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용설명서 10]
야권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많은 얘기들이 나오지만 저는 처음부터 단일화는 변수가 못된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안철수와 문재인은 기본적으로 대체제이기 때문입니다. 즉 문재인이 올라가면 안철수가 내려가고, 안철수가 올라가면 문재인이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이런 대체제는 막판에 가면 유권자들이 사실상 단일화를 해버립니다. 마치 지난 민주당 경선 전당대회 때 막판에 치뤄진 수도권에서 결선투표 갈 필요없다고 판단한 유권자들이 문재인으로 몰아줘 버린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반면 알다시피 박근혜는 변함없는 상수죠. 보수진영과 영남지역, 고연령층 등에서 움직일 수없는 지지를 받고 있는 상수죠.
그렇다면 문제는 안철수와 문재인의 게임이라고 봐야 하는 데, 최근까지 두 후보의 행보에서 보듯이 문재인보다는 안철수의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단적인 사례가 현충원 방문 대상에서 나타납니다. 문재인이 김대중 대통령 묘역만 다녀간 반면, 안철수는 모든 대통령 묘역을 다녀가면서도 할 말은 또 함으로서 민주적 정체성과 죽은 자에 대한 기본 예의를 동시에 지키는 스타일입니다. 분열적 리더십과 통합적 리더십의 명징한 비교장면이었죠.
그리고 안철수는 말로만이 아니라 실천적 의지로 중도좌우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이 힘이 있는 것은 과거 그거 행한 말대로 실천해왔기 때문입니다. 안철수연구소라는 기업을 통해 '성장'에 대한 책임성도 가지면서 주식을 나눠준다든지, 백신을 무료로 하다든지 하는 사회적 책임경영을 통해 '분배'에서도 뛰어난 신축성을 보여줍니다.
반면에 문재인은 개인적 이미지는 '참 좋은 사람'이었지만 지난 총선 공천 때 패거리 공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후보입니다. 자신의 주군인 노무현대통령이 이룩하고자 했던 '반칙과 특권'없는 세상이 아니라 '반칙과 특권'을 이용해 친노 패거리공천했던 것을 국민은 다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지금은 전통적인 진지론이 먹히지 않는 시대입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모든 정보가 막힘없이 흘러다닙니다. 집토끼와 산토기 구분이 별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과거엔 집토끼 먼저 잡은 후에 산토끼 잡는 방식이 먹혔지만, 지금은 오히려 양쪽 정보를 모두 가지고 있는 중도 진영에 있는 유권자, 과거에는 산토끼로 불렸던 유권자 층이 매우 강고한 신념체계를 가지고 자기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안철수라는 대안을 발견했기 때문이죠.
또 과거 민주당의 집토끼라는 호남 + 고학력 청장년층 + 여성 등의 지역과 계층에서 민주당지지 성향이 크게 후퇴하였습니다. 호남에서 안철수 지지율이 60%가 넘는 것이 단적인 증거입니다.
따라서 저는 야권후보 단일화는 일찌감치 결론이 난 게임이라고 봅니다. 안철수와 문재인의 지지율은 갈수록 벌어질 것입니다. 사실상의 박근혜- 안철수 양강구도로 가고 문재인은 결국 군소후보로 전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안철수 캠프가 문재인캠프를 의식한 플레이를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 자신감이 3자회동 선제제안 같은 공격적 행보를 할수 있는 배경이죠.
그래서 안철수가 원래 자신이 가려고 했던 좌우 이념통합, 동서 지역통합,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세대간의 통합, 이런 애초의 중심을 유지하는 행보만 해도 국민들이 알아서 사실상의 단일화를 시켜줄 겁니다.
야권후보단일화는 후보들이 아니라 국민이 결정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본선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지난 5년 전 우리 국민이 이명박을 뽑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하긴 했어도 이제 그 쓴 맛을 다 보았기에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상식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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