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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게시물ID : lovestory_467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자
추천 : 0
조회수 : 3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0/07 05:54:21

난 이럴 때 참 억울하다.

'내일은 기필코 늦잠이다!'

굳게 마음먹고 잠자리에 들었건만

다음날 아침, 습관처럼 꽤 이른 시간에 눈이 번쩍 떠질 때,

 

더 잘거야. 더 잘거야. 더 잘 거야.

억울해. 억울해. 억울해!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아무리 자세를 바꿔가며 다시 잠을 청해봐도

피곤하긴 한데

정신 또한 몽롱하긴 한데

가수면 상태에서 절대 깊은 수면으로 들어가진 못할 때,

정말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다.

 

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아니 내일부터 다시 시작될 빠듯한 일상을 생각하면

이것저것 미리미리 준비를 해두는 게 좋은 시점.

하지만 늦잠까지 빼앗겨버린 억울함에

나는 이 하루를

온전히 나만을 위해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밀린 드라마부터 몇 편 몰아보고 나니 꼬르륵.

부산스럽게 찌개까지 끓여 한 끼를 챙기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

 

뒹굴뒹굴 아이스크림 입에 물고 만화책 보기.

꾸벅꾸벅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보내는 나른한 오후

 

그러다 영화를 또 두 편 몰아보고 나니 꼬르륵.

냉장고를 뒤져 이것저것 다 몰아넣고

커다란 양푼에 고추장 한 스푼, 참기름 한 방울 뚝!

배가 불러 숨도 못쉬겠다는 시점이 오면

책도 영화도 눈에 안들어오고

자전거를 끌고 나가 동네 한 바퀴.

두 바퀴도 안되고, 세 바퀴도 안된다.

나는 지금 운도을 하는 게 아니니까.

소화도 시킬 겸 바람도 쐴 겸

정말 그냥 놀기 위해 산책을 하는 거니까

 

다시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침대에 늘어져 책을 본다.

그때쯤 밀려오는 졸음.

그 졸음과 함께 찾아 오는 이런저런 생각들.

 

아, 내일 일찍 일어나야하는데

아, 내일 할 일 되게 많은데

아, 오늘 좀 미리 해뒀어야 하는데.

 

하지만 별로 한 일도 없이 지나가버린 오늘 하루를

먹다 자다 놀다 그렇게 흘리듯 보내버린 나의 오늘 하루를

후회할 마음은 없다.

지나친 게으름이 만들어낸 자기 합리화라 불러도 좋다.

나를 둘러싼 모든 걱정, 고민들을 잠시 뒤로 밀어둔 채

딱 하루쯤,

내 일상에 쉼표 하나 찍어주는 게 그리 큰 잘못은 아닐 테니까.

 

 

-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中 - by 강세형  

 

졸린데..잠이 안오네요..ㅋㅋ

오늘은 저를 위한 시간을 보내야 할 듯!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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