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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기 - 호텔전반에 대한 이야기 1
게시물ID : emigration_35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ecluder
추천 : 7
조회수 : 349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1/08/28 02:20:18

안녕하세요,

 

한국을 떠나서 처음 캐나다에서 호텔관련업무를 시작해서 미국까지 경력이 벌써 18년째네요.

큰 호텔 (룸 250+)에서 일한 적은 없으나 여러 호텔을 운영한 적은 있어서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작은 단편식으로 올려볼까하네요... ㅎㅎ

음... 이게 비행기 게시판에 맞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항상 비행기게시판에만 글을 올렸어서...ㅎㅎ

 

제 경력동안 해본 호텔들은 BestWestern, Choice Hotel, Hilton and IHG등을 운영해보았고, 불행히도 Marriot계열은 아직 경험이 없습니다.

지금은 흔히들 말하는 Destination Hotel들(한국말로 굳이 하자면 관광지 호텔이라고 할까요)을 6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닷가를 바로 연결하는 호텔이라서 지난 기간동안 참 많은 신기한 손님들과 사례들과 진상과 고마운 고객들이 많았죠...

시간이 지나도 아직 머리속에 진하게 내 뇌세포를 부여쥐고 있는 기억들... 창작이나 가감이 없는 경험글이라는....ㅎ

호텔을 운영하시거나 갖고 계신분들은 공감하는 부분들이 있을겁니다... 그런 분들도 같이해 주시면 더 재미가 더해지겠네요.

대략 요약하자면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오늘 이야기 할 손님 케이스는 여행와서 헤어지는 커플들입니다. ㅎㅎ

 

1년에 최소한 10커플은 이런일들이 생깁니다.

체크인 할때는 분명히 커플인데, 나갈때는 혼자인....

가장 기억에 남는 커플은 2016년 겨울쯤으로 기억합니다.

남자는 40초반에 여자는 30후반쯤...(사실 미국분들은 여자들 나이가 구분이 안가요.) 5박을 예약해서 왔었는데, 3일째 되는날부터 frontdesk에서 제 attention으로 보고가 옵니다. 우선은 Tab이라고 해서 Bar에서 지나치게 많은 술과 음식이 계속해서 room charge되는데 delivery server가 보니 남자가 없다고 말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credit card 가 bounce나서 결제가 안된다고... 그래서 11시쯤 front manager와 함께 올라가서 문을 두들겨 보았죠... 그랬더니, 여자손님이 술이 꽐라가 돼서 나오며 울기 시작하는 겁니다... 남자친구가 첫날밤에 자기 벌려두고 갔다고, 그 이후로 술과 음식만 먹고 방에 있었던거죠... 난.장.판.... 방에 있던 TV는 작살난채로 켜져있었고, 온 방은 음식찌꺼기와 빈 술병들로 가득... (청소하는 친구들은 DoNot Disturb 싸인이 있으면 3일간은 안들어가봅니다만, 2017년부터는 2일에 한번은 들어가서 체크하는걸로 Policy를 바꿨습니다...)

 

결국은 경찰을 불렀고, 우리는 police report를 통해서 대략적인 사실을 들었죠... (여손님이 당일날 넘 취해서 다른남자와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남손님은 화가나서 당일날 밤에 버려두고 떠났다는.... 우린 Texas지만, 이 손님들은 Kansas에서 오신분들ㅠ). 그럼, 이런날 어떻게 처리될까요?

그냥 손실입니다... charge된 부분까지만 비용을 받고는 나머지는 다 회사에서 부담합니다. 왜냐하면 그 여손님은 돈도 차도 없거든요.

Asian분들은 대부분 가족단위로 오기에 이런일이 덜하지만, non-asian들에게는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좋지 않았던 케이스가 있으면 기분 뿌듯했던 케이스도 있기 마련이죠...

 

2017년 초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Frontdesk Manager가 아침에 방하나를 보고하더군요. Standard Room Rate으로 온 가족인데, Ocean 이 보이는 방으로 upgrade가 가능하겠냐고... (사실, 일반방은 비수기에도 $120/night이고 Ocean balcony room은 $220/night이라서 잘 해주질 않습니다.) 그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manager가 갖고 왔다는것은 뭔가 story가 있다는 거죠... 가난한 노부부인데 텍사스 북부 (Amarillo)에서 왔고, 그 장모가 90이 넘은분인데 생전 한번도 바다를 본적이 없어서 죽기전에 한번 보고싶다고 해서 9시간 운전해서 왔다고 하더군요... Wheelchair로 움직이지만 해변을 갈수 없어서 호텔에서 바다를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직접 뵈었더니, 정말 얼굴에 생기가 희미해져가시는 분이신데 가여운 마음이 들어 바로 upgrade해드리고 그 노부부에게 Golf Cart를 제 비용으로 대여해서 드렸습니다. cart로 해변 모래사장 drive해 드리라고... 

그 후론 check-out 할때 만나질 못했습니다만, 5월쯤에 그 노부부에게 감사편지를 받았습니다.

cart를 타고 해변에서 노을을 보았는데 그 광경이 넘 아름다웠다고, 그 할머니 3월에 돌아가실때까지 그 얘기를 반복했었다고...

 

갈수록 나이는 먹어가고 이제 갱년기가 되어가나 싶어서 이렇게 오유게시판 통해 기억을 기록해보고 싶었네요...

 

지루하거나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면 과감히 삭제하도록 할게요...ㅎㅎ

다른 업계에 계신분들도 참 재미지고 황당한 경험들이 있으실텐데, 같이 해주시면 더 좋겠네요.

 

그럼, 당분간은 기억에 편린이 나오는 대로 글을 올리도록 해보겠습니다...

 

다들 건강 건승하시고... 주말 잘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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