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서 음슴체로 써보겠습니다.
나는 결혼하기전 시골에서 신랑이랑 쪼끄만 가게를 했음.
내가 거의 손님응대하고 남편은 발주 창고정리 회계등등
하여튼 둘이서 진짜 힘들었음ㅠㅠ
젊은 사람이 잘없고 하니까 어르신들이 엄청 귀여워해주셔서 힘들어도 그럭저럭 버티고 그랬음..
어느날은 단골 할머니랑 몇번 같이 온 아저씨(할머니 아들)가 나한테 연애해본적 있냐고 물어봄.
항상 할머니가 우리가게 들렀다 장보러거나 미용실 갔다오면
아들이 앉아서 기다리다가 할머니 돌아오면 같이 집에 가는듯했음.
네 그럼요 하니까
다른 자기 친구들은 베트남 여자 만나 시집갔는데
자긴 60이 다 됐어도 아직 순수해서 여자 한번 못만나봤다고 했음.
모쏠이라 고통받나보네ㅠ 안됐네 싶어서 네네 하면서 얘기 들어줬더니
갑자기 나보고 남자친구 사귈 생각 없냐고 물어봄.
촉이 좀 이상해서 그냥 하하 웃기만 하고 아무말 안하니까
나를 보면서 혼자 막 술술 얘기를 꺼내는데
"내 나이가 5X고 시골에서 농사짓느라 좀 꼴이 이렇지만 농사로 돈도 제법 벌고 마음은 참 순수하다.
더 늦기전에 연애라는것을 한번 해보고싶다. "
진짜 토씨하나 안틀리고 이렇게 얘기함ㅋㅋㅋㅋㅋㅋ
그때 내 나이가 이십대 중반이었는데
우리아빠랑 나이 비슷하신분이.. 양심은 어디로 가셨는지..
중간에 말 자르고 저 남자친구 있어요. 하니까
아 그러냐구.. 자주 못만나지않냐...
자기는 여기서 집도 가깝고.. 차타면 금방 어쩌구 하기에
뒤에계신 사장님이요. 하고 신랑 나오라고 함.
신랑이 얼굴은 나름 곱상한데 인상이 좀 더럽고(?) 덩치가 큼.
신랑이 왜? 하면서 앞으로 나오니까 아저씨 갑자기 한참 말이 없음.
아예.... 하고 한참 말이 없더니 갑자기 후다닥 나감.
그거보고 아 진짜였구나 하고 확신했는데
더 충격이었던건 그이후로 뻔질나게 드나들던 그 단골 할머니가 아예 가게에 안옴.
그러고 몇달인가 있다가 은행갔다가 그 할머니를 만남.
내가 인사하려고 다가가니까 내 눈을 피하면서 도망가심.... 그리고 다시는 못봄....
다시 생각해도 참 멘붕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