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항상 자신들이 글로벌한 기업이라며, '수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사업으로 벌어들였다'고 말합니다.
근데 그 '해외수익'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이라는 사실은 굳이 밝히지 않죠.
그 외 유럽, 남미 등지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솔직히 미미한 정도입니다.
한마디로 '반쪽짜리 글로벌 기업'이라는 말입니다.
이번 해 초에 나왔던 넥슨-EA 인수설 기억하시죠? EA와의 물밑협상 어쩌고 하더니 결과물은?
EA코리아랑 피파온라인3 퍼블리싱 계약을 따낸 정도였죠.
그리고 그 피온3는 정확히 따지자면 EA본사의 정식 라인업도 아니고
'EA코리아 서울 스튜디오'가 피파 엔진 가져다 만드는 '국산 온라인 게임'입니다.
전혀 '글로벌'한 행보라고 할 수 없죠.
지금 넥슨이나 NC가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 건,
되려 자신들이 해외 다른 업체들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거라고 보는 쪽이 더 맞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퍼블리싱 업체인 텐센트의 작년 매출이 한화로 3조원이 넘었습니다.
넥슨 매출의 딱 3배죠.
5~6년 전만 해도 중국 퍼블리싱 업체들이 한국 게임 모셔가려고 굽신거렸었는데,
이제는 국내 업체들이 텐센트 같은 대형 퍼블리싱 업체 통해서 게임 공급하려고 굽신거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튼, 작년에 이 텐센트가 넥슨이나 NC 중 한 회사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했습니다.
이 회사의 현금 보유량도 충분히 그런 시도를 할만한 수준이고요.
넥슨-NC의 협력은 이런 분위기 하에서 이루어진 겁니다.
덩치를 키워서 방어를 해야하는데, 국내 시장이 지금보다 더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 단기 내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도 어렵고..
그러니 어쩝니까. 둘이서 힘을 합해야지.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이번 밸브 인수설도 분명..
'넥슨이 패키지 시장을 겨냥한 새 게임을 밸브를 통해 공급하기로 했다.'
이 정도 수준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넥슨-NC는 지금 자신들의 입지를 확실히 다져놓은 상태에서 더 큰 무대로 나아가려는 포부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동종업계 내 자신들보다 더 강한 적들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살려고 발버둥치는 것으로 보는 쪽이 더 옳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