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짤방은 파랜드 택틱스 3가 일본 내에서 발매될때 나온 승리의 전화카드.
이 게임이 국내에서 평가절하 되는게 사실 알고보면 좀 억울하긴 한데, 원래 우리가 흔히 SRPG 게임으로써 '파랜드 택틱스'라고 불리는 게임은 (그러니까 파랜드 택틱스 1, 2) 원제가 파랜드 사가이고(즉, 파랜드 사가 1, 2) 괜히 파랜드 택틱스 3라는 제목으로 발매되어 기존 시리즈의 팬들을 본의 아니게 낚아버린 이 작품은 파랜드 오딧세이 시리즈로 사실 다른 시리즈입니다. 왜 파랜드 사가가 파랜드 택틱스가 되었냐면, 이전에 파랜드 스토리 시리즈(지금까지 나온 파랜드 붙은건 다 일본게임회사 TGL 게임입니다) 중 하나인 '파랜드 스토리8 광신의 도시'라는 작품이 국내에 발매될때 파랜드 사가로 발매되어 여기서부터 이후 징하게 꼬이게 된것입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파랜드 택틱스 4는 파랜드 오딧세이 2고, 파랜트 택틱스 5는 파랜드 심포니, 파랜드 택틱스 FX는 멘 앳 워크2로 아예 다른 시리즈입니다. 이 무슨 개판...
어쨌든, 억울하게도 파랜드 택틱스의 이름을 부여받아 기존 팬들한테 어라 게임방식이 다르잖아!라고 쓴소리도 듣고 괜한 고생을 하기도 했던 이 작품, 그래도 찬찬히 뜯어보면 그 나름의 독자적인 재미가 있습니다.
일단, 기존팬들에게 가장 반감을 샀던 전투방식부터. 기존 파랜드 택틱스의 턴제 RPG를 연상하신 당시 팬들에게 파랜드 택틱스 3의 전투방식은 낯설기 까지 한 어떤 것이었지만, 사실 이상한 던전 시리즈의 전투 방식을 차용한 것으로 풍랜의 시렌, 톨네코의 대모험과 전투방식이 유사합니다. 물론 이상한 던전 특유의 끊임없이 새로 그려지는 맵도 이 특징을 공유하고요. 그러니까 파랜드 택틱스 3는 기존 1, 2와 우열을 가리는 종류의 것이 아니라 그냥 '다른것' 이었습니다. 다른것을 받아들이고 즐기기 시작하면 그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 있겠죠.
그리고 이 이상한 던전 시스템 덕분에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독자적인 자유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파랜드 택틱스 1은 전투와 대화 중심으로, 2에서는 마을에 몇몇 장소를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확장되었다면, 3는 보여지는 세계 전체가 주인공을 직접 움직여 탐방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RPG가 그렇긴 한데 여기선 1, 2가 워낙 자유도가 적다보니 3의 갑작스런 확장은 눈에 띄는 거죠.
그리고 이 게임은 파고들 요소가 정말 많습니다. 제가 요즘에도 심심하면 이 게임을 돌리는 이유가 이 요소 때문인데, 일단 주인공들의 직업군을 전부 마스터하는 것이나, 거점 시스템에서 완전히 증축을 끝내고 상점 레벨도 최고로 올린다든지, 아니면 무기강화로 만렙 무기를 양산할 수도 있고...찾으면 아마 더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론 직업 모으는걸 가장 즐겼어요.
게임성 이외에서 칭찬할 구석이라면, 이 게임을 국내 성우가 더빙하였는데 이 퀄리티가 좀 좋습니다. 후속작인 파랜드 택틱스 4는 더빙을 하지 않았기에 차이가 더 눈에 띄는것 같아요. 게임 더빙하는거에 오그라드는 분들도 봤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풀 한글화 지지자라서 이 게임에 더 애착이 가네요. 그냥 취향입니다.
스토리는 무난합니다. 그냥 파랜드 붙은 게임에서 나올법한 영웅담이에요. 그래도 캐릭터들은 기본적으로 애정이 가는편이고, 적 캐릭터들도 적절 무난하게 괜찮습니다. 이렇게 써보니 너무 평범한거 같은데 그 평범함에서 소박한 재미를 느낄수 있어 좋습니다.
파랜드 택틱스 얘기가 나오면 대부분의 경우 1편과 2편에 대한 언급을 주로 합니다. 그래도 가끔은 파랜드 택틱스 3에 대해 추억하는 이가 나와서 같이 추억을 늘어놓았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합니다.