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일본 거주중인 한국인으로서 일본 현지에서 느끼는 코로나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1.일본인들은 코로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란 자각은 갖고 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도 상당히 늘었고 역이나 공공기관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을 보기 힘듭니다. 일본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건물 안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손 세정제가 비치되어 있고요(요건 코로나가 등장하기 전에도 비치되어 있었습니다)미팅을 위해 들른 회사에서 체온 측정과 손 세정 후에 사무실 안으로 들여보내 주더군요. 마스크는 당연히 어느 약국을 가도 구하기 힘들어졌고 손을 소독할 수 있는 알콜 물수건도 구하기 힘듭니다 회사 동료와 코로나에 대해 얘기하면 이미 만 명은 감염된 거 아니냐며 불안해 합니다. 사실상 뉴스나 인터넷에 나오는 확진자 수는 의미가 없다는 걸 다들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일본에서 코로나 검사하기
현실적으로 무증상이고 중국과의 간접적 접촉이 확실한 사람 외에는 코로나를 검사할 수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자신이 접촉자라고 하더라도 검사하려면 자기 비용으로 8만엔 (80만원) 정도 들여야 할 수 있다고 오늘 와이프가 말하더군요. 마침 뉴스에서 한국은 10만원 정도에 검사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역시 대단하다며 부러워 했습니다. 이미 중국과의 접촉이 전혀 없는 사람도 감염자로 나온 마당에 일본의 대응은 너무 늦다고 느낍니다
3. 일본 정부에 대해
사실 코로나의 대응에 대해 정부를 욕하거나 정부에게 무언가 불만을 품는 얘기를 하는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한국인 이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접하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마치 코로나와 정부는 별개인 것 처럼 느낄 정도입니다. 다만 이제껏 한국 정부를 까내리던 일본의 뉴스들이 한국의 검사자수와 일본의 검사자 수를 비교하는 방송을 내보내며 부러워 하는 것을 보면 좀 씁쓸해 집니다.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면서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을 째려보는 일본에서의 하루하루가 계속되네요 . 마치 자기 몸 못 지키면 바보가 되는 것 같습니다.
4. 코로나 대응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는 한국과 일본
사실 한국의 코로나 대응은 정치적이나 외교적으로 볼 때 상당히 손해보는 대응입니다. 확진자 수 세계2위는 현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너무나 좋은 통계입니다. 반대로 확진자 수를 가능한 한 감추는 일본의 방식은 영리합니다. 일본의 보수 정권이 어떻게 계속해서 정권을 잡고 있는지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사실상 코로나에 감염 됐어도 가벼운 감기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일본인들이 수 없이 많겠죠. 또 그렇게 운좋게 넘어간다면 딱히 일본 정부를 공격할 꺼리가 되질 못합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어떤 정부의 대응이 날 안전하게 해 주는지는 명확합니다.
한국 정부의 대응은 비록 외교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고, 정치인들에게 공격거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시민들을 가장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투명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일본 현지에서 언제 어디서 코로나가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나날이 불안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