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바로 앞에 헬스클럽이 있어서 거기서 운동을 합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인데,
집이 바로 코앞인지라 샤워를 집에 가서 하거든요.
근데 땀 닦는 수건을 반납하려면 씻지 않아도 탈의실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귀찮지만 한번은 탈의실에 들어가서 수건을 반납합니다.
며칠 전 그 날도 운동 끝내고 수건 반납하러 탈의실에 들어가
통에 수건을 넣고 바로 나왔는데,
제가 벗어둔 운동화가 없는겁니다.
고작 10초 정도? 그 사이에 말입니다.
뭐지? 하는데 저 구석에 어떤 아줌마가 운동화를 급히 구겨신고 있더군요.
근데 자세히 봤는데 그 아줌마가 신은 운동화가
제 것 같더군요?
아니, 제 것이었습니다;;;
황급히 아줌마를 불렀습니다.
"아줌마, 그 신발 제 건데요?"
그렇담 그 상황에서
보통 자기가 정말로 착각한거라면 엥? 하면서 신발 한번 뒤집어보거나 하지 않나요?
근데 이 아줌마, 제가 그 말 하자마자 갑자기
"어머머머머머머"
이러더니 신발을 후다닥 벗으면서 멋쩍게 웃으면서
바로 구석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회색 운동화를 집어들더군요?
"어머머머머 세상에 신발을 헷갈렸네~ 이거봐요 색이 비슷하잖아 헷갈렸어~"
이러면서 자기 운동화를 보여줍니다.
뒤축을 얼마나 구겨신었던지, 대체 뭘 어떻게 신은건지 운동화가 너덜너덜합니다.
반면 제 것은 구입한지 겨우 보름 남짓 된 완전 새 운동화입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색상은 둘 다 밝은 회색으로 비슷했고요.
저는 제 새 운동화를 그렇게 구겨신었던 것도 그렇고
아무래도 도둑 같은 심증이 강하게 느껴져서
너무 어이없고 기분이 나빠서 대꾸도 안 하고 제 운동화를 끌어다 신었습니다.
뭐가 그리 찔리는지 민망해서 그런건지 어머머를 몇 번이고 하더니 대뜸
저더러 신발 사이즈가 몇이냐고 묻더군요.
245요, 하니 어머머 자긴 240이라면서
어쩐지 신발이 새거 같더라~ 이럼서 반말로 태연하게 구는데
진짜 솔직히 뭐 저런 X이 다 있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대꾸도 안 하고 집으로 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후론 꼭 신발을 들고 들어가게 되었는데,
오늘도 운동 끝나고 신발 들고 들어가서 수건을 놓고 나오려는데
옆에서 어떤 여자가 지나가면서
"어머 신발 들고왔네~ 나 때문인가?"
이러고 가 버리더군요.
며칠 전 그 아줌마...
뭘까요? ㅋㅋ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저 아줌마, 도둑 같은데...
너무 뻔뻔한 태도에 화가 나는데 따지기도 애매하고 기분이 나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