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오늘 1시경
나는 외근을 나가 회사에서 1시간정도 떨어진 곳에서 점심을 먹고있었다
난 그날 나에게 닥칠일을 전혀 알지 못했다
점심을 먹고있는 그때 한통의 전화가 왔다 나는 이때 이 전화를 받지 말아야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 xx씨 사무실로 택배가 하나 왔는데 자리에 놓아두면 될까요 ?
불현듯 내 머리엔 친구가 제주도에서 보낸다고 했던 귤이 생각났다, 사무실에서 같이 나누어 먹으라고 보내준다 했던 귤이였다 귤이여야만 했다
사무실로 오기로한 택배는 그것밖에 없기에 나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말했다
- 아 그거 먹는거니까 직원들이랑 같이 나눠 드세요
- 먹는거요? 알겠습니다 잘먹을게요 ~
이때 까지만해도 아무문제 없었다 문제는 3시경 회사로 복귀한 직후였다
사무실은 히터가 켜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낯설고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적막이였다
나는 의아하게 생각혀며 자리로 돌아가 서류를 정리하려고 했다
내 자리에는 예약한 피규어인 이리야가 있었다 꽤나 빨리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초뒤 내 뇌리를 스친 생각이 있었으니 이건 사무실이 아닌 사내에 있는 숙소로 도착했어야 할 물건이였다
떨리는 가슴을 뒤로한체 나는 침착하게 상태를 살펴보았다 포장은 벗겨져 있었고 있는거라곤 피규어 상자 하나였다 노출된것이다
끝났다 내 인생은 택배기사를 원망해봤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였다 뒷수습은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도 나지 않았다
일단 피규어를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아까의 일을 천천히 생각해보았다
먹는거라고 했다 나눠먹으라고 했다 심지어 로리가 네코미미에 방어력이 높은 옷을입고 고양이포즈를 취하며 홍조를 띄고있는 피규어였다
이미 이 시점부터 돌이킬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고 생각했다 핸드폰을 보니 시간은 3시 30분이였고 퇴근까지는 2시간 30분이 남아있었다
사무실에서 일을 정리할 시간이였지만 집에가서 해도 되는 일이였으니 난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내 마음과 다르게 하늘은 너무 맑고 아름다웠다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왜 택배기사는 숙소에 가져다 놓지 않은것인가라며 중얼거린다
기다리던 피규어 였건만 내 뉴런은 이미 붕괴직전이었다 이건 내 흑역사중 한페이지를 크게 장식할만한 일이였다
6시 까지 멍때리다 사무실에 들어가봤지만 변한건 없었다 침착하게 짐을 챙기며 나가려고 했다 회사를 나갈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때 사장님이 날 불렀다, 내 인생에 권고사직이 있을꺼라 생각도 못했건만 올것이 와버렸단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하지만 사장님의 입에서 나온건 뜻밖의 말이였다
- xx씨 오늘 오랜만에 회식한번 하려하니 밥이라도 먹고 들어가도록 합시다
회식이 별로 없는 우리회사였지만 어쩐일인지 오늘은 회식이였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난 고기를 씹었다
맛있었다 ... 넋이 나간 상태로 고기를 먹다보니 회식은 끝나있었고 우연치 않게 말하고 싶지 않은 상대와 말을 나누게 되었다
- xx씨 아까 그건 뭐에요...? 인형같던데
- 아, 그거 제가 아이언맨 피규어를 시켰었는데 잘못온건가 봅니다 반품 시킬꺼에요 ^^
-아 ... 그렇구나
이미 잃을것따위 없는 나에겐 얼굴에 철판까는건 문제도 아닌일이였고 믿든 말든 상관없다
난 살아있는것에 기뻐하며 집에 돌아와 피규어를 뜯었다 ... 어쩐지 피규어를 뜯자말자 그 동안 얼어있었던 마음이 눈녹듯 녹아버렸다
피규어 퀄이 높은것에대해 상당히 만족하는 나를보며 자괴감이 들었다 하지만 뭐 이미 지난일이니 어쩔수없다
난 오늘 일어났었던 일을 회상하며 글을 써본다.
역시 로리는 최고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