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언제나 처럼 활발하게 즐겁게 지내는 흔한 애엄마입니다.
여느때처럼 오유에 들어와 베오베 글도 보고 공게도 보고 댓글도 달고 콜로세움 구경도 하고..
그러다 잠깐 크롬끄고 게임도 하다가 하트 다 쓰면 또 오유 왔다가..
지금도 잉여잉여하지만 더욱더 적극적으로 잉여해지고 싶어서 몸부림 중입니다.
사실 얼마전 갑상선에 여포암이 생겼대서 수술 날짜도 잡고 좀 울기도 하고 직장도 잠시 휴직.. 그때 남편이 큰 힘이 되었어요.
최근에 가슴에도 뭔가 잡히는거 같아서 검사를 또 했는데...
참... 양쪽다 몹쓸것들이 자리잡고 있대요.
검사결과보러가는날 ... 어제..남편이 아들과 캠프가서 저 혼자 갔다가 결과듣고 나오는데 다리가 풀려서 운전을 못하겠더라고요.
남편한테 전화했는데 목소리 들으니 눈물밖에 안나고 내가 뭘 잘못하면서 살았길래 갑상선에 직장암에 유방암까지... 내가 뭘 어쨋길래..
죄없는 남편에게 막 소리지르고 울었더니 남편이 지금갈께 한마디만 하고는 전화를 끊었어요.
병원근처 카페에 들어가서 태블릿보면서 소리 죽여서 계속 울었어요.
남편이 다시 전화했습니다. ㅇㅇ카페 앞이야. 비글이랑 같이 있는데 들어갈께.
휴지로 대충 눈물 닦고 청승맞게 앉아있는데 카페로 들어오는 비글이와 남편을 보니 또 눈물이 납니다.
비글이는 머리가 조금 아픈 아이라 누군가 항상 살펴줘야하는데.. 만약에 내가 없으면 어쩌지? 겨우 일반 초등학교가서 이제 적응중인데.. 미칠거 같았어요.
그리고 사실 미칠듯이 무서웠어요. 지금도 무서워요. 남편에게 무섭다고 하니까 남편이 나도 무서워... 합니다.
제가 무서워하니까 본인이라도 티안내고 강한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못그러겠답니다. 치료하면서 수술하면서 제가 힘들어할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무섭답니다.
비글이 학교도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밥먹이고 씻기고 전부 할 자신이 있답니다. 만약 내가 치료중에 머리를 민다면 자기도 같이 밀꺼랍니다. 치료중에 제가 밥먹기 힘들어하면 같이 굶을 자신도 있답니다. 한끼만 굶어도 죽을꺼 같은 표정이면서...
근데 제가 힘들어하는 걸 볼 자신이 없답니다. 그래서 무섭대요. 카페서 나와 집에 가서 셋다 씻고 그냥 잤어요.
근데 새벽에 남편이 저를 막 깨웁니다. 뭔가 유레카! 한 표정으로요.
그러더니 자기야! 자기 비글이 임신했을때 기억나? 그때 입덧 내가 대신했잖아. 이번에도 그럴수 있어. 자기는 치료만 받아. 내가 아프면 되니까.
.... 미친... 말이 되냐? 뭐.. 사실 임신했을때 저는 먹는 입덧이었지만 저대신 남편이 임신기간 내내 입덧한건 사실이예요. 그래도 그렇지. 무슨 신파극에도 못써먹을 대사를 이시간에 날 깨워서까지 심각하게 이야기하다니...
그래도 너무 고마워요.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새벽까지 머리짜내서 저 생각을 떠올린걸 보면 역시 내가 평생 같이살 사람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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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침에 친구뇬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 제가 죽을 확률은 아주 희박하더군요. 괜히 울었어... 살이 50그램정도 빠져버렸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