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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메]원조소녀, 지구에서 만나다! #5
게시물ID : humorstory_1387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메
추천 : 2
조회수 : 141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7/07/03 18:04:22
#5 동네북





“이러다가 내가 제 명에 못 살지…….”



나는 또 한바탕 그 원조소녀에게 신나게 당하고 나서 곱씹고 있었다.

나는 물었었다.



“너 나한테 자꾸 전화하는 이유가 뭐냐?”

“아…… 아저씨를 너무 사랑하니까…….”



물론 이러지는 않았다.

단지……



“심심해서.”



간단명료했다.



“내가 너 심심할 때 풀어주는 땅콩이냐? 고만해라.”

“싫은데. 그러지 말고 아저씨 나랑 놀자. 보아하니 삶에 재미도 못 찾고 
사는 아저씨 같던데. 너무 팍팍하게 살면 재미없잖아?”

“참……, 어이가 없어서. 그래, 어떻게 사는 게 재미있는 건데?”

“그러니까 가르쳐 준다잖아. 일단 나와 봐.”

“니가 쏘는 거냐?”

“뭐라고? 놀아준다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너무한 거 아니야?”

“아니, 그러니까 내가 왜 너랑 놀아야 되는데?”

“알았다, 알았어. 1차만 내가 쏠게. 됐지?”

“콜!”



절대로 원조가 쏜다고 해서 약속을 잡은 건 아니다.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믿어라.

어쨌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것 같았던 그 소녀를 

다시금 만나게 되었다.



“아저씨, 5”



당일 날, 대뜸 전화가 오더니 한다는 소리가 저 소리였다.



“뭐?”

“5분 남았다고…….”

“뭐가 5분 남았다고?”

“다 왔다는 소리지?”

“야, 좀 늦겠는데?”

“1분에 천원…….”

“너 뭐래는 거냐?”



뚝……. 띠띠띠…….

이미 전화기는 끊긴 상태였다.



‘이게 미쳤나? 어디 지 마음대로 벌금을 매기고 있어. 완전히 나를 우습게보고 있네. 어디 가서 보자.’



그날 결국 1차비용도 내 벌금으로 지출하게 되었다.

큰소리치는 것에 기가 눌려 낸 게 아니라 그냥 학생 신분이고, 내가 어른

이고 하니 내가 내야 된다는 기사도 정신을……

발휘할 리는 없었다.

그냥 단순히 걸려든 것이었다.



“일단 배고프면 놀기 힘드니까 배부터 채우자!!”

“그러든가.”



일단 나도 배가 고픈 상태였기 때문에 쉽게 동의를 했고, 그렇게 달달 볶

던 벌금 얘기가 쏙 들어간 것에 대해 평소 믿지도 않는 하느님께 감사 기

도를 올리고 있을 때쯤 이미 고 년은 다 먹고 나간 뒤였다.



“이런 샐러드에 드레싱해 갈아 마실 뇬…….”



나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결국 밥값을 계산해야 했다.



“야, 너 어디 있어? 안 나와?”

“내가 어딜 갔다고 호들갑이야? 사람들 많은 데서.”

“됐다. 말을 말자. 그런데 너 왜 교복 안 입고 나왔어? 사복을 어디서 갈
아 입고 온 거야?”

“변태.”

“뭐? 또 이게 변태라네. 너 맞을래?”

“여고생 교복 입은 모습이나 좋아하고 말이야. 얼래? 때릴려고? 사람들 
시선 의식은 안 하시나 보네?”

“뭐?”

“지금 그렇지 않아도 나이 차도 많이 나게 생긴 남녀가 거리 한복판에서 
이상한 소리를 해대고 있으면 의심하지 않겠어?”

“내가 어딜 봐서? 나 아직도 대학생 소리 들어. 이거 왜 이래?”

“소리 지를까?”

“아니, 잘못했어.”



나는 의외로 쉽게 굴복하고 있었다.

살아오면서 자존심 하나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사나이, 변형태가 지금 이 

무슨 추태란 말인가!

여고생 하나에 매달려서 쩔쩔 매는 꼴이란…….

예전 내 친구들이 보면 놀랄 노자일 것이다.



“내 친구 오기로 했으니까 좀만 기다려 봐.”

“뭐?!!”

“왜? 하나 더 끼면 안 돼?”

“아냐. 너 같지만 않으면 된다.”

“아저씨 맞을래요? 예? 맞을 거냐구요?”

“겁도 없이 자꾸 까불어라.”

“나 겁 없는 거 아직도 몰랐나 보네.”



이렇게 말하면서 웃고 있는 원조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나던 화도 하나 

둘 가라앉아 침전되는 것 같았다. 

곧 친구란 여고생이 또 하나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박하양이에요.”



오,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지게 청순하고 단아한 말투. 

전혀 친구 같지가 않았다.



“저…… 정말 친구 맞아?”

“그럼? 친구가 아니면 레즈비언이게?”

“꼭 말을 해도…….”



상당히 하얀 피부에 미나 만큼은 아니더라도 예쁘게 생긴 얼굴이었다.

게다가 다른 걸 다 제외하고서라도 그 예쁜 말투라니…….

전혀 예상 밖의 인물이 등장했다.



“그리고, 조심해. 얘가 원래 초면에는 항상 이런 식으로 말하거든.”

“뭐?”

“고로, 이제 인사를 끝마쳤고 초면이 아니니까 조심하란 소리지.”

“빙고!”



잠자코 듣고 있던 하양이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을 받아쳤다.



“그런데 이 아저씨는 누구야? 니 돈줄이냐?”



산산이 무너져 내리는 내 심장 소리가 들려왔다.

저런 말을 하는 것도 어이없지만 기왕이면 좀 조그맣게 말하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을까 조마조마했다.

도대체 뭐 이런 애들이 다 있는가?



‘내가 지금 이 사람 많은 한복판에서 이런 핏덩이들을 데리고 뭘 하고 있
는 거야. 어떻게든 빨리 빠져나가야 해. 그래 생각을 하자. 물론 지난 10
년 동안 생각이란 생물체와 좀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넌 지금 위급하다. 
살아 나가야 해. 생각이란 걸 좀 해 보자.’



오랜만에 하는 생각 때문에 머리에 쥐가 날 무렵.

다시 나를 부르기 시작하는 애들 때문에 일단 조용한 곳으로 피신을 해야

했다.



“여……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일단 좀 조용한 곳으로 가자. 어디 갈래?”

“나 밥 못 먹었는데…….”



하양이가 말했다.



“난 먹었는데…….”



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았다.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애들이었다.

신중을 기해야 했다.



“우리 먹었다. 밥 먹으려면 혼자 먹고 와라.”



결국 내가 해내지 못한 말을 미나가 해 주었다.

처음으로 고마움을 느끼는 나였다.

하여튼 저 싸가지는 친구에게도 변함이 없었다.



“안 먹지 뭐, 배도 안 고픈데. 대신에 길거리에서 뭐 맛있는 거라도 사 
먹자. 아저씨 괜찮지?”

“그…… 그래.”



얘는 또 보자마자 반말이다.

정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고 이렇게 됐단 말인가?!

최소한이 상도덕이 팽배하던 시절은 다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하지만 난 이미 포기한 지 오래다.

일단 내가 불리한 상황에서는 벗어나고 봐야 한다.



“이…… 일단 가자.”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그것(?)들을 끌고 갔다.

평소의 내 성격 같았으면 진작 내동댕이치거나 혼쭐을 내줬을 텐데.

전혀 어쩌지를 못하고 있었다.



“야, 형태야 여기서 뭐하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낯익은 목소리.

내 예상이 맞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 일보 직전의 신호탄과 경종을 

울리는 듯한 음성이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머리가 지끈거리고 어지러웠다.

제발 태식이만은 아니기를…….



“아…… 안녕 태식아?”



나는 내가 들어도 역겨운 귀여운 목소리로 태식이를 반겼다(?).



“어…… 그, 그래. 누구냐?”



태식이도 평소답지 않은 저질스러운 내 목소리에 약간 당황한 듯한 눈치

였지만 그 정도 눈치로 쉽게 물러날 녀석이 아니었다.

이미 동물적인 감각으로 냄새를 맡고 킁킁거리고 있는 녀석이었다.



“태…… 태식아. 내일 얘기해 줄 테니 오늘은 이만 들어가라.”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힘을 주어 말했다.

하지만 이미 게임은 끝나 있는 상태였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 순간 결정 난 결과물들이었다.



“아!! 그 원조? 너 진짜였어?”

“…….”

“이야, 설마 설마 했는데. 그것도 한꺼번에 둘씩이나?”

“…… 태식아.”

‘너 이런 개자식. 정말 죽고 싶어서 이러는 거냐? 정녕 내 손에 죽고 싶
었던 거야?’

“그러지 말고 나도 좀 껴주라.”



내가 주먹을 꽉 쥐고 결심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하양이란 애가 적절한 멘트를 날려줬다.



“뭐래는 거냐? 이 꼰대는?”

“뭐뭐?! 지금 나한테 한 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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