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둘다 중증 오덕입니다. 특히 신랑은 말년에 요양원 생각할 정도로 결혼은 포기했었는데 엉겁결에 만나고 보니 세상에 이런 이성이 있었구나. ㅇㅅㅇ 하고 눈이 뜨여 연애하고 결혼 했습니다. 

 2. 오덕은 원래 세파에 초월합니다. 덕분에 결혼 결정이 이랬습니다. 
-새 스타워즈 시리즈가 나와 ㅠㅠ
-스타워즈 판권이 디즈니에 팔렸다지
-디즈니월드에서 스타워즈 관련 테마 놀이 기구를 탈 수 있다지
-그러고보니 그 동네엔 유니버셜 스튜디오도 있다지
-오빠 나 해리포터 광(...)
-그 동네 나사 우주센터도 있다는데...?
-근데 최소 일주일은 가야하는데 휴가를 어케 받지...?
-신혼...여행...간다고 그럴까...?
-결혼 할까...? 그럼 식은 언제 어디서...?
-귀찮은데 둘이서만 하면 안되나...?
-오빠 디즈니월드에서 둘이 하자. 디즈니 웨딩이 있더라(...)

그리하여 플로리다 디즈니 월드에서 둘이 결혼하는 것으로 결정. 각자 집안엔 그냥 통보(...) 자식들이 저러다 걍 늙어 죽지. 하셨던 부모님들은 그저 두손 들고 만세!!! 모드 셨습니다. 

3.  상견례는 저희 모두 해외에 있어, 부모님들끼리 한국에서 만나 즐거이 인사 하셨답니다. 당사자들 빠진 상견례가 그리 나쁘진 않으셨던지 친정 어머니는 노후에 두집 부모 같이 모여살았음 좋겠다. 하시는 정도로 친하게 지내고 계신 듯 합니다. 

4. 웨딩드레스는 한 오만원 주고 재고품을 구입해서 오만원 주고 수선했고, 베일이나 악세서리는 수제품을 한 삼사만원 주고 구입했습니다. 구두는 천 운동화로 ㅇㅅㅇ! 이만원 주고 골랐죠. 

5. 들러리 겸, 사진 촬영겸, 놀러가는 동지로 친구를 불러서 디즈니 월드 입장권과 3일치 호텔비를 대준 것 외엔 하객 없었죠. 

6. 결혼식엔 스타워즈의 곡들이 나왔고, 결혼 후엔 바로 디즈니 월드에 입장해 저녁에는 미녀와 야수의 성에서 프랑스 요리를 먹었지요. 호텔방에 돌아오니 미키와 미니의 축하 메시지가 꽃, 초콜렛과 함께 장미 꽃잎이 흩날려 있었습니다(...)

7. 그리고 일주일 뽀지게 놀았습니다(...) 하루 열두시간씩 디즈니 공원에서 놀고도 올땐 아쉬워 울었어요(...또갈거에요 ㅠㅠ)
 
8. 그리고 집엔 두 사람의 덕질을 전시한 장식장과 액자, 덕질을 위한 전용 방(...)이 마련되어 있고...

9. 주말엔 말없이 조용히 앉아 나란히 덕질을 합니다. ㅡㅡ 때론 프라모델 샵에 같이 놀러가기도 하고, 좋아하는 영화는 둘이서 몇번씩 다시 봅니다. (스타워즈는 세번, 호빗도 세번 봤네요...)

10. 신랑님이 오십만원 주고 한정판 레코드를 사서 밤새도록 껴안고 기뻐하는 요즘, 전 덕질 할 줄 아는 신랑님이 매우매우 좋다고 느낍니다. (오빠...나도 디비디 셋트 하나 지르고 싶은게 있..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