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가디언즈가 국내 한국어화 정식출시 하게 됐군요.
유저들이 문의해도 절대로 국내출시는 안할 것처럼 함부로 입털지 마라고 하더니..
일단 데스티니 가디언즈, 즉 데스티니 2는 2017년 9월 6일 플스로 출시, 지금 시점으로 10개월 된 게임입니다.
이미 올해 초에 IP의 경제적 가치로서는 사망선고 받은 게임이고요, 이미 트위치에서도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죠.망겜이식
톰 클랜시의 디비전이나, 당장 본작의 전편 역시도 본편에서 평타 내지는 망한걸 DLC로 심폐소생한 케이스라 쉽게 망하리라 단정하긴 어렵기도 하고
시즌2 업데이트에 포세이큰 확장팩 적용하면서 시스템적으로도 크게 바뀔 예정이라 하니 그나마 희망적이긴 합니다만,
저는 이게 개인적으로 우려가 많이 됩니다.
일단 2018년 가을에는 몬스터 헌터 월드와 툼레이더가 PC로 발매되고, 콘솔쪽은 스파이더맨이나 레드데드 리뎀션 2가 출시됩니다.
가뜩이나 11만원 가까이 내고 재미없는(저는1편은 100시간 넘었는데 2편은 30시간도 못채웠습니다.) 게임 사서 영어로 대충 하고 중고매각한 플스 유저들은 당연히 망하기를 바라 마지 않을거고, 아랍어로라도 즐겨야 한다고 드립 치며 마케팅하던 협력사이자 경쟁사인 SIEK도 망신살이 뻗치게 됐으니, 이 게임 얘기가 많은데 사야 할까요.. 그냥 딴거 하면서 조금 더 있다가 디비전2를 하는게 낫다.. 등등 썩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피씨방 손님이 들어와서 "데스티니 되죠?" 하는 그림이 그닥 상상이 되지 않기도 하네요.
저는 이게 데스티니2가 망해서 수익이 안날게 우려되는게 아니라,(이런건 저는 솔직히 알 바 아니죠)
액티비전블리자드에서 배틀넷을 통해 서비스하는 비(非)블리자드 계열 게임의 첫 현지화 사례인데 이런 거지같은 타이밍에 썩 좋지 않은 포지션의 게임이 텍스트+음성 현지화를 통해 출시된다는게 향후 어떤 의미로 작용할지가 우려됩니다. 고작 데스티니2 따위로 '역시 한국 시장은 함부로 현지화 투자를 하면 안되는군' 이런 인식이 생기게 될까봐,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이제 한국어화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또 어떤 영향이 미치게 될지가 좀 걱정이 됩니다.
네, 알아요 알아요.. ㅋㅋㅋ 어차피 알아서 잘 할거라는거..
펍지 카카오 퍼블리싱때도 걱정만 디리 하고(물론 우려한대로 플스로는 출시 안했지만..) 알아서 지금 장사 잘 하고 있다는것도 압니다.
그냥 제 기분이 그래요.. 통수 맞았잖아요.. ㅠㅠ
이미 11만원 가까이 PSN DL로(그래서 중고로 매각도 못합니다 ㅠㅠ) 구매해서 별로 1편만큼 재미를 못느끼고 접은 상황에
이제와서 PC로 음성자막 한국어화 됐다고 또 사서 다시 할만큼 데스티니 2가 20만원 넘는 가치의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심지어 제 플스에 깔린 데스티니2가 업데이트가 되서 한국어 음성 자막이 나온다 해도 별로 다시 켜서 하기도 귀찮긴 합니다. 근데 또 그렇다고 지워버리지도 못해요.
플스로 안해보신 분들은 해보실만 할겁니다. 싱글 스토리는 진짜 재밌어요. 1편이 마치 없는 것처럼 타이틀 세탁을 하긴 했는데, 1편 스토리나 벡스, 테이큰, 카발 등등의 설정은 따로 공부할 수 있는 프롤로그 영상같은 머테리얼이 제공됐으면 하네요. 1편 안하고 바로 2편 켜면 내용이 좀 뜬금없거든요. 케이드 캐릭터 엄청 매력적입니다. 성우분께서 잘하셔야겠지만.. 잘하시겠지만....
PVP도 아주 재밌습니다. 장비 레벨도 어느정도 평준화해주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다양한 룰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서로를 빡치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국내 별도 서버라 한글채팅일테니 부모님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결연히 총을 들겠군요.
PVE도 고인물들에겐 재밌습니다. 리바이어던 열린 둘쨋날에 벌써 경력자 뽑는 파티모집이 나와서 "ㅅㅂ 다 경력자만 뽑으면 나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냐!" 했던 아련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장비레벨이 수치화되서 나타나기 때문에 게임 시스템상 커트라인도 있긴 하지만, 유저들간에 암묵적으로 "수월하게 돌 수 있는 수준의" 커트라인이 각각 따로 있습니다. 뭐 고인물 되서 형동생 하면서 네임드 되면 갓 만든 쪼렙 캐릭으로도 다 갈 수 있으니 뭔걱정이겠습니까.
뭐 어느정도 기대감을 갖지 않고 접하면 아주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의외로 고정팬층도 없진 않아요.
몬스터 헌터 월드, 섀도우 오브 툼레이더, 레드 데드 리뎀션 2, 드퀘11, 코드 베인 다 미뤄두고 할만할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아랍어로라도 반드시 해야 할 정도도 아닙니다.)
새로 하는 사람은 어느정도 물 고일 때까진 10~20시간 정도 레벨 올리고 10~20시간 정도 파밍하고 인내하고 육성해야 하는 운명의 데스티니. 처음 하는 친구 가르쳐서 레이드 같이 돌려면 피씨방 버프 받고 24시간은 꼬박 밤새야 할겁니다. 짬짬이 하기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같이 하던 우리나라 게이머들은 주로 인고의 쪼렙을 지나면 만렙부터 재미 뽑는 구간으로 생각하시던데, 레벨업 구간의 스토리 진행이 꽤 연속적이고 흥미있었습니다, 제 기준엔.
어느정도 수준까지 올리려면 겜방비 천원 기준으로 결국 게임 패키지값 내게 되는 운명의 데스티니, 이후 수준을 더 올리거나, 사람 빡치게 하거나, 부모님의 명예를 지키러도 꾸준히 피씨방에 돈내고 와야 하니 피씨방보다는 집에서 패키지 구입해서 하는걸 추천합니다. 물론 피씨방 엄빠가 피씨 안사주는 오히려 부자 고딩들 전용 PVP, PVE 밸붕 장비가 있겠죠..
망하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뭐 알아서 잘 하겠죠.
배아프다고 말해 저는 쿨하니까 플스판 산 11만원 아깝다 좋아하는 시리즈 잘 되서 이래가지고 3편 사겠냐 다음 시리즈도 한국어화 잘 되고 출시는 하겠냐 그냥 다 재미있는 게임 하고 부모님의 명예를 위해 안싸우고 꿈은 없고요 재밌게 놀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