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내 첫소개팅 멘붕
게시물ID : menbung_359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똥배야사라져
추천 : 11
조회수 : 1363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6/08/13 13:46:30
베오베에 소개팅 글이 있길래 나도 문득 첫 소개팅의 날카로운 기억이 떠올라서  써봐요.  연애게에 썼다가 생각해보니 실패해서 연애를 못했으므로 멘붕게로 이사.

저는 친구에게 소개팅을 주선받았어요. 남자분 나이가 나보다 7살 많았는데 당시 제 절친이 9살 많은 남친이 있어서 7살은 별거 아닌것 같았죠. 

제 친구가 매우 조심스럽게 저에게 대머리끼가 있는데 괜찮냐고 성격은 정말 좋다고 다만 숫기가 없다고 설명해주었죠. 사실 저희 친가쪽(아빠포함)은 몽땅 대머리라 딱히 대머리에 거부감이 있는편은 아니에요. 김태희 정우성 뭐 이런 사람들아니면  외모에 단점 없는 사람이 어딨을까요. 그래서 흔쾌히 오케이 했어요.  

그리고 제 연락처를 친구가 남자분께 주면 남자분이 전화를 주기로 했죠. 근데 연락이 안오는겁니다. 결국 제가 친구에게 연락처를 얻어서 카톡을 보냈어요.  딱 한번 보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더니 인사치레 없이 딱 만남 약속만 잡으시고 쿨하게 끊으시더라구요. 넘나 폭풍같은것....!! 그래서 숫기가 없어서 나의 목소리에 부끄러우셨나보다 하고 김치국을 드링킹했죠ㅋㅋㅋㅋ 

드디어 대망의 약속날. 저나 그 분이나 약속 시간에 맞춰서 나왔어요. 첫인상은.....음....아재? 그러나 이정도는 이미 예상했기에 딱히 첫인상이 나쁘진 않았어요.  저도 좀 통통한 편이라 제 기준에선 보통이셨어요. 정형돈씨정도 덩치신데 저는  도니도니 좋아해서ㅋㅋㅋ 

식사장소에서 만난게 아닌데 그분이 딱히 식사할만한데를 생각하신데가 없다고 하셔서 제가 찾아본 맛집으로 가기로 했어요.   식사자리는 조심스러운 탐색전이었죠. 식사매너는 훌륭하셨어요. 대화는 주로 제가 주도했지만 대답은 열심히 하시는것도 눈에 보이고 해서 슬슬 호감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식사자리는 남자분이 내시고 제가 커피를 대접하기로 했죠.

 커피숍으로 옮기고 우리는 더 화기애애 해졌죠. 남자분이 이제는 긴장이 많이 풀리셨는지 좀더  대화에 적극적이셨어요. 당시는 메갈은 없을 때고 일베가 극성일 때라 조심스럽게 일베를 떠봤는데 다행히 정치관 종교관 모두 저와 잘 맞았어요.   
그러다가 서로의 일과 취미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아...함정카드 발동!!!!

그분이 취미가 구글링이었어요. 취미얘기를 하다보니 그분이 신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셨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멘붕ㅋㅋㅋㅋ

남자분이 남초직장에서 일하시는데 동료들과 구글링을 한다는거에요. 그래서 구글링을 하면 무엇을 가지고 하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그냥 다른사람 아이디같은걸로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친구 흑역사 발굴이라도 하나 싶었는데 하.... 직장동료들 아이디로 구글링을 해보면 그 사람이 뭐 했는지 다 나온다고 그걸 찾아낸대요. 그리고...다른 동료들한테 얘기를 해준답니다. 즉 소문낸다는거죠ㅋㅋㅋㅋ

자기가 몇개 찾아낸게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해주는데 직장여자동료 이름이나 폰번호, 회사아이디로 구글링해서 모텔결제 내역을 발견해냈다고...그걸 다른 남직원들한테 소문내구요.  
모텔에 한번 가는거도 아니고 갈 때마다 그걸 구글링 해서 얘가 언제언제 모텔갔다고 소문낸거였어요.  근데 자기가 또 구글링을 하다보니 남자동료가 같은 모텔에 묵은걸 발견했는데 알고보니 둘이 사귀는거 같아서 이걸 본인이 제일 처음 발견해서 다른 직원들한테 얘기해줬다고ㅋㅋㅋ

문제는 나중에 알고보니 여직원은 따로 사귀는 사람이 있고 그 남직원이랑은 아무사이 아닌데 소문이 그렇게 나서 결국 남친이랑 파혼하고 양다리 걸친 여자로 소문이 났다고... 
그러니 자기 정보를 그렇게 쉽게 남기면 안된다고 태연하게 저한테 얘기해주는데 저는 이미 응???음????? 
혼란과 혼돈의 상태 
뭐지 자기가 소문내서  파혼했는데????
  
그리고 또 뭐더라 다른 여직원이 어디 성형외과에 문의 남긴거, 휴가를 남친이랑 간거, 쇼핑후기 이런거를 찾아냈다고 여직원들이 혼자 휴가간다는거 개뻥이라고 험담하시고.... 

남직원도 구글링해서 언제 모텔가는지 자기한테 뻥친거 없는지... 흑역사같은거 찾아내면 남직원들 사이에 소문내서 놀렸다고....자기도 걸리면 안되니까 본인꺼는 싹 다 지웠다고 자랑하셨어요....

저는 남자분이 너무 재밌다는듯 말씀하시길래 진짜 별일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더라구요. 결국 당황한티를 못숨기고 어버버 했죠. 그건 범죄같아ㅜㅠ 재밌는거 아닌거 같다구ㅠㅠ

 결국 사생활침해 아니냐고 돌려말하고  3시간이 넘는 화기애애 했던 대화를 급 마무리하고 집에 오면서 내 폰번호 구글링할까봐 급 무서워짐...

 집에 와서 남자분께는 잘안맞는거 같다고 칼카톡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신 소개팅따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함. 끝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