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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용산 전자상가에 갔다가 눈에 띄어서 산 게임들이 많았는데, 그 중 아직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고전 명작 게임이 바로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3입니다.
미국의 3DO사에서 발매한 판타지 전략게임인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3는 국내에서도 꽤나 팬들이 많았고,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죠.
워낙 인기가 높아서 2000년까지 두 개의 확장팩인 아마게돈 블레이드와 쉐도우 오브 데스가 나왔는데, 원본을 포함하여 3가지 게임 모두 완벽하게 한글로 번역되어 출시되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종족은 선한 세력인 캐슬, 램파트, 타워/ 사악한 세력인 인페르노, 네크로폴리스, 던전/ 중립 세력인 스트롱홀드, 포트리스, 컨플럭스(아마게돈 블레이드에서 추가) 등 총 9개였고 캠페인은 이들을 모두 플레이 해나가며 하나의 거대한 줄거리를 완성해 나가는 식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죽은 시체를 살려내 아군으로 삼는 네크로폴리스가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았죠.
저는 원본보다는 확장팩인 아마게돈 블레이드에 포함된 드래곤 슬레이어 캠페인을 가장 재미있게 했습니다. 캠페인의 주인공 드라콘이 아마게돈 블레이드에서 추가된 4마리의 강력한 드래곤들을 퇴치하러 다니는 모험담이 무척이나 재미있었는데, 컴퓨터를 업글하기 전인 몇 년 전에 다시 해보았어도 여전히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3의 또 다른 묘미라면 본편인 캠페인 이외에도 별도로 포함된 싱글 시나리오들을 하나씩 클리어 해나가는 것이었죠.
특히 본편인 에라시아의 부흥과 아마게돈 블레이드에서 추가된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한 싱글 시나리오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플레이어가 그리스 신화 속 신들 중 한 명이 되어 지상에서 지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었죠.
그밖에도 플레이어들이 아티팩트를 하나씩 차지할 때마다 나오는 메시지를 읽는 것도 게임의 묘미 중 하나였는데, 이런 설정이 후속작인 4편에도 있었지만 5편에서는 없어져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워낙 인기가 높은 명작이어서 3DO사에서도 2002년 후속작인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4를 출시했지만 전작보다 줄어든 종족과 유닛수에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어서 졸작이라는 비난을 받아 폭망해 버렸고, 이 실패의 여파로 3DO사도 그만 부도가 나 버렸죠.
그 이후 2005년 프랑스의 게임 회사인 UBI 소프트에서 히어로즈 시리즈의 저작권을 인수하여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5를 출시했지만, 전작들과 너무나 달라진 줄거리 때문에 그다지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운 고전 걸작 게임의 최후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