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입니다.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위로와 조언,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유한지 1년이 넘었는데, 그렇게 바라던 베오베까지 처음으로 가봤네요. 부끄러운 글이라 제 아이디로 글을 못쓰고 익명으로 썼습니다.^^
리플 하나하나 다 꼼꼼히 읽어보고 많이 생각해봤는데 지금은 화목하게 잘 지내고 있고,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도 없기 때문에 어느 분 말대로 "아빠 문자 봤어요~ 아빠 바람폈죠?" 라고 말해봤자 소용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동생들에게 일단은 엄마아빠에게 얘기하지말고, 다만 아빠를 잘 지켜보자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아빠가 저한테 니가 아빠핸드폰에 엄마 "하나뿐인 마누라"로 바꿔놨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저께 제가 아빠 핸드폰을 뒤지면서 "마누라2"로 되있던걸 "하나뿐인 마누라"로 바꿔놨거든요. 그러면 제가 아빠핸드폰을 봤다는걸 들키지만, 참을 수가 없어서 바꿨습니다. 아빠가 니가 바꿨냐고 물어보길래 이때다 싶어서 얘기했습니다. "마누라2가 뭐냐고, 엄마가 마누라2면 마누라1은 누구냐고, 왜 엄마가 마누라2냐고" 물었습니다. 근데 아빠가 예전에 엄마 번호가 바꼈는데 아빠가 전화번호부에 번호 바꾸는걸 몰라서 바뀐 새 번호를 마누라2로 저장해논거랍니다. 그리고 예전에 마누라로 되있는건 지웠는데 지금까지 그냥 썼다고 합니다. 아빠 말을 들어보니 사실인것도 같습니다. 제가 전화번호부를 뒤졌을때 다른 친척이름뒤에도 "2"라고 적혀있는걸 봤거든요.. 어쨌든 그 틈을 타서 "나는 만약에 아빠가 외할아버지처럼 바람피면 진짜 인연 끊을 거라고, 내 결혼식도 못오게 하고, 완전 인연 끊고 살거라고" 말했습니다. 아빠가 아빠는 절대 그런 일도 없고 아빠 신조가 그여자가 그여자다 만나봤자 다 똑같다 라고 아빤 절대 바람안핀다고 했습니다.
근데 사람마음이 이상한게, 아빠가 그렇게 말하니까 "그래, 우리 아빤 아니지. 그 문자는 뭔가 잘못된거였을꺼야. 잊어버리자" 이런 마음이 들더라구요... 제 마음속에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조금이라도 그런 말을 들으니까 스스로 합리화시킨거같아요. 어쨌든 아빠에게 절대 바람피면 안된다, 그럼 자식들이랑 다 인연 끊을 줄 알으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이렇게 일단은 묻어두고 가기로 했습니다. 다만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그땐 핸드폰 추적을 하든 동생들과 미행을 하든 샅샅이 파헤칠 생각이고, 절대 그냥 안 넘어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엄마도 다 알고 계실꺼라는 리플들이 많은데, 저도 평소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왔지만, 저희 엄마는 분명히 모르고 계십니다. 동생 말로 보면 최근 6개월전 바람을 폈다는건데 그건 전혀 모르는게 확실합니다. 제가 이번일을 묻어두기로 한건 엄마가 모르기 때문이란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친구들한테도 말 못하고, 혼자 끙끙대다가 두서도 없이 긴 글을 썼는데, 끝까지 읽어주시고 위로해주시고 자신의 경험들을 비롯해 조언해주시고 제 일처럼 리플달아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