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반응은 한결 같았다
어렵다는 말
난 그런 거 모른다는 말
그들의 차가운 반응 속에
역시 공감 받지 못할 주제는 이야기를 꺼내면 안 된다는
싸늘한 진실만을 알게 된다
난, 어쩌면 장래희망이란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때부터,
내 꿈은 늘 '과학자' 였다
커가면서 이 꿈은 점점 물리학자로 구획이 정해졌을 뿐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난 물리학자에 그 때보단 훨씬 가까워져 있다
여전히 길은 멀지만
정말로 이건 지금 와서야 문득 생각난 건데
내가 어릴 때의 나로 돌아가 지금의 내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리고 넌 정말 과학자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해준다면
그 때의 순수한 나는 날 자랑스러워 할까
다섯 살 때의 내가 알고 싶어하던 마법 같은 과학의 세계와
초등학생의 내가 알고 싶어하던 우주의 신비와
중학생의 내가 알고 싶어하던 상대성 이론의 아름다움과
고등학생의 내가 알고 싶어하던 양자역학의 기기묘묘를 알려준다면
그들은 무슨 표정을 지을까
사담이지만
이따금 사람들이 과학을 쉽고 재밌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어렵다' 고 장벽을 치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 내가 알고 놀랐던 그 마법 같은 세계를 그들에게도 설명하고
이것이 얼마나 간단하면서도 가슴 벅찬 일인지 말해줄 수 있을 텐데
오늘날의 과학이 추구하는 것이 한 줄의 'simple' 인 걸 그들이 안다면
따분한 수학과 어려운 이론으로 대변되던 과학을 그들이 조금은 쉽게 바라봐줄까
난 말이 많고 말을 잘한다
그러니 그들이 들을 준비만 되어있다면
살기조차 버둥거리는 세상일지라도 잠깐의 시간만 허용해 준다면
그러면 난 그들이 몰랐던 수많은 진실들을
일상의 언어로 아주 쉽게 말해줄 수 있을 텐데
상대성 이론이 얼마나 아름답고
양자역학이 얼마나 기이한지를
그리고 과학자들이 상상하는 세계가
그들이 상상하는 과학자들의 두뇌 속 세상에 inverse를 취한 것만큼이나
다양하고 창의적이고 환상적이라는 걸 말해줄 텐데
정말 과학 그것은
당신들이 열광하는 그 fantasy만큼이나 fantastic하다는 걸
해리 포터의 주문만큼이나 신비롭고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그 수많은 이종족들보다도 더 기이하다는 걸 알려줄 텐데
하지만 그들을 이해한다
그들은 나와는 사는 세상이 다른 것이고
나와 흥미를 느끼는 부분이 다른 것이니까
그들은 그들만의 열정이 있을 것이고
나도 그들의 열정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사실 그저 하소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