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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8시에 있었던 약 사이다
게시물ID : soda_35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좋은소시익
추천 : 23
조회수 : 4371회
댓글수 : 47개
등록시간 : 2016/05/19 02:13:03
짧게 짧게 쓰겠습니당 ㅇ3ㅇ

친구들이랑 더운 밖에 있기 싫어서 낮술부터 시작 -> 8시 까지 마심

선선한 밖에서 따뜻한 버스에 오르니 술기운이 오르기 시작

버스운전기사 아저씨 바로 뒷자리에 앉아 코야코야 Zzz (저녁 8시에 번화가라 사람이 가득가득)

누군가가 뒷통수를 때림 ( 뼈맞을때 나는 소리 딱! 소리 남)

아프긴 한데 자다 맞은거라 감각이 둔함 주위를 둘러봄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들고 때림

????

어디 젊은놈이 이렇게 어르신이 서계시는데 계속 앉아있나? - 레파토리 시전

..? 일단 지팡이 들고 있는 할아버지니까 비켜드림

비켜주니 또 순순히 앉으심 (여전히 궁시렁궁시렁)

술기운에 용기를 얻은 나는 속마음을 털어놓음


- 할아버지. 제가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보이세요? 말이 안통하는 짐승으로 보이세요?

할아버지 진심 엥? 하는 눈치를 줌

- 저는 제가 말도 할줄알고 이성적으로 생각도 할 줄 알아서 할아버지한테 갑자기 뒷통수를 쳐맞은 상황에서도 
할아버지께 화 한번 안내고 자리 비켜드렸어요. 그건 아시죠?
여기까지 봤을때, 제가 말이 통하는 사람일까요? 아니면 말이 안통하는 짐슴새끼일까요?

할아버지 왈. 아니 처음에는 입 딱 닦고 있다가 한대 맞고 나니 선심써놓고선 어디서 버릇없게 알아서 자리비켜줬다고! 
(말을 좀 잘 못하시는데 대충 이런뜻)

- 제가 자고 있어서 할아버지 신경 못써드린건 인정하는데요, 
할아버지는 제가 자고 있는걸 모르셨고 제가 할아버지한테 자리 안비키고 엉덩이 댑히고 있는 그 행동이 맘에 안드셔서 때리셨네요?

할아버지 머리가 안돌아 가시는지 어..어.뭐..그래..

- 저는 할아버지께서 저한테 조용히 말을 걸어서 자리를 비켜달라고 했으면 당연히 비켜드렸을 거에요.
근데 제가 지금 맘에 안드는게 뭔지 아세요? 할아버지가 지팡이로 제 뒷통수 후려친 그 행동이요 ㅎ ^^ 
저는 그게 맘에 안드니까 할아버지 때려도 되나요?

할아버지 겁먹으신듯

- 하지만 저는 할아버지 안때릴 거에요. 할아버지가 짐승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말하면 아실거라 생각하거든요?
다음부터 남을 짐승때리듯 때리기 전에 내가 서있기가 힘들어서 그런데 자리 좀 비켜달라고 물어보고 나서 안비킨다고 하면
그건 짐승이니까 때리세요. 아시겠어요?

이렇게 딱 말하고 나서 사람들 시선이 신경쓰여서 2정거장 더 가다가 할아버지한테 인사하고 내림



하 진짜 항상 욕부터 하는 어르신들은 뭐가 잘나서 욕부터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연장자로서 배려를 하는건 당연하지만 연장자로서의 위엄을 보여줘야 아랫사람도 따르는게 당연한데..
부탁한마디 한번 해 보지도 않고서는 일단 욕해서 사람 민망주는게 연장자로서의 할 짓인가 싶네요...
하 쨋든 할아버지 겁먹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여자지만 한 체격 하거든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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