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월동안 눈팅만 하다가 많은 분들이 잃어버린걸 찾으시는 걸 보고 처음으로 글 써봅니다.
굳이 여자사람을 쓴 이유는 저역시도 한줄 제목에 흔들리는 연약한 인간이다 보니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하는 기분에 약간 낚시같은 느낌이 있지만 쓰게 되었습니다.
마법사 여러분을 두근거리게 하는 연하남친 찾는 글도 아니고, 유머도 아니지만 제일 많은 분들이 보시는 것 같아서 유머게시판에 올리는 점 사과 드립니다.
제 친동생을 찾는 거구요, 벌써 6개월째 연락 두절 상태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부모님과도 전혀 연락이 안되고, 이메일, 싸이도 전부 삭제 했어요.
핸드폰도 이미 번호가 바뀌어서 다른 사람이 쓰고 있더라구요.
친구들에게도 연락해 보았지만 알면서도 안가르쳐 주는 건지 아니면 정말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은 건지 알 방법이 없네요.
뭐 어린 나이는 아니니 가출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전혀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부모님도 대단히 걱정하고 계십니다.
저는 일때문에 따로 나와서 살고 있고 집에는 여동생과 어머니, 아버지, 남동생이 살았는데
아버지께서 술을 많이 드시다 보니 주사가 좀 심하신 편이라 매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가족들에게 폭언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집안에 유일하게 있는 남자이다 보니 혼자서 많이 막아주고 욕도 먹고
그랬던 거 같은데, 참고 참고 지내다가, 작년말에 저희 집에 와서 제 일을 도와주며
같이 살았습니다.
저는 그당시에 같이 살고 있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동생이 와서 사는 것을 처음에는
반겨주는 분위기 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둘이 별로 좋지 않은 기류가 흐르는 걸 느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자친구가 동생에게 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싸이코패스인것 같다,
너도 아버지 같이 알콜중독자 되는거 아니냐 등의 말을 상습적으로 했다더군요.
동생이 밖에서는 활발하고 말도 잘하지만 원래 성격은 조용하고 별로 말도 없고
표정도 없는 편이라 같이 살아본 적이 없는 남자친구의 입장에서는 오해를 할수도 있습니다.
또 체대를 다니다 보니 술도 잘마시고 아직 혈기왕성하고 한창 노는 걸 좋아하는 나이라
저녁마다 약속이 잡혀있고 놀러다니고 했지만 저랑 살면서 한번도 일을 등한시 하거나
외박을 하거나 주사를 부리거나 한 적도 없습니다. 저도 다른 직원들처럼 똑같이 일을 시켰고
한번씩 둘이 나가서 같이 밥을 먹거나 커피 마시면서 얘기를 하는 정도 이상으로
친밀하게 지내거나 동생이라서 특별대우를 해주거나 한 일도 없었습니다.
일이 이렇게 되고 나니 차라리 그때 좀 특별하게 더 감싸주고 챙겨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남동생이 유난히 어릴때부터 저와 사이가 좋아서 애인처럼 같이 놀러다니기도 하고,
보기에 운동을 해서 우락부락하지만 저랑은 살갑게 얘기도 잘하고 애교도 부리고 했는데,
같이 살기 시작하면서 남자친구가 너랑 동생이랑 이상한 사이인거 아니냐든가 물어보면서
자주 싸우고 물건을 부수거나 저에게 폭력을 쓰기도 하는 일이 몇번 있었습니다.
아마 그런것 때문에 동생이 있어봤자 누나에게 피해만 주겠다라는 생각에, 더 상처받아서
아예 식구들과 연락을 끊고 나가버린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누나로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동생이 나가고 나서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현재 소송을 진행중인데 폭행에 관해서 동생의
증언도 꼭 필요하고 같이 일을 했었기 때문에 일 관련해서도 동생이 진술을 해주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동생 이름은 이기승이고 1988년생으로 용인체대 유도학과 2학년 휴학중입니다.
원래 살고 있었던 부모님 댁은 연신내이고 은평중학교, 선정고등학교 졸업으로 계속
은평구에서 살았습니다.
나가기전 마지막으로 이야기 했을 때 평택인지 오산인지에 기숙사 있는 공장이
있는데..라든가, 나이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등의 내용을 들었습니다.
전화번호나 메일주소 같은 것은 다 없어져서 뭔가 다른 단서가 될만한 것도 없고,
동생 친구들에게 수소문을 해봐도 다들 자기들도 전혀 모른다는 얘기뿐인지라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보시는 오유이니 혹시라도 주변에서 제동생을 아는 분이 있을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면 같이 일하는 동료라도 있지 않을까 약간은 기대도 하는데..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소나 전화번호 같은 사적인 정보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email protected]으로 메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이 너무 긴데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동생을 찾는데 도움을 주신분께는 제가 직접 찾아가서 식사라도 대접하겠습니다.
아니면 주변에 널려있는 잉여 여자사람들과 소개팅이라도 주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