리적인 이야기'를 꺼내면 화를 내기 시작해요. 대화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구요..
인상 찌푸리며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그래서 제가 다시 "아니 예를 들면 아까 나 만났을 때부터 차 짐정리하면서 아씨, 이러고 되게 화나 보였다. 나한테도 너 그걸 왜 가져왔어? 라면서 화내듯 말해서 오빠가 기분이 안 좋아보이는데 왜 그런 건지를 묻는 거다. 만약 오늘 여행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조금 가까운 데로 여행지를 바꿀까하고 제안해본 거다" 라고 설명을 하면....
폭발합니다... 그런 거 아니라고 하지 않냐고. 자기가 트렁크 짐이 너무 많으니까 정리하느라 짜증이 날 수도 있는 거지 내가 언제 너한테 그렇게 말하고 너한테 화냈냐고. 여행지를 지금 왜 바꾸냐고, 나랑 장난하냐고.
다른 사람이 많이 있는 공공장소에서도 화낸 건 4일 전에 처음이었는데... 너무 충격적이더라구요...
주변 사람들이 힐끗 자꾸 쳐다보기에 제가 "좀 조용히 좀 해!" 라고 속삭이듯 화내니까, 오히려 큰 소리로 "남들이 뭐가 중요해?!" 라면서....
제가 벙쪄버렸어요.... '감당이 안된다..' 이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남친과 수차례 싸워봤고 매번 욱하는 성격인 거 파악하고 있는데요.. 제가 그런 순간엔 늘 딱 입 다물고 기다립니다. 몇 분 지나 진정하고 나서, 또는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절 안아주면서 미안하다고 해요.
4일 전 그날 밤에 대화할 때, 자기가 욱하는 성격이라 미안하다고. 자기 고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말하더라구요.
(어이없는 건,, 본인이 고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면서도, 제가 닥달하듯이 말하는 게 매번 너무 짜증이 난대요 ㅎ 그건 저더러 고치라고. 저는 오해가 있었던 부분이 있는지 풀기 위해서 아까 했던 행동과 말을 되짚는 과정일 뿐인데.. )
욱하는 성격 가지신 분들.. 여친이 어떻게 해주면 좋을 것 같으세요?
연애에도, 결혼에도 싸움은 없을 수가 없잖아요. 남친이 욱한다. 그럼 여친이 어떻게 해야 현명한 건가요? 아니면 욱하지 않게 하려면 여친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직 답을 모르겠어요... 싸울 때 남친의 욱하던 그 모습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고 충격으로 계속 남아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