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헤어지고나면 연락하는걸 참 싫어했어요.
물리적으로도 너무 바쁘고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이기도 했고...
처음에 뭣모르고 만날때는 몇초면 할수있는 연락이 바쁘다는 이유로 익스큐즈가 될까 싶었지만
많이많이 생각해보고, 입장을 바꿔서 상상해보고, 또 여러사람의 얘기도 많이 듣고 많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 오유 연게에서 공부 많이 했어요.
'연락'이라는 검색어로 검색되는 8페이지의 글을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중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글들과 댓글들은 모조리 다 읽어보았습니다.
기억할만한 내용은 스크랩도 해두었습니다.
그러고나니 그 사람이 많이 이해가되었어요.
그리고, 연락의 지속이 마음의 척도와 비례하지 않는 사람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는 사실도 알게되었습니다.
생각보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 사람과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이란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댓글 중 하나는
"떨어져 있을땐 나에게 충실히, 만나서는 상대에게 충실히"라는 내용의 댓글이었습니다.
'난 니가 눈앞에서 없어지는 순간 니 생각이 하나도 안 나' 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그 사람이
만나면 너무나 많은 배려를 해주고, 따뜻하게 대해주고, 작은 것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노력하고
내 기분, 내 감정을 살피고 조심하고. 함께 행복해하고..그러는 모습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지만, 그럴때마다 저는 이곳에서 많은 성숙한 사람들이 남긴 글과, 댓글들을 기억하며
노력할 것입니다.
같이 노력해보고싶다는 제 제안에 대답조차 하지 못할만큼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저에 대한 확신도 없는 사람이지만
깊이 생각해보고 대답해 주겠다는 견고한 텍스트는 이미 공기중에 사라져버린지 오래임이 분명하지만,
저는 저를 조금 더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일주일, 열흘, 보름씩...제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그사람에게 따뜻한 연락따윈 없을 것이고,
매우 자주는, 의미없는 제 메시지엔 대답조차 없거나, 응, 아니 정도의 간단한 대답만 존재하겠지만,
그렇게 지속되는 기간이 몇개월이 될 지 모르는 바다건너 롱디이지만
저는 노력할 것입니다.
그것이 저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리란 걸 믿기 때문이죠.
그 사람과 어찌되든, 그 사람이 절 어떻게 생각하던, 그건 지금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도 모든 일이 가능했던 것처럼,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