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오유에 글을 남기네요.
늘 따뜻한 곳이란 생각을 하며 눈팅을 했는데 맘 속에 고민은 커져만 가고 털어 놓을 곳은 없어 이곳에 글을 써봅니다.
저는 30대 초반 여자. 그 남자는 2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것은 외국에서였습니다.
제가 무척이나 힘든 시기에 그 아이를 만나게 되었고 어린 친구였지만 저를 많이 위로해주고 많이 도와줬어요.
같이 있을땐 그냥 좋은, 맘 따뜻한 동생이구나...란 생각을 했었고
외국에서 만난 인연들이 다 그렇듯 우린 자연스럽게 헤어졌습니다.
근데 그 후부턴 무척이나 그 아이가 그리워지더라구요.
그냥 외국에서 외로운 시절 만나 정을 나눈 사이겠지...라고 제 맘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금세 별 마음이 안들꺼야..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에 있어도 맘이 계속 커져만 가요.
지금 둘 다 한국에 있지만 지역이 멀어서 얼굴 보기도 힘드네요.
그저 카톡으로 연락만 자주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녀석은 그저 저를 좋은 누나로만 생각하더군요. 워낙 나이 차이가 많으니 그렇기도 하겠죠.
6살 차이거든요.
제가 30대 초반이니 여러 남자를 만나봤지만 그 녀석만한 남자가 없더군요.
따뜻하고 배려심 깊고...그리고 제 이상형이었습니다. 사랑 가득한 가정에서 자라 늘 밝고 구김 없는 사람이었어요.
물론 사귀거나 이성적인 감정을 깊게 나눈게 아니니 남자로써의 그 아이는 어떤지는 잘 모르겠어요.
작년 이맘때 제 생일날 그 친구가 미역국도 끓여주고 생일 케잌도 챙겨주고 그러더라구요.
부모님이 20대 초반에 이혼하셔서 저희 가족 뿔뿔이 흩어져 살기 때문에
그 이후 제 생일때 소원은 누군가 나를 위해 정성껏 끓여주는 미역국을 먹어보는 것이었어요.
그 친구가 그걸 이뤄주더라구요.
뭐 그 아이는 자기가 내 소원을 들어줬다는 걸 모르겠지만요.
그냥 생일이 되니 작년의 그 녀석이 더 크게 떠올라 글을 남겨봅니다.
그래요. 감정 정리해야겠지요. 늙어서 이게 무슨 주책이랍니까. 어린 녀석에게.
감정 정리를 해야겠단 생각에도 이렇게 글을 썼습니다.
그동안 참 많이 고맙고 또 고마웠어 꼬맹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