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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1385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메★
추천 : 3
조회수 : 94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7/06/26 23:07:07
#1 만남
나는 오늘도 비틀거리며, 자주 다니던 길 말고 또 이상한 길로 걷고 있었다.
굳이 이유를 말해 보라고 한다면 내 마음이니까…….
정도로 말해 주고 싶다.
난 원래 똑같은 일상을 굉장히 싫어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퇴근길을 바꿈으로써 똑같은
일상이 아닌 듯 자위하는 거다.
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학생들을 위해서 얘기하는 건데 이 자위는 학생들
이 생각하는 그런 자위가 아니다.
한자까지는 생략하겠다.
“하하……, 오늘도 새로운 하루를 또 끝냈구나. 아 새롭다.”
“…….”
“아무도 안 봤지?”
나는 만세를 부르다 말고 혹여나 미친 놈 보듯이 볼 주위 사람이 있나 해서
살짝 확인을 해 봤지만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휴…….”
나는 혹시나 이런 좁은 골목길에서 담배 피는 고딩들 눈에 띄어 험한 꼴이
라도 당할까 봐 안심하는 한숨을 쉬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나는 다시 내 갈 길을 재촉했다.
“이것 좀 놓고 얘기하지?”
“…….”
아, 이건 또 무슨 낭랑한 여고생 목소리인가?
이제는 안 봐도 비디오인 시츄에이션에 신물이 난 듯 아무 감정 없는 표정
으로 소리 나는 쪽을 향해 걸어갔다.
조금만 있으면 멋지게 등장해서 예상된 상황과 맞아 떨어진다면 여고생을
위기 속에서 구해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절대 내가 정의의 사도 같은 존재라는 데에는 동의할 수가 없
다.
내 양심이 그런 것을 허락해 줄 리가 만무했다.
어쨌든 위기 상황인지 아닌지 얼굴은 확인해야 될 것 아닌가?
뭐, 물론 예쁘다고 구해주고 예쁘지 않다고 버려두고 갈 수도…… 있는 것은
아니다.
흠흠.
일단 소리 나는 쪽으로 가 모퉁이를 돌아서니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세 명이 여고생으로 보이는 여자애 한 명을 에워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조용히 다가가 나지막하고 멋있게 말했다.
“야!”
“아, 아저씨 뭐야?”
은근히 당황한 듯한 고딩들을 뒤로 한 채 나는 슬그머니 사이로 파고들었다.
“비켜봐. 얼굴이 안 보이잖아.”
“뭐, 뭐?!”
“어디 보자.”
나는 그 여고생의 얼굴을 흘깃 쳐다보고는 다시 썰물 빠져 나가듯이 쑤욱
빠졌다.
‘예쁘네…….’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는 나였다.
참, 얼굴이 잘 빠졌다고 생각했다.
순간적으로 살짝 봤을 뿐인데도 인상이 강하게 남도록 얼굴의 윤곽과 구조
물들이 뚜렷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기왕이면 예쁜 애 도와주면 나도 기분 좋잖아? 내가 잘못하는 건 아니지?
고친 것 같지도 않고……. 하긴 고딩이 뭘 벌써부터 고치고 다니냐.’
이상한 아저씨의 등장에 잔뜩 긴장하고 있는 고딩들을 위해서 나는 슬그머
니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 순간 그 세 명의 고딩들의 눈은 내 손을 향하고 있었다.
혹시나 뭐 칼이나 무기가 될 만한 것을 꺼낼까 싶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내 주머니에서 나온 것은 담배와 라이터 뿐이었다.
그리곤 담배를 하나 꺼내 물어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뭐하자는 거야? 씨 발…….”
귀에 낯익은 단어들이 어느 새 새파란 고딩들 입에서 튀어나오고 있었다.
진작에 나왔어도 한참 전에 나와야 됐을 단어들이었다.
“요새 고딩들은 예의가 바르네.”
“뭐?”
“아냐. 아저씨는 그냥 담배 피는 아저씨니까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놀아.”
나는 그냥 일을 치루기 전에 담배 피는 시간을 방해 받고 싶지 않아서 아무
렇지 않은 듯 그렇게 무관심한 척 말을 내뱉고 맛있게 담배를 태우고 있었
다.
그런데 그 평화를 깬 것은 그 새파란 고딩들이 아닌 그 옆에 새파란 여고생
이었다.
“아, 나 싯팔. 뭐 지랄같이 나타나서는 도와줄 것처럼 염병하더니 옆에서 처
앉아서 담배 태우고 있네. 뭐야 저 병신은…….”
“콜록콜록”
“…….”
나는 당황해서 헛기침을 몇 번 했지만 다시 평정을 되찾고, 다시 담배를 맛
있게 빨기 시작했다.
내 입가에 미소가 슬며시 스며들었다.
우스웠다.
어쨌든 담배는 다 태워야 됐다.
절대 담배를 중간에 끊는 것이 아까워서는 아니었다.
어찌 사람보다 담배 한 개비가 더 소중할 수가 있단 말인가?
어찌됐든 나는 마지막 한 모금까지 쪽쪽 빨아 피웠다.
잘못하면 필터까지 빨 태세였다.
다행히도 그런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고딩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쳐다보고만
있었다.
자신들의 담배라도 한 개비 주고 싶다는 표정이었다.
‘왜 저렇게 쳐다보는 거야?’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윽하게 쳐다보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설마 그냥 가려는 건 아니지?”
이번에 들린 그 당찬 여고생의 목소리는 살짝은 떨리고 있었다.
아까 그렇게 욕을 해대더니 막상 가려고 하니까 하는 짓이 귀여웠다.
“넌 씨 발년아. 닥치고 있어.”
여고생 가장 가까이 붙어 있던 남학생이 여고생의 머리를 후려쳤다.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악…….”
외마디 소리만 지르고 고개를 숙였지만 이내 고개를 들고 그 고딩을 죽일
듯이 째려보았다.
“히야, 씨댕 째려보면 어쩔 건데?”
“스톱.”
다시 한 번 손을 드는 고딩을 향해 적절한 타이밍에 멘트를 날리는가 했는
데 조금 늦었다.
이미 고딩 손은 여고생 머리를 때린 뒤였다.
좀 미안했다.
“아씨, 말을 하려면 좀 빨리 하던가. 저 아저씨 사람 약 올리나?”
이번에도 화가 잔뜩 난 그 여고생이 나를 향해 소리를 버럭 질렀다.
“아, 미안.”
“…….”
“어쨌든 너희들 남자들이 추잡하게 세 명이서 여자 한 명 데리고 뭐하는 짓
이냐? 게다가 손찌검까지 하고 너희들 안 되겠구나?”
“그러는 아저씨는 여자 맞고 있는데 옆에서 담배나 태우고 있수?”
“그러니까 그건…….”
딱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좀 추잡해 보였나?’
“야, 잔말 말고 그냥 가라. 아들들 같아서 그냥 보내주는 거야.”
“우리도 너무 아저씨가 아버지 같아서 그냥 못 보내겠는데?”
“아버지 같은데 왜 못 보내?”
“우리 아버지 도박이나 하고 다니고, 술 취해서 집에 오면 엄마 때리거든.”
“무슨 삼류 소설가 집안이냐? 어쨌든 그런 아버지면 좀 맞아도 싸네.”
“그러니까 아저씨가 아버지 같아서 좀 맞아줘야겠다고.”
“그…… 건 아니잖아.”
말은 여유롭게 받아쳐 가면서 하고 있었지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혹시나 모
를 무기들을 소지할 가능성이 있는 고딩들을 조심스레 살펴보고 있었다.
다행히 칼이나 그런 것은 가지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아, 시끄럽고 아저씨 좀 맞자.”
“그러시든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세 명이서 약속이나 한 듯이 한꺼번에 달려 왔다. 아
무리 호기 좋고 젊은 나이라고는 해도 갑자기 나타나서는 이상한 행동을 취
하는 아저씨를 상대로 1:1 그러니까 맞짱을 뜨고 싶지는 않았나 보다.
나는 앞에서 열심히 달려오는 고딩들은 스윽 피하며 무시한 채 아까 여고생
에게 손찌검을 한 고딩에게 먼저 달려갔다.
그리고 차마 뻗지도 못한 그 녀석의 손목을 휘어잡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너 아까 내가 하지 말라고 경고했지?”
“아…… 저씨가 약간 느…… 늦게 말했잖아.”
“이게 아직도 농담이 나오나 보네?”
나는 주먹에 있는 가운에 손가락을 살짝 뺀 후 힘을 꽉 주고 그 녀석의 손
목을 찍어 버렸다.
많이 아프긴 하겠지만 뼈에 이상이 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악…….”
다만 혹이 크게 하나 나겠지.
뒤에서 말만 크게 하던 녀석이 맥없이 당해 버리자 뒤에서 다시 쫓아오던
두 녀석은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결국 조용히 팔을 감싸 쥐고 있던 녀석을 데리고 사라졌다.
“괜찮냐?”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여고생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뜻밖에도 내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타이밍에 그 여고생은 내 정강이
를 걷어찼다.
“웁.”
나는 아파 죽겠는데 그나마 안 아픈 척을 하느라고 얼굴을 찡그리며 애를
쓰며 서 있었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놓는다더니 무슨 말이 나올지 궁금했
다.
“야, 뭐야?”
“그러게 누가 한 타이밍 늦춰서 말하래? 장난쳐?”
“풉……. 그래. 그럼 내가 잘못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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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오랜만이죠?
저를 알아보시는 분이 있으려나?^^;;
방학이라 특별히 컴백해서 다시 글 끄적거려 봅니다.
잦은 실패로 인해서 많이 의기소침해 있는데...
힘을 주세요^^
재밌으면 추천해 주시는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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