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의경 자대배치 받고 2주나 됐을쯤 갑작스런 버스노조 시위로 새벽 4시쯤 출동을 나갔을때 일입니다
진짜 갓 이경인데 큰 시위 나가게 된 것도 처음이요, 갑작스레 새벽에 나간것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엄청 긴장을 하고 나갔죠
제일 중요한건 제가 여태까지 화장실을 항상 아침 7시에 가서 볼일을 봐서 제 몸이 그 시간이면 반응을 한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이 날은 엄청난 긴장감 속에 그 사실은 깜빡 하고 있었고 저희는 바로 투입되어 대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본 풍경에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분위기도 무섭고.. 또 아저씨들한테 괜히 미안하고 그랬죠ㅠ
상황이 좀 나아져서 잠시 뒤로 빠져 대기 중인 상태였는데... 그때 일이 터졌습니다
신호가 옵니다 봄날 아지랑이 피듯이 슬금슬금..시계를 봤더니 6시 50분쯤?? ㅋㅋㅋ
몇년 넘게 반응한 제 몸은 그 날도 역시 거를 줄을 몰랐고 전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ㅠㅠ
일단 참았습니다..대기 중인 상태에서 언제 다시 투입될지 모르는데 지금 화장실 급하다고 했다간 욕 좀 먹을 거 같고 무서웠습니다...
30분 넘게 참았나... 안되겠습니다...이러다 화산 폭발하듯 분출될거 같았고 용기내어 말씀드리고 화장실에 갔습니다
거기서 또 문제가.. 그 사이에 휴지 챙길 겨를이 어딨겠습니까..휴지가 없습니닿 ㄴㅇㄹ하ㅓㅁ지ㅏ서베샤ㅐㄷ거ㅕㅅ
자리 두개 다 차있는데 화장지 놔둘만한 화장실은 아니었고 식은땀 흘리며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있을때
또 화장실에 누가 들어오셨습니다..좀 전까지 대치중이던 시위대 아저씨 한분 ㅠㅠ
무서울게 아닌데 그냥 무서웠습니다 고개도 못들고 구석에 있었는데..
아저씨께서 저한테 오시더니 '화장지는 갔고 왔니?' 물어봐주십니다 ㅠㅠㅠㅠㅠㅠ
정 당연히 없다고 했고 아저씨는 저에게 그때 그 순간 그렇게 소중했던 화장지를 저에게 건네주셨습니다 지금도 감사 ㅠㅠㅠㅠㅠ
그리고선 저한테 어디서 왔느냐...학교는 다니다 왔느냐...우리들때문에 새벽부터 와서 너희도 고생이 많다...
그래도 너희가 이해해주고 좀만 참아주렴.. 하시면서 기다리는 동안 좋은 얘기들 많이 해주셨습니다
좀전까지 대치할때만 해도 무섭게 느껴지던 아저씨였는데 이제 동네 아저씨처럼...
그냥 우리 아버지들과 다를게 없는 분들이구나 다시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뉴스보고 하다 문득 그때 아저씨가 생각나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